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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도 강제입원 대상'? 부모연대, 정신건강증진법 하위법령 반대의견 제출
자·타해 위험 기준에 ‘지적장애’도 포함, 강제입원 대상
‘정신질환자등’ 개념에 발달장애 포함으로 복지전달체계 혼선 우려
등록일 [ 2017년04월12일 15시42분 ]

정신장애인 강제입원 조항에 반대하는 시위 모습.

입법예고된 개정 정신보건법(아래 정신건강증진법) 하위법령에서 발달장애인을 법 적용 대상자로 삼은 것에 대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가 관련 조항을 삭제하라는 의견을 복지부에 제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3일 정신건강증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하며 4월 12일까지 의견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이 중 부모연대가 문제제기한 부분은 자·타해 위험 기준을 담은 시행규칙 별표13과 ‘정신질환자등’에 대한 규정을 담은 시행령 제2조이다. 

정신건강증진법에선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고 자·타해 위험이 있는 경우,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이 가능하다. 이때, 자·타해 위험 기준은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다. 이 자·타해 위험 기준을 규정한 시행규칙 별표13 ‘자신의 건강·안전에 대한 위험 및 타해 위험 기준’에 따르면, 질병 기준 중 하나로 지적장애도 포함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에 대해 부모연대는 "지적장애를 질병으로 바라보는 의료 근본주의적 시각도 문제이지만 수많은 질병과 장애 가운데 정신장애를 제외하고 오직 지적장애만을 정신질환자의 자·타해 위험에 따른 입원의 판단 요소로 고려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며 비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지적장애인이 정신질환을 갖게 된 경우, 자칫 자·타해 위험을 이유로 한 강제입원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쉽게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미국의 경우, 비자발적 입원을 포함한 정신과 입원치료와 외래치료에 관한 기준에 있어 50개 주 가운데 어느 주도 지적장애를 입원의 판단 요소로 삼는 곳은 없다”며 해당 조항의 삭제를 촉구했다.


시행규칙 별표 13.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요건이 되는 ‘자신의 건강·안전에 대한 위험 및 타해 위험’ 기준에 ‘지적장애’가 포함되어 있다.

정신건강증진법은 또, 정신질환자를 “망상, 환각, 사고(思考)나 기분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존 법에서 정신질환자를 “정신병(기질적 정신병을 포함한다)·인격장애·알코올 및 약물중독 기타 비정신병적 정신장애를 가진 자”라고 폭넓게 규정한 것과 달리 개정 법에선 중증으로 제한한 것이다. 중증으로 축소하니 경증 정신질환자가 복지서비스 등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생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부는 ‘정신질환자등’을 하위법령에서 새롭게 규정하였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달장애인도 “정신건강상 문제가 있는 사람”에 포함한 것이다. 

복지부가 마련한 시행령의 '정신질환자등'의 개념에는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2항 제2호의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 포함된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적 장애'에는 정신장애와 발달장애가 포함된다.
 

이에 대해 부모연대는 5일 복지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발달장애는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지적장애 또는 자폐성장애 등의 ‘신경발달상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서 “발달장애가 정신적 장애이기 때문에 개정 정신보건법에 포함시켜야 한다면, 같은 논리로 정신질환을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성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모연대는 복지부의 대상 정의는 발달장애인 복지서비스 지원체계와의 혼란을 일으킨다고도 밝혔다. ‘정신질환자등’에 발달장애인이 포함되면, 개정법 27조(정신재활시설의 종류)에 명시된 정신재활시설(중독자 재활시설 제외)을 발달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연대는 “복지부는 개정법 하위법령에 관한 논의 과정에서 ‘정신질환자등’의 범위에 관해 발달장애인 당사자는 물론이고 여타 발달장애인 권익옹호 단체와 그 어떤 공식적·비공식적 논의도 갖은 바가 없다”면서, 이번 결정을 “매우 독단적인 정책 결정이며 서비스 이용자 확대라는 기존 정신질환자 사회복귀시설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질타했다.
 

따라서 부모연대는 '정신질환자등'의 개념에 발달장애를 포함시키는 문제를 낳은 해당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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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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