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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농성 5주년의 포문을 연 탈시설 선언, “대구희망원 해결부터 시작!”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농성 5주년 집중투쟁 시작
사전대회로 “대구시립희망원 참사 해결을 위한 결의대회” 진행
등록일 [ 2017년08월18일 18시07분 ]

광화문 농성 5주년 맞이 집중투쟁 사전대회인 '대구시립희망원 참사 해결 결의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투쟁을 외치고 있는 모습.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광화문 농성 5주년 맞이 1박 2일 집중투쟁이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집중투쟁은 ‘대구시립희망원 참사 해결을 위한 결의대회'로 시작되었다.

 

지난해 세상에 드러난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일어난 인권침해, 거주인 사망, 조직적 횡령 등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국회뿐만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시에 검찰까지 희망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 척결 대책위원회(아래 희망원대책위)는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탈시설 자립 생활 지원 방안 마련'을 대구시에 촉구하며 시설 문제 해결을 위해 투쟁해왔다.

 

지난한 과정을 거친 대구시와의 협상 끝에 희망원 대책위는 △탈시설 자립지원팀 신설 △2018년까지 희망원 거주인 포함 70인에게 탈시설 지원 △희망원 산하 장애인 거주시설 ‘글라라의 집' 2018년 폐쇄 및 용도 전환 등의 약속을 받아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당시 ‘범죄시설 폐지 및 탈시설 정책 추진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대구희망원 문제 해결'을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탈시설 등 지역사회 정착 환경 조성’이라는 추상적인 문구가 들어갔을 뿐 대구시립희망원 등 범죄시설에 대한 폐쇄조치와 시범사업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광화문 농성 5주년을 맞아 18일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아래 광화문공동행동) 등 228개 연대 단체들이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 모여 ‘대구시립희망원 참사 해결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 차원의 장애인 수용시설 정책 폐지를 촉구했다.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희망원에 가보면 거주인들이 대책위 사람들에게 ‘우리 잘살고 있는데 왜 그러냐'라고 하시더라. 이런 반응을 접할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그분들이 얼마나 자유 못 누렸으면, 얼마나 시설 생활에 익숙하면 밥 세 끼 주는 것만으로도 ‘좋다'라고 하고, 직원들 편의 때문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사람들이 죽어간 공간을 ‘이만하면 됐다’라고 하실까 싶어서 눈물이 났다”라며 “우리가 밖에서 만끽하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인지조차 할 수 없는 구조에서 세뇌된 분들을 향한 안타까움에 더욱 열심히 싸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문제가 많은 시설이 희망원뿐이겠나. 사람으로부터 자유를 앗아가는 본질을 가진 시설이 다 없어져야 장애인도 가난한 사람도 ‘인간답게' 사는 사회가 되지 않겠나”라며 “희망원 문제가 우선 모범적으로 잘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강조했다.

 

발언하고 있는 박명애 대표(맨 오른쪽)
 

서승엽 희망원대책위 공동대표는 지난 일 년 넘는 시간의 투쟁이 희망원 문제 해결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며 “진짜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많은 사람이 희망원 대책위와 대구시의 협의 내용을 보고 ‘유례 없는 승리'라고 투쟁을 평가해 주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이 투쟁에서 승리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입을 열었다. 그는 “아직도 희망원에서 억압받으며 살았던, 그리고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알고 있다"라며 “희망원 투쟁의 결과를 가지고 앞으로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꿔 갈 것인지, 어떻게 ‘모든 이들의 해방'을 이룰 수 있을지에 관한 논의와 싸움이 이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자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희망원 사건을 보며 정말 깜짝 놀랐었다"라며 “내가 살아오면서 전전했던 시설들에서 일어났던 일과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강자 활동가는 은평구에 있는 아동보호소와 서울시립갱생원에서 거주했던 경험이 있다. 그는 “시설은 우리를 사람이 아니라 동물처럼 대했고, 구타도 일상적이었다. 결국, 그 삶을 견디지 못해 친구들 몇 명과 함께 탈출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집이 없고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시설에 가둬놓고 살게 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사람은 사람답게, 자유를 누리면서 살아야 한다"라며 “지난해 말 기준 정부 주택도시기금 보유 규모가 약 40조 원에 달한다고 들었다. 그 돈을 사용해서 장애인 시설이나 노숙인 시설 등을 없앤 후 사람들에게 주거 지원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광화문공동행동은 “대구시립희망원을 기점으로 장애인을 보호받아야 할 불완전한 존재, 동정과 배려의 대상으로 여기는 그릇된 가치와 통념을 바로잡고자 한다"라며 “장애인을 보호한다는 모든 말과 인식, 그리고 장애인 거주시설과 그에 관한 모든 것에 반대한다"라고 선언했다.

 

아울러 광화문공동행동은 “약자가 없어야 강자가 없다. 장애인이 시설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모두 충족되었을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라며 “모든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자기 삶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전 사회에 공포하며, 이를 현실화할 정책 마련에 국가가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집회를 마무리한 후, 참석자들은 효자치안센터에서부터 광화문 농성 5주년 집중 결의대회가 진행될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사전대회에 참석한 인파.

사전대회 마무리로 시설의 창살을 부수는 퍼포먼스가 이뤄지고 있다.

광화문으로 행진하고 있는 사람들.

광화문으로 행진하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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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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