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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편차 심한 특수교육, ‘국가 책임 강화가 답’
지자체 교육감 의지에 따라 제각각인 특수교육기관 현황
부모연대, 생애주기별 특수교육 과제 선정해 정책안 제시
등록일 [ 2017년03월27일 21시06분 ]
2008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개정으로 인해 특수교육 재정 집행 권한이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옮겨졌다. 교육의 지방분권이란 목표를 내건 것이었지만, 오히려 지역 간 특수교육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만 낳았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는 27일 이룸센터에서 '특수교육에 대한 국가 책무성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고, 시도별로 상이한 특수교육 실태를 분석하고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제안했다. 이들은 장애 학생이 어떤 지역에 거주하든 균등한 교육의 질과 양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책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부모연대는 특수교육 중 법률에 따라 국가의 책무로 규정되었으나, 국가의 행∙재정적 지원이 미비해 이행 수준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과제를 장애인 생애주기별로 각각 선정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영∙유아교육 분야, 초∙중등교육 분야, 고등교육 분야, 평생교육 분야, 행정 및 지원체계 분야 등 총 5개 분야에서 20개 과제가 선정되었다.

특수교육에 대한 국가 책무성 강화 방안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학령기 장애인, '어디서 태어났는지'가 교육의 질 결정하고 있다
 
장애 영유아교육 분야와 초중등교육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문제는 '특수교육기관의 절대적인 양 자체가 적다'는 것이었다. 영유아 교육의 경우, 2016년에 특수학급을 설치한 유치원은 전체 유치원 중 6.1%인 557개에 불과했다. 특수학급은 총 640개로, 전체 유치원 중 52%에 불과한 국공립 유치원에 636개(99.4%) 분포되어 있었다. 부모연대는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도 특수교사 배치와 인건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국공립유치원 신설시 특수학급 설치를 의무화할 것도 제안했다.
 
초중등교육에서도 과밀학급 문제와 특수학교 신설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환경이 지적되었다. 특히,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설치 주체가 지자체 교육감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지역별 특수교육기관 불균형 문제가 지적되었다. 부모연대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설치 기준 미준수에 따른 벌칙 또는 강제 규정을 신설하고, 특수교육기관 설치 주체를 국가로 규정해 시도별 불균형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수교육기관뿐 아니라 만성적 특수교원 수급 부족 문제도 제기되었다. 시도교육청별 특수교사 정원 확보율은 전국 평균이 65.9%이다. 특수교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역별 격차가 큰 것이다. 세종시의 경우 2016년 특수교사 정원 확보율이 157.2%로 전국 평균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치이지만, 경기도는 52.9%에 불과했다. 세종시가 신도시 특성상 특수교육기관의 대폭 증가가 예상되어 일시적으로 특수교사 배치율이 높은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두 번째로 수급이 높은 강원(92.4%)과 가장 낮은 경기도와의 지역별 편차는 39.5%p에 달한다. 이에 부모연대는 특수교사 수급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법정 정원 확보 시까지 기간제 특수교사 채용에 따른 비용을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별 격차는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에서도 두드러졌다. 1인당 연간 치료지원비의 경우 울산은 253만 6천 원이지만 세종은 49만 6천 원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인 127만 8천 원에 못 미치는 지역이 부산, 인천, 광주, 대전 등 12개에 이른다. 특수교육 보조인력 1인당 학생수는 경기가 11.1명이지만 제주는 4.6명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부모연대는 시도별 관련 서비스 대상자 선정을 위한 기준에 차이가 있고, 예산 규모도 격차가 심하므로 국가 차원에서 공통된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관된 기준이 준수될 수 있으려면 관련 서비스 지원 예산 역시 중앙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치훈 부모연대 정책연구실장은 "특수교육법에 따라 의무교육으로 지정된 교육과정에서도 지역별로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이러한 지역별 격차가 해소되어야 '의무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령기 이후에는 '교육 불모지' 마주하는 장애인들
 
'의무교육' 기간이 끝난 후, 장애인은 더더욱 열악한 환경에 처한다. 2015년 전체 대학진학률은 70.8%였다. 그러나 특수교육대상 학생 중 대학에 진학한 학생 수는 전공과를 합해 1225명에 불과했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장애학생지원센터 및 특별지원위원회의 형식적 운영 및 편의시설 미비 등으로 인해 대학 수학 과정에서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중도 탈락하는 비율이 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연대는 전국 400여 개 대학의 입학 정보 DB 구축을 비롯해 정당한 편의 제공 실태 등을 국가 차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애학생지원센터에 장애에 대한 이해가 있는 코디네이터 배치를 의무화하고 이를 위한 예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애인은 평생교육의 기회도 비장애인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전체 국민의 1/3(약 1천7백만 명)이 평생학습에 참여하고 있으나, 장애인은 전체 장애인의 0.02%인 3619명만이 평생학습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평생교육시설 자체가 적고 예산도 불충분하기 때문이라고 부모연대는 분석했다. 2014년, 평생교육시설은 총 3768개가 있었으나, 장애인 평생 교육기관은 178개에 불과했다. 장애인 평생교육 예산 역시 전체 교육예산 대비 0.09%에 그쳤다. 부모연대는 장애인 평생교육 역시 교육부가 수립하는 '평생교육진흥계획'에 포함되도록 '평생교육법'이 개정되었으나 여전히 시설과 예산 부족으로 법률이 효과적으로 시행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가 수준의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체계 구축과 그에 따른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부모연대는 특히 다양한 법률을 통해 특수교육의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장애인이 체감하는 특수교육 현실이 척박한 것은 행정적 지원을 위한 기관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각 시도교육청은 특수교육 업무 추진을 위해 '특수교육과'를 설치하고 있으나 담당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특수교육 전담 비율이 낮았다. 특히 교육지원청 소속 특수교육 전문직의 경우 특수교사 자격 미소지자 비율이 68.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연대는 국가 차원의 특수교육 행정 지원 조직 표준안을 만들어 특수교육 담당 인력이 양적, 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모연대는 국가 책무성 강화를 위한 위 방안들이 실효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담당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부모연대는 교육부 직제에 '장애인교육복지국' 신설을 제안했다. 장애인교육복지국은 장애인 교육정책과, 장애 영유아교육복지과, 초중등특수교육과, 장애인 고등평생교육과 등으로 구분해 영역별 업무를 전담하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영역별 전문가들, "특수교육 국가 책무성 강화 필요"에 한 목소리
김남연 회장(왼쪽)과 임경원 교수(오른쪽)

국가책무성을 강화해야한다는 이 제안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임경원 공주대학교 교수는 대학에서 장애학생지원센터 운영을 지켜봐 온 경험을 전하며 "대학 내 장애학생지원센터장을 장애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학생처장이 겸임하는 경우도 많아 국가 차원에서 센터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따르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남연 부모연대 서울지부장은 "특수교육 업무가 굉장히 많은데도, 담당하는 부서는 특수교육'과'에 불과하다"라며 "특수교육'국'으로 격상해 인적, 물적 자원을 대폭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부장은 평생교육법 개정으로 인해 장애인 평생교육 계획 마련에 대한 교육부의 의무가 강화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특수교육대상자가 겨우 10만 명인 현재도 격무에 시달리느라 지원의 질이 담보되지 못하고 있는데, '평생교육' 대상자 230만 명을 '과' 차원에서 어떻게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나"라며 특수교육'국'으로의 승격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모연대는 "오늘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취합하고,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현장 의견도 수렴해 최종 연구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최종 보고서가 특수교육의 지역적 편차를 해소하고, 국가 책무성을 강화해 안정성이 증대되는 토대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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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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