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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살고 있는 것들
로사이드_따끈따끈 오늘의 창작 27
정종필 창작자
등록일 [ 2017년07월27일 18시57분 ]

거기 살고 있는 것들 | 정종필, 종이에 볼펜, 394 x 545mm, 2017
 

중앙에 가로 선을 두개 긋고 왼쪽으로 세로형의 길쭉한 네모를 그렸다.

가로 선 위에 비너스 조각상의 얼굴을 그린다.

 

종필: 비너스 그리스야?

유희: 응~

 

너무 빨리 그려서 얼굴을 어떤 순서로 그리는지 보지 못했다.

비너스 상 왼쪽에 하트 인형을 그렸다.

비너스 상 오른쪽으로 쌓여 있는 물건들을 그린다.

하품하는 종필씨.

선반 위를 그리는 것 처럼 보인다.

선반 위 오른쪽에 있는 공간박스를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책들을 큼지막하게 그렸다.

펜을 놓고 하품하는 종필씨.

가로선을 길게 그려 선반의 첫번째 칸을 그렸다.

다시 펜을 내려놓고 하품하며 웃는 종필씨.

나를 보고 웃는다. 계속 웃는다.

 

유희: 종필씨, 그림을 그려주세요.

 

선반 첫번째 칸 왼쪽부터 꽂혀있는 책을 그려 나간다.

세로로 선을 쭉쭉 그리며.. 중간에 작은 책들이 갑자기 등장.

음? 실제로는 다 큰 책만 꽂혀있는데..

앗, 아니다 내가 잘못봤다. 다시 보니 작은 책들이 꽂혀 있는것이 맞다.

가로선을 길게 그어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선반을 그린다.

두번째 선반에 쌓여있는 물감들을 커다란 박스처럼 그렸다.

 

유희: 종필씨, 이제 종필씨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주세요.

종필: 응.

 

왼쪽 빈 공간에 네모를 그리고 그 위에 컴퓨터 같은 것을 그린다.

 

유희: 종필씨. 아니야, 이제 보지않고 그려주세요.

 

잠시 머뭇하더니 책상 의자를 그리고 연달아 다리까지 그리는 종필씨.

 

유희: 아, 다 외워버린거예요?

종필: 응.

 

손을 만지는 종필씨. 엄지와 검지로 눈꺼풀을 위 아래로 벌린다.

양쪽 눈을 다 벌려보는 종필씨.

 

유희: 종필씨, 눈이 아파요?

종필: ….

유희: 졸려요? 종필씨?

종필: …. 그림그려요.

유희: 네.

 

중앙 큰 선반 오른쪽으로 작은 선반을 그려 넣는다.

한 칸을 왼쪽 오른쪽으로 나눠 네모를 두 개 그리고 그 안에 책 같은 것들을 그려 넣었다.

아래에도 네모를 두 개 그려넣고 반듯하게 꽂힌 책과 옆으로 누워서 꽂힌 책들을 그렸다.

 

종필: 시끄럽지?

유희: 네.. 종필씨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주세요. 종필씨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그려줄 수 있겠어요?

종필: 응.

 

방금 전 그린 책장 위에 또 다른 책장을 그렸다. 2칸짜리이다. 칸막이는 없다.

책 4권을 그려넣는다.

손톱을 만지는 종필씨.

 

유희: 종필씨, 잠깐 쉬어요 우리.

 

쉬는 도중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종필씨.

도화지 오른쪽 끝에 2칸짜리 선반을 그렸다. 같은 크기의 책들을 쭉 그려 넣었다.

 

유희: 종필씨, 우리 자리 바꿔 앉아요.

종필: 아니.

유희: 여기 앉으세요. 내가 그쪽에 앉을게.

 

웃으며 책장을 계속 그리는 종필씨.

방금 그린 오른쪽에 2칸짜리 선반 위, 똑같이 생긴 2칸짜리 선반을 하나 더 그리고

책들을 그려넣었다. 윗칸에는 비스듬히 꽂힌 책이 한 권, 아랫 칸에는 두 권이 비스듬히 꽂혀있다.

 

종필: 색칠해요?

유희: 아니요.

 

책상을 그렸던 왼쪽 위 빈공간에 가로선을 넓은 간격으로 두 줄 그려넣었다.

넓고 얇은 상자같은 것을 꽉꽉 채우듯 그려넣는다.

 

유희: 종필씨 이게 뭐예요?

종필: 스케치예요.

유희: 아니 이거 말이예요. 이거는 뭐예요?

종필: 스케치예요. 스케치예요?

유희: 응~ 종필씨가 좋아하는 동물 어디 있어요?

종필: 여기.

유희: 거기에 그려줄래요?

종필: 응. 사슴, 사슴 그렸어요?

유희: 응~ 사슴옆에 누가 있어요?

종필: 말. 말?!

 

중앙에 그려진 사슴 오른쪽으로 사슴보다 조금 더 큰 말을 그렸다.

 

종필: 말 그렸어요?

유희: 말 그렸네요?

종필: 조랑말.

유희: 조랑말이 같이 왔어요? 이거?

종필: 그렸어요?

유희: 응.

 

큰 말 오른쪽으로 약간 작은 말이 그려졌다.

턱을 만지는 종필씨.

 

유희: 또 그려주세요.

종필: 늑대?

사슴 왼쪽으로 큼지막한 늑대를 순식간에 그렸다.

 

종필: 그렸어? 늑대 그렸어?

유희: 응.

종필: 코뿔소?

유희: 우와, 코뿔소는 이쪽에 그리면 어때요?

종필: 응. 여기있네?

유희: 코뿔소 옆에는 누가 있어요?

종필: 코알라.

 

코알라 코인가 너무 큰데? 아니구나 귀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코알라가 나타났다.

 

유희: 이 기둥은 뭐예요?

종필: 나무.

유희: 나무면 잎도 그려주면 어때요?

종필: 그려?

유희: 하마 밑으로는 누가 있어요?

종필: 물 속에. 하마, 물 속에.

 

물 속에 반쯤 잠긴 하마를 그렸다.

 

유희: 비너스 옆에는 누가 있어요?

종필: 악어. 악어 그렸네?

유희: 여기는 뭐가 있어요?

종필: 고래.

숨구멍으로 물을 뿜고 있는 작은 고래를 그렸다.

 

유희: 고래가 있는 수면을 옆으로 이어주면 어때요?

종필: 아, 이렇게?

고래가 있는 수면과 하마가 있는 곳의 수면을 쭉 이어 그렸다.

 

유희: 오른쪽 위의 빈 공간에 뭐가 있어요?

종필: 돌고래. 돌고래? 돌고래 그렸어? 상어! 이거 상어! 상어?

수면 아래로 상어를 그렸다.

 

수면 위쪽으로 펜을 옮기며,

종필: 박쥐? 박쥐. 박쥐?

점프하는 돌고래 오른쪽으로 날고 있는 박쥐를 그렸다.

 

종필: 물개!

박쥐 아래 공간에 공을 가지고 노는 물개를 그렸다.

물개는 공중에 떠 있다.

 

유희: 여기에는 뭐가 있어요?

종필: 카멜레온! 카멜레온? 카멜레온! 이구아나. 캥거루. 캥거루 껑충껑충. 캥거루 높이 뛰어? 캥거루는 어떻게 뛰어? 캥거루는 껑충껑충. 껑충껑충 꺼엉 충. 껑충껑충 꺼엉 충. 귄투하는 캥거루? 캥거루가 권투하는?

 

사슴 위에 마주보고 서 있는 캥거루 두마리를 그렸다.

권투를 하고 있는 거 같아 보이진 않는다. 사이 좋아 보임.

 

종필: 달팽이?

 

왼쪽 아래 공간에 커다란 달팽이를 그렸다.

 

유희: 또 그려주세요.

종필: 이거?

유희: 응. 거기엔 누가 왔어요?

종필: 도마뱀.

 

책장에 그려넣은 책 위에 뱀을 그렸다.

종필: 뱀.

 

그 아래쪽으로 도마뱀을 하나 더 그렸다.

종필: 도마뱀.

유희: 사람 그려도 괜찮아요.

종필: 여기?

유희: 응.

종필: 사람 그렸어?

책상 의자에 앉아 있는 듯한 사람을 그렸다. 입을 벌리고 웃고 있다.

 

유희: 종필씨 그리고 싶은거 그려주세요.

종필: 무당벌레.

커다란 달팽이 아래에 무당벌레를 그렸다.

 

종필: 이거? 땅거북.

책상 의자 아래에 땅거북을 그렸다.

 

종필: 거북이.

책상 의자 아래 왼쪽에 거북이를 그렸다.

 

종필: 자라.

사슴 머리 위에 길쭉한 자라를 그렸다.

 

유희: 상어 아래에는 누가 있어요?

종필: 이거?

유희: 응.

 

쥐같은 것을 그렸다.

유희: 그게 뭐예요?

종필: 곰.. 가오리. 가오리. 가오리.. 갈매기.

 

위쪽 악어 오른쪽으로 갈매기 두 마리를 나란히 그렸다.

말 위쪽에 뭔가 그렸다. 이건 많이 봤다. 낙타일거 같다.

 

유희: 그건 뭐예요?

종필: 낙타.

유희: 맞혔네!

 

낙타 오른쪽으로 거북이하고 거미를 그렸다.

종필: 거북이! 거미!

 

히히히 웃는 종필씨.

 

유희: 또 누가 살아요?

종필: 흥흥 농심! 바다거북.

 

중앙 책장 가운데 헤엄치고 있는 듯 보이는 바다거북을 그렸다.

 

종필: 흥흥 농심!

유희: 또 누가 살아요?

종필: 토끼.

숨어있는 듯한 토끼가 그려졌다.

 

유희: 소예요?

종필: 응.

토끼 왼쪽으로 다리 짧은 소를 그렸다.

 

돼지를 그리는 거 같다.

유희: 돼지 구나?!

종필: 예.

소 왼편으로 돼지를 그렸다.

 

캥거루 오른쪽으로 새 같은 것을 그렸다.

유희: 이건 뭐예요?

종필: 오리.

 

날개 펼친 새를 그리고,

종필: 백조!

 

백조 위에 작은 뭔가를 그렸다.

종필: 청둥! 오리!

 

캥거루 아래에 뭔가를 그렸다.

유희: 그게 뭐예요?

종필: 닭!

유희: 닭?

종필: 응. 닭.

 

가까이 본다. 닭이 너무 처량하게 그려졌다. 하하하하하하 웃음이 터져버렸다.

나를 빤히 보는 종필.

 

유희: 왜~ 아무 생각이 없는 표정이야~

종필: 으흐흐흐흐

웃는 종필.

 

종필: 너구리.

유희: 너구리가 어디있어요?

오리 아래, 작은 칸에 맞춰 찌그러진 너구리가 그려졌다.

 

종필: 꿩!

 

뱀 아랫칸에 꿩을 그렸는데. 꿩이라니..꿩도 어딘가 처량하다.

 

유희: 아하하하하하하. 책상 위에 누가 있어요?

종필: 고릴라가 있어요.

책상 위 오른쪽 공간에 많이 봐 온 그 고릴라가 그려졌다.

 

유희: 고릴라 옆에는 누가 있어요?

종필: 여우.

책상 위 왼쪽 공간에 꼬리를 일자로 뻗어 올린 여우를 그렸다.

 

종필: 당나귀.

유희: 누구라고요?

종필: 당나귀.

유희: 당나귀 옆엔 누가 있어요?

종필: 고양이.

허리가 아주 긴 고양이를 그렸다.

종필: 그렸어?

 

하품하는 종필씨.

귀 파는 종필씨.

기지개 켜는 종필씨.

유희: 종필씨 힘들어요?

종필: 응.

유희: 그만하고 싶어요?

종필: 응. 누구꺼? 누구꺼야?

유희: 뭐가? 아, 이거 과자~ 과자 먹어요. 우리

종필: 응.

 

잠시 쉬는 동안 종필씨는 스스로 조각그림 붙이는 작업을 했다.

 

유희: 종필씨가 그리고 싶은 동물 그려주세요.

종필: 흰곰. 흰곰 그렸어? 새싹. 산. 그렸어? 그렸어요?

유희: 응.

종필: 거미줄? 다했어? 다했어요?

유희: 조금만 더 할까요?

종필: 악어 그렸어?

 

오른쪽 작고 촘촘한 책장 사이사이에

새삭, 산 하나, 산 둘, 거미줄, 악어를 그려넣었다.

 

종필: 꽃! 토끼! 다람쥐!

유희: 종필씨 조금만 천천히 그려주세요.

종필: 맘마를 흘렸어요.. 매미!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 위에 매미를 그렸다.

매미일까..? 의심하는 나.

 

종필: 뱀! 잠자리! 나비! 귀뚜라미! 방아깨비! 메뚜기! 유한양행 콘택 600. 그렸어요? 씻기 싫어.

유희: 그만 하고 싶어요?

종필: 응. 다했어요.

 

거기 살고 있는 것들 | 정종필, 종이에 볼펜, 마카, 394 x 545mm, 2017
 

[따끈따끈 오늘의 창작] <로사이드>는 의미 없는 낙서 또는 장애에서 비롯된 증상으로 여겨져 버려지고 금지되던 예술 작업, 제도권 교육과 관계없이 지속하여온 독창적인 창작세계를 재조명하고 사회에 소개합니다. 최근에는 자폐성장애, 정신장애, 경계성 장애 등을 가진 창작자와 함께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로사이드>는 이러한 창작물을 본 연재를 통해 정기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 홈페이지 : rawsid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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