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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동의 없는 정신병원 강제입원,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
헌재, 정신보건법 24조 “신체의 자유 침해한다” 선고
정신장애인 당사자들도 “고무적인 일”… 환영의 뜻 밝혀
등록일 [ 2016년09월29일 18시51분 ]

지난 4월 1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정신보건법 제24조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 변론 모습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킬 수 있는 ‘강제입원’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위배되므로 개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29일 ‘정신보건법’ 24조 제1항, 2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에 위배된다고 선고했다.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1인의 진단만 있으면 당사자 의사와 상관없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킬 수 있는 정신보건법 24조는 이제까지 대표적인 인권침해 문제로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헌재는 지금 당장 위헌결정을 내려 효력을 상실시키면, 강제입원 필요성이 인정된 경우라도 입원이 불가능해지는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하기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따라서 합헌적인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할 때까지 해당 조항은 계속 적용된다. 
 

헌재는 “입원을 통한 치료 필요성 등에 관해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제3자에게 판단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두지 아니한 채,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1인의 판단만으로 정신질환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입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제도의 악용이나 남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입원 대상과 진단에 있어서도 “입원치료·요양을 받을 정도의 정신질환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정신과 전문의의 정신질환 소견만 있으면 누구나 입원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타인의 안전’이라는 요건 또한 매우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입원 기간에 대해서도 “최초 6개월이라는 장기로 정해져 있어 입원이 치료의 목적보다는 격리 목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실제 2013년 통계에 의하면 평균입원 기간은 정신의료기관의 경우 176일, 정신요양시설의 경우 3655일에 이른다.
 

이번 위헌제청인의 대리인 변호인단에 함께한 김도희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는 헌재의 판결에 환영의 입장을 내비쳤다.
 

김 변호사는 “헌재가 법 개정하라고 했으니 조항에 대한 개정이 이뤄져야 하나, 복지부는 그사이 이미 법을 개정했다”면서 “헌재 결정의 압박에 다시 개정할 가능성도 있고, 복지부는 위헌성이 없다며 개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향후 전망을 설명했다.
 

강제입원 요건을 강화한 정신보건법 전부개정안(‘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은 지난 19대 국회 막바지에 통과됐으나, 경찰에 의한 행정입원 등 새로운 문제도 포함하고 있어 정신장애인 당사자 내에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개정안은 내년 5월 시행된다.
 

정신장애계 내에서도 이번 판결이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환영했다. 강제입원 조항 폐지 운동에 동참했던 정신장애인 당사자 박미선 씨는 “강제입원 조항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사실상 승리한 것”이라면서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헌법불합치 판결이 난 것에 대해서도 이해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박 씨는 “이번 판결을 내년 시행을 앞둔 정신보건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적극 문제제기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정신장애인 인권 증진을 위한 문이 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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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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