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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아동 학대’ 용인 S대안학교… 장애계 ‘진상규명 촉구’
장애아동, 교실에서 질질 끌려나갔는데 경찰은 “효과적인 훈육방법이다”?
피해 아동 부모 “장애아는 어디 하나 부러지고 입원해야 학대인가” 울분
등록일 [ 2017년02월22일 16시32분 ]

‘자폐성 장애 전문 대안학교’라는 이름을 걸고 교육과 치료를 명목으로 사실상 장애유아를 학대해온 용인시 S대안학교 사건과 관련해 장애계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아래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 등은 22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S대안학교에 자녀를 보낸 부모 7명은 2016년 1월 29일, 자폐성 장애유아(당시 4~6세)들을 학대하고 폭행한 혐의로 아동복지법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으로 학교 운영자들을 고소·고발했다. 하지만 수원지방검찰청은 같은 해 10월 6일, 아동복지법 위반에 대해서만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들은 항고했으나 서울고등검찰청은 올해 1월 31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에 피해자들은 불복하며 지난 13일 서울고등법원에 재정 신청을 했다.

‘자폐성 장애 전문 대안학교’라는 이름을 걸고 교육과 치료를 명목으로 사실상 장애 유아를 학대해온 용인시 S대안학교 사건과 관련해 장애계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22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기자회견 참가자가 “교육과 훈육이 아닌 그것은 폭력입니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장애아동, 교실에서 질질 끌려나갔는데 경찰은 “효과적인 훈육방법이다”?
 

효진(가명, 만 4세)은 2015년 8월 3일, S대안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이후 장시간 울며 공포에 휩싸인 아이처럼 소리 지르고 온몸에 땀을 흘리거나 힘주어 떨면서 대소변을 통제하지 못하는 신체적인 퇴행을 보였다. 효진의 어머니는 2015년 11월 말경,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더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효진은 소아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
 

지훈(가명, 만 4세)은 2016년 1월 13일 학교에서 목에 두 줄로 5cm가량 긁힌 상처를 입었다. CCTV를 통해 수업 중 보조교사가 아이 두 팔을 힘껏 부여잡고 아이 몸이 책걸상에 부딪히거나 거칠게 닿아 쓸리는 형태로 교실 밖으로 끌려나가는 모습 등이 확인됐다. 경기용인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에 대해 “교사가 장애아동의 특성 및 특수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며, 아동의 행동수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훈육방법을 지속해서 사용하여 아동의 목에 상해를 발생하게 한 것은 신체학대에 해당한다”는 의견서를 용인서부경찰서에 제출했다.
 

하지만 피해자 측에 따르면, 경찰과 검찰은 CCTV 영상에 대해 “피해 아동을 강제로 끌고 나간 점은 인정되나, 피해 아동이 수업을 방해하여 문제행동을 수정하기 위한 효과적인 훈육방법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퇴직 교사들에 따르면, 학교 원장 등 운영자들은 교사들에게 “아이와 애정 표현을 하지 말아라. 애정 주는 것 자체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며, “아이 손 잡는 것을 금지하고 손목을 잡아끌고 가게” 했다. 원장 측은 학교에서 머리 쓰다듬기, 토닥이기, 가벼운 포옹 등을 금지한 것에 대해선 인정한 상태다.
 

퇴직교사들은 학교에서 ‘타임아웃’이란 이름으로 “CCTV가 없는 깜깜한 빈방에 아이를 데려가 벽을 보게 한 채 수십 분 내지 1시간 이상 윽박” 지르기도 해, 이를 당한 아이는 “온몸이 땀으로 목욕하듯 젖어 머리가 수영한 것처럼 축축하였고 울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어” 옷을 갈아입힌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원장 등은 이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퇴직교사들은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은 경우엔 아이 얼굴에 분무기로 고삼차를 뿌리거나 먹이기도 했으며, “피부 터치도 하면 안 된다고 하여 고무장갑을 끼고 아이를 개구리처럼 눕힌 뒤 올라타서 사지를 눌러 제압”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자폐성 장애 전문 대안학교’라는 이름을 걸고 교육과 치료를 명목으로 사실상 장애유아를 학대해온 용인시 S대안학교 사건과 관련해 장애계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등은 22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서른여 명 교사 중 ‘유아특수’ 자격 갖춘 교사 한 명도 없어
 

이 외에도 S대안학교는 초중등교육법과 의료법 위반 혐의 등도 받고 있다. S대안학교는 ‘자폐성 장애 전문 대안학교’라고 홍보하였으나, 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지 않은 미인가시설이다. S대안학교는 이와 관련해 해당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위반이다.
 

장추련 등은 교사 자격과 관련해 “약 서른 명의 교사들 가운데 특수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두 사람뿐이었는데 한 사람은 특수초등 정교사 2급 자격증을, 다른 한 사람은 특수중등 정교사 2급 체육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자폐성 장애가 있는 피해 유아에 맞는 ‘유아특수교육 자격’을 갖춘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교육비에 관해서도 개교 후 약 30개월 동안 48명의 장애아동 부모로부터 운영자 개인 계좌로 5억 35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학교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자기장치료, 고압산소치료 등도 시행하였다. 장추련 등은 “S대안학교는 ‘획기적으로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 방법을 개발하여 실시 중이며, 손쉽게 자폐나 지적장애 아동의 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을 개발하였다’면서 의료인이 아님에도 의료에 관한 광고 및 허위 광고 등을 하였다”면서 이는 의료법과 의료기기법 위반이라고 전했다.
 

- 피해 부모 “장애아는 어디 하나 부러지고 입원해야 학대인가” 분노

이날 피해 아동 지훈의 부모 ㄱ씨는 “CCTV 영상을 본 경찰은 ‘아이가 힘들게 하네. 선생님이 힘들겠네’라고 했다. 이게 학대당한 엄마를 향해 할 말인가”라면서 “검찰에서도 영상을 보고 ‘인과관계가 성립된다’며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했다. 장애아는 어디 하나 부러지고 입원해야 학대인가”라고 분노했다.
 

ㄱ 씨는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3500만 원이라는 큰돈을 지불하면서까지 그곳을 보낸 이유는 치료와 안전 때문이었다. 내 아이를 보호하고자 찾아낸 최선의 방법이었고 아이를 지키고 싶은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었다. 왜 이런 우리의 아픈 심정은 이해되지 않는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ㄱ 씨는 “장애인이라는 시선으로 보지 마시고 똑같은 하나의 인격체로 사건을 조사해달라”면서 “일반 아이들이 당했을 때는 명백한 학대행위가 되는데, 단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어 버리는 현실이 너무 서럽고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원통한 심경을 전했다.
 

김재왕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장은 “폭행은 사람에 대해 물리적인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폭행엔 때리는 것만이 아니라 밀치고 잡아끄는 것도 해당한다. CCTV 영상 내용을 보면 그는 분명 폭행을 한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분명한 학대이고 폭행”임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헌법 11조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되어 있다”면서 “똑같은 폭행을 당했는데 장애가 있다고 해서 폭행이 정당화된다면 이는 차별이고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장추련 등은 “아동학대 사건은 증거불충분에 따른 혐의없음이 아니라 자폐아동을 통제 혹은 제압의 대상으로 보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반인권적이고 장애 차별적인 관점의 문제”라면서 “‘교육 또는 훈육’을 명분으로 아이들을 과잉 통제하거나 제압한 학대 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장애아동 사설 교육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더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장애인 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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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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