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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자가 격리 말고 대책 없는 메르스 지침은 ‘장애인 차별’
자가 격리 이후 활동지원 중단, ‘장애인 생명 위협받아’...소송 제기
등록일 [ 2016년10월18일 15시46분 ]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메르스 전파 당시 방역 당국의 대응 지침 부재로 피해를 입은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단체가 국가를 대상으로 장애인 차별구제청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지난해 전염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전파될 당시 정부가 장애를 고려하지 않는 대응 지침으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느꼈던 장애인 당사자들이 국가를 대상으로 장애인차별구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에 따르면 ㄱ 씨(뇌병변 1급)의 경우 지난해 5월 신장 투석을 위해 정기적으로 방문하던 병원에서 메르스가 발병했다. 자가 격리 대상 통보를 받은 ㄱ 씨는 14일간 자택에서 지내야 했고, 활동지원 중단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마찬가지로 같은 병원에 다니던 ㄴ 씨(지체 2급)의 경우 자가 격리 대상은 아니었으나, 메르스 전파 우려 때문에 활동보조인들이 연결되지 않았다. 독거 장애인이었던 ㄴ 씨는 그를 돌봐줄 사람이 없자 스스로 입원을 선택해야 했다.
 

이들은 자가 격리 기간에 활동지원이 중단되는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들을 모두 받을 수 없었다. 이들은 신장 투석 치료 등 건강관리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방역 당국은 이들을 병원에 이송하고 병원비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도 수립하지 않았다.

ㄱ 씨 등은 이러한 정부의 처사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라며 장추련 등 장애인단체와 함께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ㄱ 씨 등은 국가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장애인 등 감염 취약계층의 특수성을 고려한 위기관리 대책 및 인프라 구축 △장애인 감염 시 활동지원서비스 및 대체 지원 방안 수립 △활동보조인 감염병 대응 교육 의무 시행 △보조기기, 생필품 등 장애인 필수품 우선 지원 방안 마련 △장애인 감염병 전파 체계 구축 △장애 특성을 고려한 감염인 이송방안 마련 등을 포함한 감염병 기본계획, 표준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자신들이 겪은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고려해 위자료 일 인당 1000만 원 배상을 요구했다.
 

장추련은 “이번 소송은 감염병 발생을 포함한 재난 상황에서조차 배제되고 있는 장애인 차별상황에 대하여 국가가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를 촉구하는 첫 문제 제기”라며 “법원은 국가가 이 차별을 책임지고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공정한 판단을 내리고, 국가의 대책을 촉구해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라고 소송 제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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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redspirits@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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