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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단체가 잠식한 장애인콜택시 운영권, 이용자는 울고 있다
[기획] 장애인콜택시 실태 점검 - 1
전국 161개의 지자체 중 125곳은 민간위탁
등록일 [ 2017년11월17일 14시08분 ]

[편집자 주] 장애인콜택시(특별교통수단)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장애인콜택시는 기나긴 콜 대기시간, 이용 제한 사유, 운전자의 인권의식 결여 등의 문제로 언제나 이용자들의 불만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에 비마이너는 3회에 걸쳐 장애인콜택시 운영 현황을 짚으면서 문제점과 대안을 심층적으로 모색해 보고자 한다.


장애인콜택시(특별교통수단)는 교통약자에게 있어 ‘대중’교통수단(public transportation)이다. 단순히 버스보다 더 편하고 빠르게 가기 위해 비싼 요금을 내고 타는 일반 택시와는 다르다. 장애인콜택시는 저상버스 도입률이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장애인들이 버스를 대신해 이용하는 사실상 거의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것이다. 즉, 장애인콜택시는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공적으로 운영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장애인콜택시 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비마이너는 지난 10월부터 약 한 달간 전국 특별/광역시 및 기초자치단체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장애인콜택시 운영 실태를 조사해 봤다.

 

우선 장애인콜택시의 운영주체가 민간인지 공공인지 분류해 봤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거나, 지방공기업법 등에 의해 지자체가 직접 출자해 설립한 공단, 공사, 재단, 법인 등이 운영권을 가진 경우에는 ‘공공’이 운영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조사 결과, 전체 161개의 특별/광역시 및 기초자치단체 중 공공기관의 성격으로 운영되는 곳은 총 36곳으로 전체의 약 22%에 불과했다. 나머지 77% 즉 125곳은 민간단체에서 운영권을 가지고 있었다.


민간위탁 운영은 군소 도시 및 군단위로 갈수록 더 비율이 높아졌다. 서울을 포함한 8개 특별/광역시 중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곳은 서울, 광주, 인천, 대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서울은 서울시설관리공단, 인천은 인천교통공사, 대구는 대구시설공단, 광주는 시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기타공공기관인 (사)광주광역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다. 민간위탁의 경우, 대전은 (사)지체장애인협회, 부산은 부산광역시 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 세종시는 (사)지체장애인협회, 울산은 (사)울산광역시 장애인복지서비스 지원협회가 운영한다.


그러나 광역도의 경우, 31개 시군 중 24개가 공공으로 운영하는 경기도를 제외하고는 민간위탁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특히 강원, 전남, 충남의 경우 모든 시군이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제주도의 경우 제주시에서만 운영하는 공공기관의 성격을 지닌 (사)제주특별자치도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있다.
 

민간위탁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정단체가 운영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간위탁 125곳 중 (사)한국지체장애인협회(아래 지장협)가 운영권을 가진 곳은 총64곳으로 절반이 넘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장협은 전남 13개, 충남 12개, 강원 10개, 전북 9개 시군의 운영권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해당 지역의 장애인콜택시 위탁 운영권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 외에도 시각장애인연합회와 교통장애인협회도 각각 7개, 6개 시군의 운영권을 가지고 있었고, 일반 택시회사와 버스회사가 운영권을 가진 곳도 각각 15개, 2개가 있었다.

 

 


이처럼 장애인콜택시 운영권을 민간단체가 쥐게 되면서,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로 부정과 비리가 양산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군산시에서 벌어진 민간위탁 업체와 이용자 사이의 갈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들어 군산시 장애인콜택시 이용자들은 ‘군산시 이용자 비상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군산시가 민간위탁을 했기 때문에 이용인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 수탁기관의 보조금 유용과 사유화, 소속 직원에 대한 갑질 등의 문제를 낳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해왔던 단체가 오랫동안 직원 채용비리를 일삼고, 주유소, 정비소, 네비게이션 및 블랙박스 거래업체 등과 투명하지 못한 거래를 일삼으며 지방보조금을 유용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나 이들은 장애인콜택시 운영자가 운전자에게 이용신청을 한 장애인이 아닌 자신의 지인을 태워다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장애인콜택시를 사적인 목적으로 전용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전 운영단체에서는 “단체의 행사 때 장애인콜택시를 여러 대 끌고 가서 몇 시간 동안 단체행사에 잔심부름으로 사용하게 하였고, 이로써 그 시간에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할 이용자들은 정작 차가 없어서 병원에 가서 치료받지 못하였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군산시 장애인콜택시 이용자 심지선 씨는 운영단체의 상담원이 이용자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보복성으로 콜택시를 보내주지 않는다고도 했다.  “차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없다고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 사정사정 했더니 보내줬다. 그 날, 기사 아저씨에게 차가 부족했냐고 물어봤더니 ‘2대가 놀고 있었다’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나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당했다”고 말했다.


현재 ‘군산시 이용자 비상대책협의회’는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민간위탁을 철회하고 군산시가 직접 공공으로 운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군산시는 이런 요구를 외면하고 지난 8월 위탁운영 단체를 지난해 초까지 운영하던 기존 단체로 전환하는 데 그쳤다.


한편, 부산 지역 장애인단체들은 오랫동안 부산 장애인콜택시(두리발)의 부산시 직영 전환을 요구해왔고, 2014년에는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농성을 주도했던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단체가 운영하다 보니 비싼 요금체계가 유지되고, 운전기사의 월급도 성과급으로 지급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성과급이다보니 운행량에 따라 급여가 차등 지급되고, 따라서 이용자가 조금만 늦어도 기사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등 서비스가 안 좋아진다는 것이다.


이 농성의 결과, 2014년 9월 부산시와 장애인단체가 장애인콜택시의 공공 운영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테이블이 구성되기도 했으나 결실을 맺지 못하고, 부산 장애인콜택시는 여전히 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이 운영하고 있다.


대전 지역의 경우는 2018년 1월 1일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운영을 예고하면서, 그간 장애인콜택시 운영처럼 민간단체에 맡기지 않고 대전복지재단에 공공위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대전지역희망노동조합은 9월 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공공위탁 결정은 지난 5년간 투쟁의 성과라고 평가하며, 대전시가 앞으로 종사자 고용안정과 장애감수성 교육에 더 힘쓰고 이용자위원회를 구성해 장애인 이용자의 의견을 장애인콜택시 운영에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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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hyemikim@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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