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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반 동안 장애인운동에 벌금 2400만원...노역투쟁으로 저항한다
매년 수십명 활동가에게 벌금 탄압...박옥순, 이경호, 이형숙 노역 결의
“노역으로 불법 아니면 권리 쟁취 할 수 없는 현실 알릴 것”

등록일 [ 2017년07월17일 19시27분 ]

3명의 장애인운동 활동가가 벌금 탄압에 저항하며 스스로 구치소행을 택했다. 박옥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총장, 이형숙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집행위원장, 이경호 의정부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 대표가 그들이다. 이들 3명에게 부과된 벌금은 각각 300만 원, 100만 원, 90만 원. 그 뿐 아니라 2015년부터 지금까지 진보적 장애인운동 활동가들이 투쟁 과정에서 사법부로부터 받은 벌금 총액은 무려 2400만 원에 달한다.


이들 3인은 이런 벌금이 장애인운동에 대한 국가의 부당한 탄압이라며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자진 노역에 들어가기로 했다. 17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는 이들의 뜻을 지지하고 사법부의 벌금 탄압에 항의하는 200여 명의 활동가가 모여 자진 노역에 들어가는 3인의 길을 배웅했다.


벌금을 통한 사법부의 장애인운동 탄압에 저항하며 박옥순, 이경호, 이형숙 세 장애인권활동가가 자진 노역투쟁에 들어갔다.

이형숙 집행위원장은 지난 2015년 8월 21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광화문 농성투쟁 3주년 행사를 마치고 이동 중, 경찰과 마찰을 빚으며 횡단보도를 가로막았다는 이유로 일반교통방해라는 죄명을 얻었다. 20여 분간 횡단보도 주변 교통을 마비시켰다는 이유였다.


이형숙 집행위원장은 구치소로 들어가기 앞서 한 발언에서도 그간 해온 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하고자 애썼다. 그는 “나는 이 투쟁이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사활이 걸린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선거 당시 약속했던 것처럼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고 호소했다.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이자 이 집행위원장의 딸이기도 한 조은별 씨는 “어제밤에 맛있는 거라도 먹자고 했지만 (엄마는) 어차피 구치소 화장실이 불편해서 가지 못하니까 안 먹는게 낫다고 말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조 씨는 “우리에게 없는 것이 돈이라는 것을, 정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활동가들을 계속 탄압하려는 것 같다”면서 “엄마가 벌금 앞에서 작아져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도록 나는 엄마와 더 열심히 차별 철폐를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경호 전 대표는 2년 전 의정부 시장과 장애인 생존권 보장을 위한 면담 요구 과정에서 이틀간 시장실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받았다. 그는 벌금을 대체하기 위해 사회봉사 신청도 했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 전 대표는 사회봉사 신청을 거절한 법원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내가 사회복지 공부도 했었고, 대학도 나와서 이런 저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사회봉사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여러분은 내가 그렇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심한 사람으로 보이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의 활동보조인인 김영이 씨는 지지발언에서 “2008년부터 활동보조를 했는데, 그 때에는 의정부에 장애인 콜택시, 저상버스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투쟁을 통해 의정부 장애인의 삶이 많이 달라졌다. 나의 이용자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오늘 아침 불편한 구치소 화장실 걱정에 식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빨리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옥순 사무총장은 장애등급제 희생자 故송국현 씨 투쟁 등 4건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박 사무총장은 이번 노역이 단순히 벌금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재판에서 판사를 향해 ‘불법을 하지 않고서 우리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묻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전하며, “우리의 노역은 단순히 벌금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법이 아니고선 부당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었던 현실을 고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의 남편이자 서울장애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이상엽 씨는 “가족으로서 아내를 구치소에 보내는 일은 마음이 아프지만, 이 일을 통해 이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다면 적극 지지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벌금탄압에 항의하는 퍼포먼스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우리는 제도화된 인권의 혜택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지만, 장애인권 활동가들이 버스와 지하철에 몸을 묶으며 싸워온 과정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인권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이들의 노역 투쟁에 지지를 보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벌금으로 인해 장애인운동이 꺾이지 않도록 많은 시민들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후원계좌는 국민은행 4477402-01-195204 (박경석)이다.

검찰로 향하기에 앞서 이경호, 박옥순, 이형숙 세 활동가가 지지자들을 향해 웃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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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철 기자 rollingston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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