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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비하하는 교수가 부산교대 총장 1순위 후보?
“귀 안 들리는 학생, 무용할 때 바로 티나… 아이들이 보고 따라 하니 더 노력하라”
교수협의회, 문제 발언한 교수에 책임 묻긴커녕 문제제기하는 학생들 문제시해
등록일 [ 2017년04월20일 10시36분 ]

부산교육대학교 총장 후보 1순위로 선출된 교수가 수업 시간에 장애인 비하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부산교대 총학생회는 진심 어린 사과와 총장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나 해당 교수는 장애인 비하 의도는 없었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 “귀 안 들리는 학생, 무용할 때 바로 티나… 아이들이 보고 따라 하니 더 노력하라”

사건이 알려진 것은 3월 초 교내에 붙은 한 장의 대자보 때문이었다. 이에 따르면, A 교수는 모 학과 오리엔테이션 수업에서 교사 자질과 성실성에 관해 설명하던 중 ‘예전엔 교대 입학 전 신체검사를 했다. 팔다리 길이가 차이 나거나 색맹인 사람이 뭘 할 줄 알겠냐. 특히 귀가 안 들리는 학생은 무용이나 음악을 할 경우 바로 티가 난다. 아이들이 보고 다 따라 하니 노력하라’는 발언을 했다. 이 수업은 교육무용 관련 수업이었다. 이후 장애인 비하라는 학생의 문제제기에 A 교수는 ‘듣는 사람에게 상처가 됐다면 사과하겠다’면서 ‘장애가 있으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수업에서 사과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을 때, 또 다른 수업에서 A 교수는 한 학생이 동작을 따라 하지 못하자 ‘너 장애인이냐?’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자보에서 이 학생은 “이는 듣는 사람의 기분이 나쁘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라 생각한다. 교수님께서 진정으로 반성했다면 다신 이런 발언을 해선 안 됐다”면서 “아이의 미래를 책임질 예비 교사를 양성하는 교수라는 분께서 이런 차별을 가르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분노했다.

3월 초, 부산교대 학내에 붙은 대자보 (사진 제공 : 부산교대 총학생회)

학내 대자보를 통해 이번 사건을 알게 된 총학생회 또한 발언 자체가 장애인 비하임을 A 교수가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과와 책임을 묻기 위해 A 교수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두 차례의 면담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총학에 따르면 4월 14일 교수협의회 회장·부회장이 동석한 두 번째 면담에서 A 교수는 교내에 사과문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사과하겠다고 밝혔으나 사흘 후 이러한 입장을 철회했다.
 

19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A 교수는 “학생들이 총장 후보 사퇴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사과문 붙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과문을 붙이냐”면서 “총장 후보는 교수들이 몇 달에 걸쳐 결정한 중요한 사안이기에 후보 사퇴는 개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선 “초등에선 예체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였다”면서 “귀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잘 못 한다고 생각하니 소극적이다. 그래도 (학생을) 가르쳐야 하니깐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었다. 장애를 극복한다는 뜻을 요즘 애들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업 동작을 따라 하지 못한 학생에게 ‘너 장애인이냐?’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동작인데 ‘이것도 안 되면 이거 큰 장애다’라고 말한 것”이라면서 “그때 학생들도 웃고 나도 웃었다. 장애라는 단어가 나오면 무조건 장애인 비하냐”라며 억울함을 표했다.
 

A 교수는 “수업에서 내가 다그치는 걸로 학생들이 상처받았다면 내 교수법이 잘못된 거니 진정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는 것엔 0.1%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교수협의회, 문제 발언한 교수에 책임 묻긴커녕 문제제기하는 학생들 문제시해 
 

게다가 최근 교수협의회는 이를 지속해서 문제 삼는 총학을 형사 고발할 수도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총학에 따르면, 두 번째 면담에서 교수협의회는 학생들에게 ‘법학개론을 배우지 못해서 그러나 본데 지금 이렇게 사과를 강요하는 것도 범죄가 될 수 있다’, ‘지금 사퇴 요구는 학칙이나 법률상 정당한 과정을 거치지 못한 것’이라며 오히려 문제제기 자체를 문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학이 이에 항의하자 교수협의회는 ‘스승으로서 제자에게 가르침을 주려는 건데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지 마라. 사과하라’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로 나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총학은 “법적 근거와 정당성을 따지며 답을 회피하는 것은 학우들을 우롱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교수협의회를 비판했다. 이어 “교수협의회가 교수들을 대표하는 기구라면 A 교수를 감싸지 말고 A 교수에게 책임질 것을 이야기하라”면서 “A 교수 또한 교수협의회를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총장 후보직 사퇴로 발언에 대한 책임을 보일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총학은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그것을 교사 자질과 연관시키는 것은 차별 없는 평등한 교육을 지향해야 할 교대 교수가 해서는 안 될 발언이었다”면서 “현재 총장 후보직 1순위인 A 교수의 발언은 총장 자질에 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총학은 학내 여론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831명의 학우 중 70%인 582명이 A 교수가 발언에 대한 책임으로 총장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현재 A 교수의 총장 임용은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과는 별개로 절차상의 의혹 때문에 지연된 상태다. 이에 따라 부산교대 측은 당분간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직무대행은 학교 보직 순위에 따라 교무처장이 맡게 된다. 이번 논란에 대해 교무처 관계자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교수협의회의 고발 건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써는 답할 수 없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총학은 ‘장애인의 날’인 20일, 부산교대 정문 앞에서 A 교수의 총장 후보 사퇴촉구 및 형사 고발 검토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 사태에 대해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는 “장애인 비하임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학교에서 학생 가르칠 사람을 가르치는 교대 교수가 이러한 시선을 가진 채 교사를 양성한다면 학생들도 그러한 편견을 가진 채 학교에 들어갈 것이다. 학교 내에서 장애 차별,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하는 건 결국 이런 데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교수가 강의하는 교내 분위기가 과연 인권적일까”라고 되물으며 “오히려 문제제기한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 학교 측이 문제 발언을 한 교수를 문제 삼긴커녕 대자보 붙인 학생을 색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 학생은 대자보를 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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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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