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에추가 RSS에 추가
| Mobile icon 모바일모드 | 위치별광고안내 | 로그인 | 회원가입
2017년06월25일sun
기사최종편집일  최종뉴스편집일
비마이너로고
news
뉴스상세검색 버튼
기사등록 기사제보
전체메뉴 뷰 펼침
HOME 뉴스홈 > 뉴스 > 문화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보조공학과 디자인, '누가, 왜 배제되는가를 묻는 게 핵심'
장애와 접근성, 예술을 함께 생각하기...사라 핸드렌을 만나다
등록일 [ 2016년09월13일 17시13분 ]
8월 17일부터 9월 28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주관하는 '불확실한 학교'가 진행되고 있다. '불확실한 학교' 프로젝트는 워크숍과 공개 세미나, 그리고 작품 전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공개세미나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년마다 개최하는 '미디어시티 서울' 비엔날레 참여 작가를 강사로 섭외해서 현대 미술에서의 기술, 환경, 신체 담론에 관한 대화를 진행했다.
 
그리고 바로 이 세미나에 사라 핸드렌(Sara Hendre)과 엘리스 셰퍼드(Alice Sheppard)가 참석했다. 사라 핸드렌은 장애인 픽토그램을 보다 역동적인 형상으로 변경시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환기한 '접근성 아이콘 프로젝트(Accessible Icon Project)'로 유명하다. 앨리스 셰퍼드는 휠체어와 신체가 함께 어우러져 움직일 때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무용가이다.

사라 핸드렌이 새로 만들어 배포한 장애인 접근성 픽토그램. 사라 핸드렌 웹페이지(https://ablersite.org) 캡쳐.
 
지난 9월 3일, 북서울미술관에는 나무판자로 만든 작은 무대가 만들어졌다. 가장자리에 경사로 세 개가 붙어있는 이 무대 위에 앨리스 셰퍼드가 올라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어진 '매핑(mapping)' 시간에 참가자들은 북서울미술관 인근을 돌며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입장에서 접근성 지도를 그렸다. 핸드렌은 참가자들에게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우리가 걷는 길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져달라"고 요청했다. 사람들은 길과 공원, 놀이터, 횡단보도 등을 휠체어 이용 장애인과 함께 다니며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휠체어 접근성 문제를 살폈다.

"놀이터에 놀이기구가 많이 있었는데, 휠체어를 탄 아이는 전혀 이용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휠체어도 올라갈 수 있는 미끄럼틀이나 그네, 시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공원에 정자가 있고, 거기에 사람들이 둘러앉는 마루가 있었는데 휠체어 이용 장애인도 같이 둘러앉을 수 있게 높이가 좀 더 높거나, 뚫려있는 가운데를 향한 통로가 만들어져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인도가 너무 좁아서 휠체어를 탄 사람들은 한 줄로 서서 가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마주 보고 이야기를 하지 못한 채 감정이 뚝뚝 끊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처럼 바닥에 집중하고 다녔던 날이 없는 것 같아요. 바닥 재질이 계속 바뀌더라고요. 휠체어를 탄 어떤 분이, 몸에 진동이 많이 느껴져서 울퉁불퉁한 바닥을 지날 때는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하셨고요. 자전거나 유모차를 탄 사람들도 비슷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핸드렌은 자신의 작업이 바로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대한 빙산을 생각해 본다면, 물 위로 드러난 부분을 디자인과 공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를 떠받치고 있는 물 아래 큰 부분에는 시스템, 정치, 문화 등이 있는 것이죠. 공학자와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핸드렌은 이를 설명하면서 보청기와 갈로뎃 대학의 설계 방식을 비교했다. 인공 고막을 이식받은 청각 장애인이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보조하는 기기를 제작하는 사람도 있고, 미국의 유명한 청각 장애인 대학교인 갈로뎃 대학처럼 청각 장애인들이 수화를 이용할 때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가구나 건물 구조물을 설계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핸드렌은 "장애인의 접근성과 사회 참여를 위해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한 다음에 물리적 고민이 이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접근성 아이콘 프로젝트’ 역시 사회에 이러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수동적인 장애인 픽토그램 위에 저희가 제작한 반투명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어요. 이건 불법, 그러니까 ‘공공시설물 훼손’에 해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우리의 시도가 불법의 영역에 있을 때 비로소 질문이 시작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새로 만든 픽토그램의 의미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를 바꿔나가는 핸드렌의 프로젝트의 행위는 불법이라고 여겨지는 간극 앞에서 대중이 스스로 ‘옳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강의가 끝난 후, 핸드렌으로부터 사회와 장애, 그리고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 관한 생각을 더 들어볼 수 있었다.

북서울시립미술관에 설치된 사라 핸드렌의 경사로 무대 위에서 앨리스 셰퍼드가 휠체어와 신체의 연결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미술관 주변 매핑(mapping)을 마친 사람들이 북서울미술관에서 사라 핸드렌의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장애’는 당신 작업의 주된 주제입니다. ‘장애’라는 주제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사라 핸드렌(아래 사라): 원래는 회화를 공부했고, 미술학도 공부했었는데, 문득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 세계와 괴리되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원래도 공공사업(Public Work)에 관심이 많았고,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들을 낳고 나니 더더욱 이 사회에 어떤 사람이 포함되어 있고, 어떤 사람이 배제되어 있는지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 경계에 도전하고 질문을 던지는 실질적인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장애를 ‘선물’로 보는 것도, ‘비극’으로 보는 것도, 모두 잘못된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는 오히려 아주 깊은 존재론적 질문이고, 이 질문은 놀랍도록 효과적인 창조의 샘입니다.
 
핸드렌 씨는 ‘공학(engineering)’을 활용하여 대중에게 말을 겁니다. 그런데 이는 ‘예술’이라기보다는 ‘기술’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사라: 공학을 이용해 보조기기를 만드는 것 자체는 수면 위로 드러난 빙산에 불과합니다. 공학은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일상생활에 누구를 초대할 것인지를 결정할 ‘권한(mandate)'을 쥐고 있습니다. 아주 정치적입니다. 저는 공학이 장애인과 연결되었을 때 그들의 일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사람들, 특히 사회의 정치, 문화 등에 영향을 미치는 젊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어요. 사회에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또 다른 점에서, 공학과 신체의 연결은 그 자체로 ‘문화(culture)’가 됩니다. 예를 들어, 앨리스가 타고 있는 이 휠체어는 앨리스의 퍼포먼스를 구성하는 요소이지요. 이를 앨리스와 뚝 떼어서 ‘과학’이나 ‘의료’로 바라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접근성 문제는 장애인에게 아주 절박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격렬하게 시위를 하죠. 질문을 던지고 감동을 주어 마음을 움직이는 당신의 '소프트한' 방식과 상당히 다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라: 전 분명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버스를 가로막고, 건물을 점거하지 않고서는 일궈낼 수 없죠.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사회에는 우리가 하는 것 같은 활동도 필요하고, 직접적으로 힘을 행사하는 활동도 둘 다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특정한 관객에게 질문의 씨앗을 심고, 어떤 사람은 거리에서 시위해야죠. 물론, 각 활동 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활동을 평가절하하기 쉽다는 것을 잘 압니다. 서로에게 “네 방식은 좋지 않아. 내 방식이 옳아”라고 말하곤 하는 거죠. 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소수자 운동 내에서 이렇게 서로를 적으로 대하고 서로의 활동을 깎아내리는 것이 심화되면 결국 그 운동이 동력을 잃고 무너지고 말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올려 0 내려 0
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텔레그램 비마이너 구독하기 비마이너 paypal로 일시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습하고 축축한 삶의 중심에서 “이 지독한 삶이여, 다시!” (2016-09-13 20:42:57)
제7회 종로 노들 보치아 대회 성료 (2016-08-30 18:04:55)
Beminor SNS 비마이너 페이스북비마이너 트위터비마이너 텔레그램
기고 칼럼 기자칼럼

기고 작은이미지
'자폐는 불치병이 아닙니다'라는 위로를 가장한 협박
“재미로 던진 돌에 연못 속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

허기를 채우는 밥 한 그릇, 우리 운동을 ...
장애인, 다수와 소수자의 경계를 묻다
박근혜 정부는 가난한 이들을 어떻게 다...
포토그룹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