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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전가되는 특수학교 장애학생 교육권 보장...교육부가 대책 수립해야
안전사고 우려로 부모에게 전가되는 책임, 학생보다 학교 편의 중심 운영 등
“일부 특수학교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 교육부와 교육청 차원 해결 필요”
등록일 [ 2017년09월27일 15시47분 ]

강서구 특수학교 신설을 둘러싼 지역사회와 장애인 부모들 간의 갈등이 뜨거운 이슈다. 특수학교를 기초지자체에 하나씩 설립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하고, 이낙연 총리가 직접 ‘특수학교 설립 확대 의지'를 표명하기도 하는 등 특수학교 증설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특수학교가 물리적으로 만들어지기만 한다고 장애인의 교육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것일까. 현재 운영되고 있는 특수학교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고, 이는 향후 늘어날 특수학교 운영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할까.

 

27일, 국회의원회관 제2공용회의실에서는 특수학교 장애학생 인권침해 대책 수립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교육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조승래 의원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부모들이 특수학교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교육권 침해로 제기한 것은 △식사시간 보조 인력 미제공 △교외체험학습 참가횟수 제한 및 교외체험학습 참여시 차량 미지원 △통학버스 부족으로 장시간 통학 문제 발생 및 학부모 통학 부담 가중 △개별화교육지원팀 운영 과정에서 학부모 참여 배제 또는 제한 △무상교육 대상자라는 이유로 전공과 재학 장애 학생 차별 및 ‘진단평가' 지표 문제 등 다섯 가지였다.

 

특수학교에서는 섭식지도가 교육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특수교육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보조 인력인 ‘실무사'의 역할에 ‘급식’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몇몇 학교에서는 이를 학부모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부모들 간담회가 있어서 학교에서 같이 회의를 했는데, 점심시간이 되니까 부모들이 ‘아이 식사보조 해야 한다'라면서 다 갔다.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알고 보니 그 학교에서 점심시간에는 보조 인력을 제공하지 못하니, 학부모들이 와서 아이들 식사 보조를 하고 부모가 못 오면 활동보조인을 붙이라고 공지했다는 거다.”

 

학부모의 책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통학부터 수업 중 필요한 의료적 지원, 그리고 현장학습에 이르기까지, 특수학교의 부족한 인력과 안전사고 책임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해 특수교육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지원되어야 할 부분이 부모의 몫으로 돌아온다.

 

"일상적인 사회생활 참여가 어렵다 보니 수업의 일환으로 학교에서 현장학습을 한 달에 한 번씩 갔었다. 학교에 있는 특장차나 버스 등을 이용해서 나가면 4교시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그런데 교장이 바뀌면서 '현장학습은 차량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리로 가라'고 한 것이다. 교장은 '안전상의 문제'와 4교시까지 현장학습을 진행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라는 이유를 댔다. 지난 16년간 한 번도 안전사고 있었던 적이 없다. 특장차도 있고 아이들 장애 특성도 있다보니 차를 한 번 타는 데만 1, 2시간씩 걸린다. 4교시까지 사용할 수밖에 없다. 걸어서, 사람이 휠체어 밀어서 갈 수 있는 반경만 가게 하면, 그건 순전히 학교 편의를 위한 거지 아이들 '교육'을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

 

"학교에 통학버스를 딱 한 대 운영한다. 이십 분이면 가는 거리를 먼 곳에 사는 학생들까지 다 태워오느라 한 시간 반이 넘게 걸린다. 그런데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은 딱 한 명이다. 얼마 전에는 통학버스 안에서 학생이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인력이 부족하니 통학지원 교사가 아이들의 상태를 세심하게 점검하지 못하는 탓이다."

 

"아침에 아이들 준비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통학버스는 큰 도로로만 다니니까 버스를 타려면 거기까지 데리고 나가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늦는 날이 있지 않나. 그러면 내 차를 태워서 데리고 가는 것이다. 아침에 늦어진 것도 속상한데, 학교는 9시 40분에 아예 정문을 닫아버리겠다고, 지각하지 말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어느 날 비가 엄청 많이 오는 날인데도 원칙이라며 문을 안 여는 거다. 한참 실랑이하다 겨우 들여보내고 왔더니 주차위반 딱지가 붙어 있더라."

 

한 부모는 자녀의 가래 흡인을 거부한 학교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장애로 인해 주기적으로 가래 흡인 조치를 해야 호흡을 할 수 있으나, 학교 측은 "안전사고 위험이 있으므로 부모가 직접 해야 한다"라며 담임교사나 보건교사가 가래 흡인 조치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이 학부모는 하루에 2, 3차례 학교를 찾아 직접 가래 흡인을 해야만 했다. 인권위는 "중증장애 학생에 대한 의료조치 편의 지원이 교육상 필요한 정당한 편의에 해당한다"라며 학교 측에서 가래 흡인조치를 비롯한 의료조치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가래 흡인은 나도 하고, 80 넘은 할머니도 하고, 어제 오신 활동보조 선생님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조치이다. 그런데 이걸 자격증까지 가진 보건교사는 왜 못하나. 인권위 권고까지 나왔는데도 '할 수는 있는 조치이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라는 교육청 공문 보여주며 '가래 흡인 안 하는 게 위법은 아니니 안 하겠다'라고 버티고 있는 학교의 태도에 너무 화가 났다."

 

정은영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연구관은 "이 문제로 복지부에도 문의를 해봤다. 의료조치를 하다가 사고가 나게 되는 경우, 보건교사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민형사상 소송이 걸리면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런 부담 때문에 꺼리게 되는 것 같고, 교육부에서도 의료조치를 법으로 강제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윤종술 부모연대 대표는 "현행법으로야 당연히 강제하기 어려우니 이 부분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모인 것 아닌가"라며 "우려되는 부분들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구상하고,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 노력할 책임이 분명 교육부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조상래 의원(왼쪽)과 윤종술 대표(오른쪽)

 

이렇듯 학교가 교육권 보장을 위해 제공할 것이 기대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학부모의 책임이 강조되지만, 개별화교육지원에 있어서는 배제되고 있다고 부모들은 지적했다.

 

"개별화교육 협의회 참석 여부를 알아본다는 통신문이 왔다. 그래서 신청을 했는데, 지난 12년간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었다. 문제는 선생님들도 처음 해보는 거니까 학부모들이 좀 이해해달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부모들에게 '개별화교육'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운영되는지부터 설명을 해야 부모들이 참석을 할 텐데, 아무 설명 없이 가정통신문만 돌리면 누가 참석하겠나. 그러다 보니 참여 안 하겠다는 부모가 많고, 학교는 이걸 '개별화교육지원은 없어져야 할 악법'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하는 거다. 부모들도 하지 않고 학교는 학교대로 힘들다는 거다"

 

정은영 연구관은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특수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 운영이 시도교육감에게 전적으로 일임되어 있기 때문에 말씀해주신 내용에 있어 교육부가 강제성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다"라며 책임 소재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인력을 충원하거나, 평가 지표에 따라 관리 감독을 하는 것 등이 시도교육청의 업무라서 교육부 차원에서 뭔가 확답을 드리기 어려움이 있다"라고 전했다.

 

윤종술 부모연대 대표는 “특수학교에 충분한 인력이 배치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운영이 교장이나 교감 등 고위 운영자들의 방침에 따라 천차만별 되는 것이 문제"라며 "교육부 차원에서 지침을 제대로 만들고 이것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승래 의원 역시 “학교 간 차이, 지역 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 격차를 줄여가고 통일시켜가는 것이 중앙정부의 역할"이라며 "시도교육감의 권한 영역은 존중하면서도 이 틈을 메우기 위한 지침 정비 등은 재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모인 부모들과 교육부 관계자, 그리고 조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제기된 긴급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협력하고, 추후 특수학교 전반의 문제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의 자리를 지속해나가자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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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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