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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증, 용기내서 기어이 사람을 만나야
이재성의 건강지킴 이야기 - 3
등록일 [ 2017년06월14일 14시54분 ]



사람 만나기 힘들어하는 병이 있다. 낯익은 사람 빼고는 다 만나기 힘들어한다.


28세 ‘진심’ 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다. 초등학교 들어갔는데 글자를 읽지 못했다. 학교가 힘들었다.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냥 학교 다녔다. 고등학교 갈 때는 거의 의지가 없어져 결석하기 일쑤였다. 군대 가서도 적응이 힘들었다. 군대 후에 사회생활을 못했다. 집에만 있었다. 낯선 사람을 만나 얘기하려면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뛰고, 손이 떨리고, 땀이 났다. 축구팀에 들어가서 축구는 잘했다. 하지만 축구팀 사람들 모두와 친하게 지내지는 못했다. 잘 아는 사람들하고만 얘기했다. 그리고 집에서는 밤새 인터넷을 했다. 망치부인 정치 얘기를 많이 들었다. 정치에 대한 이해는 잘했다. 진심이 통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깥에 나가 남들과 얘기하지 못했다. 그래서 힘들었다. 사회 적응 못하는 자신이 너무 힘들었다. 왜 그런지 알고 싶었다. 도와줄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정신 질환인줄은 몰랐다. 가까운 사람들과는 사이가 좋았는데 그마저도 스물다섯 넘으면서 충돌이 났다. 가족들이 무시한다고 화를 냈다.


어렸을 때 아버지 돌아가신 충격으로 생긴 대인기피증이다. 행동이 위축되는 경향을 가지고 태어난 경우 큰 스트레스가 있으면 생기는 수 있다. 큰 스트레스는 부모의 사망, 부모와의 이별, 학대, 가정폭력 같은 걸 말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부정적이거나 대충 돌보아도 그럴 수 있다. 예전으로 말하면 ‘딸은 배우면 콧대만 높아진다’며 대학 못 가게 했던. ‘진심’ 군이 낯선 사람 두려워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지나치게 예민하기 때문이다. 불안정하다, 약하다, 미쳤다, 멍청하다 등등으로 생각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청소년기에 발생한다. 청소년기는 자의식이 생기는 때다. 자의식은 ‘남들이 나를 볼 때 어떤 평가를 내릴까’에 대한 생각이다. 보통은 스스로를 중간 이상 정도로 생각하고 사는 것, 이런 게 자의식이다. 어렸을 적 큰 스트레스 때문에 자의식이 잘 만들어지지 못한 것이다.


요즘은 큰 스트레스로 ‘선행 학습’이 끼어 들어왔다. 초등학교 5학년쯤 시작되는 선행 학습은 부모의 보호 속에 진행되지 못한다. 부모들이 내용을 잘 모른다. 그래서 아이가 얼마나 힘들어 하는 지를 1년 쯤 지나서 알게 된다. 사고다. 이미 아이는 큰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혼자 걱정으로 세월을 살고 있었다. 어려운 선행 학습을 못 따라가면서 ‘나는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그 상황에서 ‘남들이 나를 중간 이상으로 봐 줄 거야’하는 자의식이 생기겠는가. 결국, 스스로 좌초한다.


한의학에서는 공(恐)이라 한다. 두렵다는 뜻이다. 그냥 두렵다는 게 아니다. 얼굴 붉어지고, 가슴 뛰고, 손 떨리고, 땀나는 증상을 합한 증후군을 가리킨다. 즉, 공 증후군이다. 누구나 두려움은 있다. 두려움 없으면 호랑이와 맞장 뜨다 면상에 스크래치 날 것이다. 또 너무 두려워하면 가족 말고는 아무도 못 만나니 힘들 것이다. 그래서 두려운 감정을 조절해주는 센서가 몸 안에 있다. 지(志)라고 한다. 잘 기억하여 중심 잡는다는 뜻이다. 두려워할 것들을 잘 입력해서 그때그때 알려준다. 근데 두려움이 너무 크면 지의 조절 능력이 고장 난다. 내가 아무리 안 두렵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어도 이미 몸이 떤다.


치료법은 환자에게 알려주고 행동하게 하는 방법이 먼저다. 예를 들어 학교생활이 두려운 경우 친구들을 집으로 늘 불러서 친하게 해주는 것이다. 친구 안 두려워해도 된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친구부터 두려움을 없애가는 것. 점점 확대해가서 길거리에 처음 만나는 사람까지도 두렵지 않게 하면 치료 끝이다. 한의학에서 상법(常法)이라고 한다. 낯선 것을 일상적인 것으로 느끼게 해준다는 말이다. 학교 공부로 두려움 생기는 일은 드물다. 선행학습에서 잘 나타난다. 낯선 것이 먼저다. 처음 보는 것들로만 진도 쭉쭉 나가니 두려움 조절 기능이 고장 나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률 높은 학원들은 대부분 선행을 많이 안 한다. 심화 중심으로 한다.
 

우리 일상의 건강 관리를 위한 소중한 정보를 나누기 위한 건강 칼럼입니다. 첫번째 주제는 '정신 건강'으로, 공황장애, 우울증, 강박증 등에 대해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자가 관리에 도움이 되는 방법 등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칼럼을 연재하는 이재성 한의사는 현재 익산에서 '이재성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회원입니다. 또한,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한의학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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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한의사 beminor@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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