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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확인] ‘강서구 특수학교 반대’ 불 지핀 김성태발 ‘가짜뉴스’
김성태 의원 “교육감 오락가락 행보에 주민갈등 커지고, 특수학교 건립 지연” 주장
마곡지구 부지는 서울식물원 설립 부지, 특수학교 지연시킨 주범은 김성태 의원
등록일 [ 2017년09월13일 20시06분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2일 <김성태 “특수학교 반대? 오히려 교육청 대체부지 확보에 적극 협조”- 강서구 특수학교 건립 성사 직전에 돌변한 건 조희연 교육감>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논란을 둘러싸고, 김 의원이 지역 님비 현상을 부추긴 주범이라는 여론을 의식해 배포한 것으로 보인다. 하루 앞선 11일엔 서울시교육청이 김 의원의 언론 인터뷰에 대한 반박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여러모로 김 의원에 대한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된 터였다.

 

김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요약하면, 교육청이 마곡지구에 특수학교 관련 대체부지 요청을 했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였’는데 교육청이 ‘성사 직전’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김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설득과 지역주민 갈등을 막는 등 최대한 노력을 다했음에도 특수학교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깝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교묘히 다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서울시는 대체부지 요청에 오히려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지난 5일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오른쪽엔 12일 김성태 의원실이 배포한 보도자료.
- 대체부지 요청에 서울시 ‘긍정’적으로 검토? NO, 오히려 ‘곤혹’

 

김성태 의원실의 보도자료부터 자세히 들여다보자.

 

교육청은 올해 1월 19일 서울시에 ‘강서구 마곡지구에 학교용지 확보를 위한 도시계획시설 변경 요청’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2월 6일 “공진초교 이전부지를 활용하여 특수학교 신설이 어렵다고 결정되면, 교육청에서 요청한 마곡지구 입지에 검토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교육청이 요청한 마곡지구 내 부지는 일찍이 서울시가 서울식물원을 조성하려고 한 부지 중 일부로, 교육청은 50만 4012㎡ 중 4700㎡에 대한 사용을 요청했다.

 

김 의원실은 이러한 서울시 답변을 “긍정검토 공문 회신”이라고 읽었다. 그러나 내부 사정을 보면 관련 부처에서 곤혹스러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 의원실이 밝힌 보도자료엔 관련 부서인 푸른도시국, 경제진흥본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검토의견이 담겨있다.

 

푸른도시국은 “식물원 내에 특수학교 부지가 꼭 필요하다면 그와 동일한 면적을 식물문화센터 옆 유보지에 추가 확보해야 한다”면서 도시공원위원회 자문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경제진흥본부는 “교육청 요청에 따라 사회적 약자 배려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분할에 동의했으나,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농업을 테마로 하는 종합 체험공간인 농업공화국을 조성하기엔 면적이 협소”하다면서, “당초 계획대로 농업공화국 사업 부지로 사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부지 소유자인 SH 또한 대체 녹지율을 확보하고 시공 부분에 대한 매몰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관수용 수원 별도 확보, 상·하수 라인 및 배수관로 재조정 등의 공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즉, 김 의원실 측 주장대로 관계 부처에서 마곡지구 사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러나 김 의원실 측은 13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해석의 차이”라면서 “교육청이 서울시에 5차례 요청했는데 4번째까지는 완전 불가입장, 아예 안된다는 거였다. 하지만 이 공문에선 입장에 대한 변화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곡지구는 주택에서 최소 50m, 최대 2~3km 떨어져 있고 기업이 입주해 있어 주민반발이 적을 수 있다. 공진초는 바로 앞이 아파트라 반발이 심한데 그렇게 갈등하면서까지 (지을 필요 있나).”라면서 “마곡에서 주민반발이 있다면 김성태 의원이 책임지고 막겠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 김성태 “마곡지구 주민 반발 적을 것” 주장 …NO, 일찍이 ‘민원 빗발쳐’ 

 

김 의원실은 마곡지구가 공진초 이적지보다 주민반발이 ‘적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나, 안타깝게도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주민 반대는 ‘기본값’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작년 여름, 마곡지구 내 특수학교 설립 소문이 들리자 당시 마곡지구 주민이 모인 온라인카페에선 이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당시 카페 회원 수가 1만 3000여 명을 넘는 이 카페엔 ‘특수학교 관련 민원’ 카테고리가 별도로 있을 정도였다. (▷ 관련 기사 :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또다시 시작된 “우리 동네엔 안 된다!”) 최근 강서구 특수학교 논의가 다시 달아오르자 카페 내 분위기도 덩달아 달아오르며, 대체부지로 마곡지구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는 눈치다. 온라인 분위기로 미루어보았을 때, 공진초만큼이나 오프라인에서도 조직적 반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마곡지구 주민이 모인 온라인카페. 최근 강서구 특수학교 논의가 다시 달아오르자 카페 내 분위기도 덩달아 달아오르고 있다. 이곳엔 ‘특수학교 관련 민원’ 카테고리가 별도로 있다. 사진은 ‘특수학교 관련 민원’ 게시판 내 게시물들.
그러나 이것이 꼭 공진초 인근 주민들이 ‘나빠서’, 마곡지구 주민들이 ‘나빠서’ 인가? 당장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강서구 특수학교’를 넣은 뒤 온라인 카페에 들어가 댓글들을 보자. ‘무릎 꿇은’ 장애부모들을 안타깝게 여기며 “특수학교 반대하는 사람들이 이기적이다”라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지만, “내 집 앞에 특수학교가 생긴다면 반갑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들도 팽배하다. 즉, 특수학교는 어디에 들어서도 현재와 같은 지역주민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 그러므로 마곡지구가 주민반발이 더 적을 수 있기에 마곡지구로 옮기자는 김 의원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마곡지구 주민들은 더욱 극렬하게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그쪽에서 기피한 시설을 왜 이곳에 들이미느냐’고 물을 것이며, ‘우리가 반대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겠구나’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주민 반대에 떠밀려 설립예정지를 변경한 선례만 남길 뿐이며, 결국 강서구 특수학교는 그 어디에도 설립될 수 없다.

 

그럼에도 (동의하기 힘드나) 김성태 의원실의 주장을 너그럽게 수용해 서울시교육청에 두 개의 선택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하나는 공진초 이적지고, 두 번째는 마곡지구다.

 

공진초 이적지는 서울시 교육청 부지다. 그런데 마곡지구는 교육청 부지가 아니라 SH 부지이고, 그곳엔 이미 서울시가 서울식물원을 짓기로 예정했다. 마곡지구에 특수학교가 설립되려면 땅 매입, 공원부지→학교부지로 용도 변경, 주민 의견 수렴과 함께 애초 계획한 서울식물원 설립 계획도 변경해야 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공원부지에서 학교부지로 용도 전환하는 데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지 변경 시 주민공람절차가 있기에 주민 의견도 반드시 수렴해야 한다. 마곡지구로 특수학교를 설립한다는 소문이 들릴 때 이미 교육청엔 마곡지구 주민의 집단 민원이 빗발쳤다. 교육청 관계자는 “용지 전환 주체가 교육청이 아니라 서울시이기에 (주민 반발을 무릅쓰고 특수학교를 설립할) 확실성 담보가 안 된다”면서 “불확실성에 기대 학교 설립을 추진할 순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느 부지를 택하겠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만연한 사회. 김성태 의원은 이를 이용해 지역 갈등을 증폭시키고, 주민들이 반대할 타당하고 합리적인 이유(한방병원 설립)를 만들어주었다. 김성태 의원도, 반대 측 주민도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말은 쉽다. 그러나 그 말은 어떻게 해야 믿어지는가? 행동과 일치할 때 믿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지금 특수학교 설립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조희연 교육감이 아니라 ‘남의 땅’에 국립한방병원을 짓겠다는 “가공의 희망”을 불어넣은 김성태 의원이 아닌가.

 

그래서 묻고 싶다. 마곡지구에서 주민 반발이 있을 경우 ‘책임지고 막겠다’는 김성태 의원님, 지금 이곳 공진초 부지에서 ‘책임지고 최선을 다해’ 막아주면 안 될까요?

 

그때 사람들은 믿을 것이다. ‘김성태 의원이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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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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