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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이재성의 건강지킴 이야기 - 5
등록일 [ 2017년07월21일 19시27분 ]


 

죽을듯한 공포 경험 후 오래도록 자꾸 떠오르는 병이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다. 충격으로 정신이 손상되어 그런다. 실제로 뇌가 손상된다. 트라우마라고도 한다. 교통사고 후에 흔하다.

 
21세 ‘또또’ 양이 작년에 택시 사고를 겪었다. 운전석 옆에 탔었다. 중앙분리대 없는 2차선. 반대편 큰 트럭이 넘어들었다. 택시 기사님이 크게 다쳤다. 피를 많이 흘렸다. 병원 갔는데 돌아가셨다. ‘또또’ 양도 다치긴 했지만 가벼운 상처였다. 근데 그 사고 장면이 자꾸 고통스럽게 떠올랐다. 정형외과 치료 끝나고 합의했다. 마음 두려운 것도 치료받는 건지 몰랐다. 그것도 병인지 몰랐다.


1년 지났는데 여전하다. 사고 장면이 짧게 스쳐 간다. 가슴이 뛴다. 꿈에도 나타난다. 또 또 나타난다. 그 뒤에는 택시는 물론 자가용도 안 탄다. 버스만 탄다. 말수가 확연히 적어졌다. 사고에 대해 물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말하기가 두렵다. 다시 떠올리는 게 두렵다. 일상이 엉망이다. 대학 다니는 데 성적이 계속 떨어진다. 예민하다. 화를 잘 낸다. 택시 기사님에게 그 길로 가자고 했던 것 때문에 죄책감이 있다. 그 길로 가자고 하지 않았으면 사고 안 났을텐데.. 하는 죄책감이 계속 따라다닌다.

 
한방 병명은 경계다. 경계 중 크게 놀라서 두려운 일을 겪은 후 발생한 경우라 한다. 너무 민감해져 있는 상태를 핵심 증상으로 본다. 공황장애도 올 수 있다. 가슴이 심하게 뛰다가 죽을 것 같은 두려움까지 온다. 내가 나 아닌듯한 낯선 기분이 든다.

 
한약치료가 기본이다. 자주 놀라고 잠못자고 꿈 자주 꾸면 가미온담탕을 쓴다. 불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데에는 이진탕에 죽력 치자를 더해 처방한다. 두 처방을 근거로 죽력만 먹는 것도 좋다. 대나무 기름이다. 쉽게 구할 수 있다. 공황장애가 겹치면 소합향원을 쓴다. 핵심 약재는 사향이다. 공황발작 후 사향만 먹어도 뇌 회복할 수 있다.

 
생활상 치료도 있다. 택시 사고 충격으로 힘들어하는 ‘또또’ 양에게 자동차 장난감을 보여주는 방법이 있다. 조금씩 보여주면서 덜 놀라게 해 주면 도움 된다. 자동차 소리 비슷한 소리도 들려줄 수 있다.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괜찮다. 차 사고를 떠올리면 서 먼 곳을 바라보는 방법도 있다. 차 사고를 천천히 떠올린 후에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천천히 먼 곳을 바라본다.

 
외상 후 스트레스는 사고 며칠 후 증상 나타나는 게 보통이다. 증상이 한 달 넘어도 나아지지 않으면 병에 걸렸다고 한다. 끔찍한 사고를 겪었을 때 병에 걸릴 확률이 7% 정도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나아진다. 사고 며칠 후 끔찍한 장면 떠오르면서 잠깨면 바로 치료하는 게 좋다. 나을 확률을 높인다. 어린이들의 경우 퇴행이 흔하다. 갑자기 어려진다. 받아줘야 한다. 낫고 나면 저절로 나아진다.

 
증상이 심할 때는 치료 받는 게 중심이다. 치료자가 하자는 대로 따라야 한다. 근데 좀 나아지는 것 같으면 일상을 잘 챙기는 것이 좋다. 자신감을 가지고 증상을 무시해버리면 무시되기도 한다. 자신이 중심되어도 된다.
 

증상 악화의 핵심은 비난이다. 한국 전쟁 참전 미군보다 베트남 전쟁 참전 미군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훨씬 심했다. 한국 전쟁 미군은 미국 돌아갈 때 배 타고 갔다. 배타고 가는 두 달 동안 서로 격려하고 마음 다독이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 도착해서 세레모니를 받았다. 베트남전 군인들은 비행기 타고 하루 만에 미국에 보내졌다. 개인적으로 몇 명씩. 미국에 도착해서 온갖 비난을 다 받았다. 더러운 전쟁이라는 게 미국 내 여론이었다. 전쟁 중 끔찍한 일 겪었노라고 사회에 얘기할 수 없었다. 한국 전쟁 참전 군인들은 한국이 기적적으로 발전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베트남은 전쟁도 졌고 공산화되었다.
 

세월호 참사 후 일베들의 비난이 있었다. 아들 팔아 돈 받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충분히 살릴 수도 있는 시간에 가만있으라 했던 인재였는데 흔한 교통사고라고 억지를 부렸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비난에, 충격에 힘들어하던 엄마들의 일상이 위축되었다. 반대로 정말 힘들어 죽을 것 같던 어느 엄마는 노란 리본 달고 다니는 고등학생들 보면서 살 힘을 얻었다고 한다.
 

같은 사고로도 왜 너만 그러냐고 했던 시절이 있다. 병신병이라고.. 최신 결론은 인간의 근본 속성인 공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911 테러 때 50만명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다. 왜 너만 그러느냐가 아니었다. 큰 사고는 국민 모두 힘 합쳐 이겨내야 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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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한의사 beminor@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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