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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낮은 수가 책정에 중개기관은 노동법 미준수… ‘활보가 뿔났다’
활보노조, “잘못된 제도를 더이상 노동착취로 덮지 말라!”
등록일 [ 2017년02월02일 15시16분 ]
2일 활보노조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정부와 중개기관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속해서 낮은 수가를 책정하는 정부와 이에 순응해 활동보조인들의 노동권을 침해하는 중개기관에 대해 활동보조인들이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아래 활보노조)은 2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활보노조는 "정부는 낮은 수가로, 중개기관은 노동관계법 피해가기로 활동보조인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라며 "잘못된 제도를 노동 착취로 덮으려는 정부와 중개기관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현재 활동보조 제도는 포괄 수가제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가 지급하는 수가에 중개기관 운영비뿐만 아니라 활동보조인의 통상임금, 거기에 각종 수당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2017년 정부가 정한 활동보조 수가는 9240원이다. 지난해보다 240원 올랐다. 활동보조의 특성상, 휴일이나 야간에 근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9240원은 여전히 노동법을 온전히 지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활보노조는 "끊임없이 정부에 이러한 현실을 전달하고 있으나, 기획재정부는 '단일사업으로는 예산이 크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사업 주체인 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를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정부를 규탄했다.
 
또한, 활보노조는 "기재부는 2017년에 인상된 240원을 인건비로만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으나, 복지부는 중개기관을 달래기 위해 '인상된 금액을 인건비 및 인건비성 경비로만' 사용하라는 모호한 지침으로 이를 변경했다"고 꼬집었다. 활보노조는 이러한 모호한 지침으로 인해 벌써 기재부 지침과 다르게 “어떤 지역은 활동지원기관 간의 담합으로 전체 수가의 75%에 해당하는 6930원을 시급으로 책정하기도 하였다”고 지적했다. 기재부의 지침대로라면, 활동보조인의 시급은 2016년 시급 6800원에 240원을 더한 7040원이 되어야 한다.
 
활보노조는 "정부뿐 아니라 중개기관도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개기관 중엔 “이미 주휴수당 등 법정 수당을 받지 못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체불임금 포기각서를 받거나, 1년 이상 근무 시 지급해야 하는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1년 미만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기관에 이익이 많이 남는 야간과 휴일에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이용자와 활동보조인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활보노조는 "고통을 나누지 않고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데, 자신들의 살길만 찾아 홀로 우산을 쓰고 가면서 정부만을 탓한다면 '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가야 하는 동반자'라는 말을 믿을 노동자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덕규 활보노조 교육선전부장은 "이번에 인상된 240원을 중개기관이 전액 인건비로 쓰지 않은 것은 더이상 정부의 지침과 관리·감독이 닿지 않는 영역이 되어버렸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더이상 활동보조인의 노동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기관만의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활동보조서비스 이용자인 박현 씨는 "활동보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받지 못한지 6개월 정도 됐다. 활동보조 서비스 시간이 적다 보니 매칭이 잘 안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친한 활동보조인에게 부탁하든지 운이 좋아 시간이 맞으면 겨우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박 씨는 "낮은 시급에 각종 법정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하니, 시간이 적은 나 같은 장애인은 외면당하는 현실이다. 안정적이지도 않을뿐더러, 내가 원할 때 서비스를 받지도 못하는 현실을 보며, 내가 이러려고 활동보조 제도 도입을 위해 그렇게 투쟁했나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동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장애인의 진정한 자립생활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며 활보노조 측에 지지를 표했다.
 
활보노조는 정부에는 처우개선비 도입 등 대책 마련을, 중개기관에는 기관의 생존을 핑계로 장애인의 결정권과 활동보조인의 노동권을 침해하지 말 것을 각각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가 활동지원기관의 근로기준법 미준수를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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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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