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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장애인시설 법인, 평균 재산 211억...‘복지 재벌'의 실체는?
29개 법인 산하 시설 525개, 평균 18개 운영...서울시 시설 정책 탈피 못 해
등록일 [ 2016년09월05일 13시38분 ]

한국의 장애인복지 상당 부분은 장애인거주시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지난 십수년 간 장애인들이 탈시설을 외쳐왔지만, 거주시설이 장애인들을 ‘보호’하고 국가는 이를 행정적, 재정적으로 지원한다는 장애인복지의 방침은 여전히 큰 변화가 없었다.
 

장애계는 거주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들이 장애인을 수용하면서 막대한 국가 보조금을 챙기고, 이로써 발생하는 수익을 토대로 산하 시설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모습이 재벌의 모습과도 닮았다는 점에서 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을 ‘복지 재벌’로 칭하기도 한다.
 

그나마 탈시설 정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서울시도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서울시에 있는 장애인거주시설 44곳의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복지 재벌’ 거주시설과 사회복지법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시 거주시설 운영 사회복지법인 평균 재산 및 산하시설 수. (자료 출처 : 서울특별시, 비마이너 재구성)


시설 운영 사회복지재단 평균 재산 211억 원, 산하 시설 18개
 

1984년 서울시 종로구 한 빌라에서 정신장애인 몇 명을 수용하는 것으로 사회복지 사업을 시작한 성람재단. 김정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가 ‘복지동향’ 96호(2006년 10월호)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설립 후 20여 년이 지난 2006년에 성람재단은 재산만 700억 원, 산하 시설이 13개에 이르는 이른바 ‘복지 재벌’이 됐다. 시설 운영으로 비자금을 모아 다른 사회복지 시설을 짓고, 새 시설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또 다른 시설을 지으며 규모를 확장해 온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성람재단에서 거주인 인권 유린과 공금 횡령 사실이 외부에 드러났고, 장애계는 성람재단의 비리 척결과 시설 민주화를 위해 수년간 싸워왔다. 그 결과로 성람재단의 일부 시설이 서울시로 반환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보다 축소되긴 했어도 아직 성람재단은 복지 재벌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재단이 2015년 서울시에 신고한 재산 규모는 276억 4400만 원이었다. 산하 시설은 문혜장애인요양원(2016년 3월 기준 156명 수용)과 은혜장애인요양원(97명 수용), 문혜장애인보호작업장, 송추정신병원, 서울정신요양원, 양주시정신건강증진센터 등 6개다.


물론 서울시에서 다른 거주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과 비교하면 성람재단이 유난히 도드라진 사례는 아니다. 서울시가 지난 3월 조사한 장애인거주시설 현황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거주시설을 운영하는 29개 사회복지법인의 재산 총액은 6126억 2800만 원, 1개 법인 평균은 211억 2500만 원이다.
 

한사랑마을(110명 수용), 한사랑 장애영아원(65명 수용) 두 개의 장애인거주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재단은 2015년 기준 658억 7000만 원으로 29개 사회복지법인 중 가장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은평재활원(50명 수용), 은평기쁨의집(45명 수용)을 소유하고 있는 사회복지재단 엔젤스헤이븐의 재산 규모도 580억 9500만 원에 이르렀다.
 

또한 29개 사회복지법인은 총 525개, 평균 18개의 산하 시설을 갖고 있다. 특히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경우 디딤자리(30명 수용)와 서울시립 평화로운집(위탁 운영, 156명 수용) 등 무려 259개 산하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장애인 관련 시설만 67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어린이재단이 56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었다. 물론 이 두 사회복지법인에 산하 시설이 편중되기는 하나, 나머지 27개 법인도 평균적으로 7~8개의 산하 시설을 거느리고 있다.
 

구체적인 산하 시설 유형을 밝히지 않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를 제외한 나머지 사회복지법인들은 공동생활가정 31채, 직업재활시설 및 보호작업장 25곳, 주·단기보호시설 14곳, 장애인복지관 10곳, 특수학교 10곳 등 여러 장애인 복지시설을 종합적으로 소유하고 있었다. 어린이재단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엔젤스헤이븐, 승가원 등 종교계 재단의 경우 장애인 시설뿐 아니라 어린이집, 사회복지관 등 각종 사회복지시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07년 3월 성람재단 비리에 분노한 장애인들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하는 천막 농성을 하는 모습. ⓒ참세상

서울시로부터 한 해 940억 원 받아 키운 시설, 사유화하는 법인
 

수백억 대의 재산을 소유한 법인들이 장애인거주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도 서울시는 한 해 수백억 원대 지원금을 거주시설에 주며 거주시설과 사회복지법인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2015년 기준 44개 거주시설은 종사자 1836명의 인건비로 764억 5600만 원, 운영비와 기능보강비 등의 명목으로는 각각 100억 9400만 원, 72억 8200만 원 등을 받았다. 전체 시설에 투여된 지원금은 938억 3300만 원, 1개 시설 평균 지원금은 21억 3300만 원이었다. 2014년 기준으로 보면 서울시의 지원금은 시설 전체 지출 예산의 86%에 달한다.

서울시로부터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은 곳은 46억 6200만 원을 받은 시립 평화로운집이며, 은혜장애인요양원 46억 1000만 원, 한사랑마을 45억 6800만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시설은 모두 거주인들이 100명 이상인 대규모 시설이었다.

이렇듯 시설 운영비의 대부분을 정부 보조금으로 받고 있음에도 일부 사회복지법인은 자산을 개인이나 이사장 일가의 것처럼 여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에서 사회복지법인의 재산이 공공의 소유로 전환된 경우는 구 석암재단(현재 프리웰), 인강재단에 불과하며, 이 또한 사회적 파장을 낳은 심각한 인권침해와 비리가 밝혀질 때에만 국한된다. 구 인강재단의 경우 설립자 故 구자성 씨의 아들 구아무개 씨가 대표이사직을, 아내 이아무개 씨가 인강원 원장을 맡았으나, 인권침해와 횡령 등의 혐의가 밝혀져 직위가 박탈됐다.
 

심지어 인권침해와 비리 횡령 사건이 있었던 성람재단의 경우는 여전히 창립자 故 조태영 씨 일가가 대표이사, 송추정신병원 행정원장 등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 서울시가 인강원 거주인 전원을 위한 욕구조사를 시행하려 했으나, 구 인강재단 측에서 정문을 걸어잠근 모습.

서울시 거주시설 예산, 시설 정책 탈피 못 해
 

이에 장애계는 지난 십수 년간 ‘복지 재벌’화되는 거주시설과 사회복지법인을 축소하고, 거주시설에 투입됐던 예산을 탈시설, 자립생활에 지원할 것을 강하게 촉구해왔다. 서울시도 2013년 탈시설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탈시설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2013년부터 현재까지 거주시설에 투입되는 예산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2013년 서울시가 거주시설 지원금과 기능보강비로 책정한 예산은 923억 22만 5000원이었다. 2014년에만 854억 4468만 4000원으로 감소했을 뿐, 2015년 945억 9696만 9000원, 2016년(추경 미반영) 968억 9855만 6000원으로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보면 서울시는 인권침해와 비리가 드러난 문제 시설만을 폐쇄 혹은 축소할 뿐, 시설 정책 자체를 폐기하거나 축소하려는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거주시설과 이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을 ‘복지 재벌’로 만드는 토양이 그대로 유지되는 한 그와 대척점에 있는 탈시설 5개년 계획의 성공을 장담하기는 요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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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redspirits@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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