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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농협, 소속 수어통역사들에게 “한수협 가입도 활동도 하지 마라”
한수협의 ‘전북 수어통역사 사망 사건’ 관련 입장문에 “농사회 간섭 마라” 비판
수화통역사들, “개인의 자유 침해이자 수통사에 대한 한농협의 인식 보여준다”
등록일 [ 2017년07월13일 15시49분 ]
 
한농협이 13일 발표한 성명서. "일부 수어통역사 모임의 의도적인 장애인단체 흠집내기식 발언에 깊은 유감"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농협 보도자료 갈무리.

전북에서 한 수어통역사가 자살한 사건에 관해 한국수어통역사협회(아래 한수협)이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한국농아인협회(아래 한농협)가 "의도적인 장애인단체 흠집 내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농협은 소속 수어통역사가 한수협에 가입이나 활동하는 것을 일절 금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남원수어통역센터에서 근무했던 수어통역사 정 아무개 씨가 순창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의 유서에는 '회사 내부의 일로 고민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정 씨를 비롯한 11명의 전보가 '부당전보에 해당한다'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한수협은 12일 한농협에 "부당인사발령자에 대한 징계 조치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그러나 한농협은 한수협의 이러한 입장문에 강한 불만을 표하며 13일 "'통역사의 죽음'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일부 수어통역사 모임은 각성하라!"라는 제목의 새로운 성명을 발표했다.
 
한농협은 "정 씨의 유서 중 '회사 내부의 일'이라는 부분을 '부당한 인사발령 과정이 죽음을 초래한 것'이라고 (해석하여) 사실관계 확인 없이 성명을 발표한 일부 수어통역사 모임의 이러한 행태는 의도적인 장애인 단체 흠집내기식 발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수어통역사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복지 전문 인력"이라며 "수어통역사 전문성과 역량 강화 및 권익향상뿐만 아니라 농인에 대한 수어통역서비스 향상에 힘써줄 것을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농협은 "이 모임 일부 세력의 '왜곡된 농인에 대한 이해'와 '지나치게 농사회에 개입하는 것'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며 "본 협회 소속 수어통역사는 이 모임의 가입 및 활동을 일절 금지한다"라고 강조했다.
 
한농협은 "본 협회 부설기구인 수어통역센터 수어통역사의 처우 개선과 역량강화를 위해" 별도의 수어통역사협회를 설립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한농협이 협회 소속 수어통역사의 한수협 가입 및 활동 금지를 선언한 것이 수어통역사의 권리 침해라는 지적도 일고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한 수어통역사는 한농협의 성명서에 대해 "수어통역센터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한농협이 직원들에게 가입을 하라 하지 마라 하는 것은 통역사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는 증거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수어통역사는 "한수협은 수어통역사 제도가 만들어진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조직된 수어통역사 단체"라며 "이전에도 수어통역사들의 모임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한농협 측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한농협이 자체적으로 수어통역사협회를 만들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 "한농협이 협회 지부장이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거나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는 수어통역사들의 업무 환경 개선에 정말로 의지가 있다면 독립된 기구의 발족을 막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농협의) 산하 기구로 '수어통역사협회'를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농사회와 청사회의 다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농사회에 간섭하지 마라'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접하고 나니 너무 허탈하고 속상했다"라며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상생의 길을 함께 모색해보자는 것인데 이것이 자꾸 왜곡되니 당황스럽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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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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