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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 속, 어떤 이의 노동
최인기의 두 개의 시선
등록일 [ 2017년01월19일 15시52분 ]



태초에 하늘과 땅은 어른이 손을 뻗치면 닿을 정도로 가까웠다고 합니다. 따라서 하늘의 신도 인간 근처에 살았고 그때 인간은 죽음과 병도 몰랐답니다. 먹기 위해서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일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신이 곡물을 주었기 때문에 인간은 그것을 젓가락으로 집기만 하면 되었던 거죠. 단, 두 가지 이상을 잡는 것은 금지하였습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정해진 두 가지 이상의 곡물을 잡으려고 긴 젓가락을 이용하려다 치켜든 젓가락 끝이 신에게 닿았습니다. 신은 화를 내며 사라지고, 인간은 죽음이 주어졌으며 음식물을 얻기 위해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일해야 하였다는 겁니다. 아프리카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입니다.


오래전 신화 속에는 신이 있고 나약한 인간이 있었듯이 이제 노동을 할 수 있는 인간과 노동을 할 수 없는 인간으로 구분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노동하는 인간입니다. 노동함에도 그들을 어떤 운명처럼 낙인찍어 노예처럼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특히 중증장애인이 노동 현장에서 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노동을 할 수 없는 인간은 이사회에서는 시혜의 대상이 되거나 이마저도 선택받지 못하면 거리로 나앉는 처지로 전락합니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기며 어두워질 때까지 구걸하는 장애인에게 카메라를 드는 이의 심정도 조심스럽습니다. 구걸이 노동이냐 아니냐에 대해 많은 이견이 있겠지만, 길거리에서 자신의 생활에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하여 정신적 육체적 노력을 기울이는 행위에 대해 비난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본은 신처럼 인간을 길들여서는 안됩니다. 누구나가 동등한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지난 연말 촛불집회가 개최되던 날, 아스라한 하늘의 기운과 힘찬 함성이 빌딩 숲을 휘몰아칠 때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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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기 takebest@nave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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