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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에서 2년째 계류 중인 한센인 단종·낙태, 조속한 배상 이뤄져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국감에서 지적
“피해자 평균 연령 79세… 원고 609명 중 70명 사망”
등록일 [ 2016년10월17일 18시01분 ]

시신해부가 이뤄졌던 소록도 검시실. 소록도 주민에 의하면 1996년까지 오른쪽 선반에 낙태한 태아 표본을 포르말린액 속에 담아 보관한 유리병이 있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가 14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2년 가까이 계류 중인 한센인 단종·낙태에 대한 판결을 지적하며 이른 시일 내에 정당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제강점기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소록도에 수용된 한센병 환자들은 당시 병원 운영지침에 따라 부부로 함께 살기 위해서는 강제로 정관수술 또는 낙태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이는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는 행위였다. 이에 피해자들은 2011년 11월 19일을 시작으로 총 6차례에 걸쳐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중 한센인 피해자 19인이 제기한 소송이 대법원에 2년 가까이 계류 중이다.
 

노 원내대표는 “이미 1900년대 초반에 한센병은 유전병이 아니라 전염병이라는 것이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정부도 1954년에 ‘전염병예방법’을 제정하면서 한센병을 전염력이 낮은 ‘3종 전염병’으로 분류한 바 있다”면서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정관수술은 1992년, 낙태수술은 1980년대까지도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노 원내대표는 “다음 달이면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지 2년이 되지만, 대법원은 지금까지 변론기일을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면서 “처음 소송을 시작할 당시 원고는 총 609명이었지만, 소송이 길어지면서 평균연령 79.3세인 피해자 중 10%가 넘는 70여 명이 사망하거나 소송을 포기해 현재는 540여 명의 피해자밖에 남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대법원이 발간한 ‘2015 사법연감’에 따르면 대법원은 90% 이상 상고사건을 1년 안에 처리하며, 2015년 대법원이 처리한 민사사건 중 처리 기간이 2년을 넘은 사건은 4%(1만 3244건 중 607건)에 불과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 사건 피해자들은 돌아가신 뒤엔 소송을 이어받을 가족조차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면서 “피해자들이 돌아가신 뒤에 배상판결이 난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노 원내대표는 “현재 서울고법이 178명의 한센인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가손해배상청구를 심리 중이다. 지난 5월 변론이 종결됐지만, 서울고법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선고를 미룬 상태”라며 “대법원은 19명의 원고에 대해서만 판결을 지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전체에 대한 국가적 사과와 정의의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지적에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은 “개인적으로 소록도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한다”면서도 “대법원 내부에서 복잡한 쟁점이 있어 심리가 늦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에 노 원내대표가 “1심과 2심의 결론이 같고,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무총리 산하 한센인피해사건진상규명위원회가 대대적인 진상조사를 벌여 피해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는데 어떤 복잡한 쟁점이 있다는 것이냐?”고 지적하자,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은 “구체적인 쟁점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피해자들의 아픔을 신속하게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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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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