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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회권위원회 '차별금지법 제정', '부양의무제 폐지' 권고...우리의 과제는?
인권위, 유엔사회권위원회 4차 최종견해 분석하고 토론하는 자리 마련
등록일 [ 2017년11월20일 18시50분 ]

한국에 대한 유엔 경제・사회 및 문화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위원회(아래 사회권위원회)의 제4차 최종견해가 지난 10월 9일 발표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종견해를 분석하고 향후 한국이 사회권 강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짚어보는 자리인 'UN사회권위원회 최종권고, 그 의미와 실현방안'을 20일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유엔사회권위원회는 국가인권행동기본계획(NAP)을 수립하고 감시하는 과정에서 인권위와 시민사회의 충분한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 사회권규약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 기업의 인권 실천 의무와 관련해 정부가 책임 있는 조치를 마련할 것 등의 일반사항을 권고했다. 이어 차별금지법 제정, 성별임금격차 해결・노조할 권리 보장 등 노동권 개선, 사회지출 증가,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홈리스 해결책 마련 등 주거권 보장, 정신보건서비스 가용성과 접근성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권고도 담고 있다. 

 

사회권위원회의 4차 최종견해를 분석한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은 "사회권위원회가 한국의 주요 사회권 이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 여러 권고를 내린 것은 큰 의미가 있다"라며 "특히 3차 권고에서 지적하였는데도 해결되지 않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대해서는 우선 과제로 선정하는 등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사회권 실천 노력을 지적한 권고"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권위원회가 사회지출 증가와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권고 사항에 포함하고 시민사회가 강조해온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및 임대료 규제 정책과 임대차 계약 갱신권이 최종권고에 포함된 점 등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러한 의미 있는 권고도 실제 정부의 실천 의지에 따라 한국 사회권 발전의 시금석이 될 수도, 공허한 선언에 그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3차에 이어 4차에서도 이어진 성소수자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국가의 의지가 핵심"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각종 유엔 기구에서 한국 정부에 꾸준히 개선 권고를 해온 지점이다. 2015년에는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가, 2016년에는 결사의자유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2017년에는 고문방지협약위원회가 각각 성소수자 차별을 지적했다. 사회권규약위원회 역시 지난 3차 최종견해에 이어 이번 4차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개선 방안 마련을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류민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사회권규약 제2조2항은 규약상 권리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반차별 조항'"이라며 "당사국은 이 조항에 따라 규약상 권리에 대한 차별을 제거해야 하는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의무를 갖는다"라고 설명했다. 류 변호사는 이러한 '반차별' 원칙을 구체화한 사회권위원회의 '일반논평 20호'에 사회권규약 2조 2항에서 인정되는 '기타의 신분'에 성적지향이 포함된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즉, 성적지향으로 인해 사회권 확보에 있어 차별을 받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하는 당사국의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4차 최종견해는 한국 내에서 벌어지는 성소수자 차별을 여러 각도에서 우려하고 있다. 가장 먼저, 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채택의 긴급성을 강조하며 국민과 입법자들에게 인식을 제고할 것을 권고했다. 

 

류 변호사는 "자유권규약위원회와 사회권규약위원회는 모두 권리 실현의 지연 사유로 '사회적 합의'를 드는 것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라며 "이번 권고에서도 공감대 형성의 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례로 자유권위원회는 최근 호주 정부가 동성결혼에 대한 국민 의견을 우편으로 수렴하는 것에 대해 "규약상 권리에 대해, 특히 평등과 소수자 그룹에 대한 반차별 권리에 대해, 여론조사에 의지하는 것은 수용 가능한 의사 결정 방법이 아니며, 이러한 접근은 소수자 그룹을 더 소외와 낙인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라고 밝힌 점을 들었다. 

 

사회권위원회는 성적지향을 '범죄화'하는 군형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며 폐지를 권고했다. 류 변호사는 성적지향의 범죄화는 비자의적 구금, 신체의 자유 침해 등으로 인해 자유권도 침해하는 법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군대에 한한 법규라 하더라도 징집국가라는 한국의 특성상, 사실상 보편적 '소도미법'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라고 류 변호사는 덧붙였다. 

 

동성커플의 사회권 역시 사회권위원회의 우려의 대상이었다. 위원회는 "동성커플들이 여려 규약상 권리를 누리는 데 있어서 차별에 노출된다는 점도 우려한다"라며 "성소수자에 대한 법적 및 사실적 차별을 제거하기 위하여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사회보장, 재생산 건강, 주택과 관련된 차별적이거나 차별적인 효과가 있는 법적 및 규제 조항 등을 개정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류 변호사는 "사회권의 완전한 실현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것을 위한 행동을 시작하는 것에는 당사국에 즉각적인 의무가 있다. 사회권의 차별을 제거해야 할 의무는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부 사법부 모두에 부과되고 있다"라며 각 국가기관의 적극적 '행동'을 촉구했다. 

 

이러한 요청에 대해 오유진 법무부 인권정책과장은 "차별금지법은 규범의 내용보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진행이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이를 타개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시민사회와 함께 논의할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류민희 변호사
 

사회지출 늘리고 사회보장의 공적 책무성 강화해야...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도 권고

 

4차 최종견해에서는 사회보장권에 관한 권고도 다수 쏟아졌다. 위원회는 "(GDP가 절대적으로 높아져왔음에도) 당사국의 GDP대비 사회지출이 지속적으로 매우 낮다는 점에 대해 우려한다"라며 사회지출에 대한 투자 증가 가속화를 권고했다. 

 

또한, "사회서비스의 효과적 책무성이 담보되지 않고, 민간 주체에 의해 제공되는 사회서비스의 접근성, 비용부담의 적절성 및 서비스 품질이 일반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공공기관과 민간 주체의 사회서비스 제공에 대한 모니터링과 책무성 메커니즘 강화를 권고했다. 특히 위원회는 "부양의무자기준이 현재 급여가 필요한 개인과 가구가 사회보장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을 우려한다"라며 완전한 폐지를 권고했다.

 

박영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위원회가 최종견해를 통해 기초생활보장급여의 수급자격을 공공부조가 필요한 사람이 아닌 그 친척의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정하는 부양의무자기준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그 폐지를 권고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라며 "장애인 최저생계비 지원에서 기존 등급판정시스템과 가족의 수입 및 재산 정도가 아닌 개인의 특성과 상황, 필요에 따라 지급하도록 한 장애인권리위원회의 2015년 권고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최종견해에는 홈리스의 근본원인을 다루고 개인에 대한 장기적 대책 마련, 지역사회에 기반한 정신보건서비스의 제공 역시 권고사항으로 담겨있다. 박 변호사는 "이러한 위원회의 권고는 사회보장으로 달성하려는 목적을 환기함과 동시에,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밝혔다. 

 

황승현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장은 "올해 하반기 정부의 다양한 복지정책 변화 계획들이 발표되었고, 최종견해 권고들과 같은 방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러나 사회보장권 구현은 예산이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세부적 내용은 예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황 과장은 "사회보장권이 사각지대를 남기지 않으려면 분절되어 있는 급여들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만들어진 긴급지원, 재난적 의료비 등은 선정 범위가 수급/비수급 경계선상에서 일부러 모호하게 만들어졌다"라며 "규정들이 명확해져야 사회보장서비스 간 대상자도 명확해지고, 그래야 다양한 복지요구에 대응할 수 있게 되어 사각지대도 사라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박영아 변호사는 "오히려 선정 규정들로 인해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으며, '경계가 모호한' 경우에 보장하는 쪽보다 하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것이 문제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변호사는 "보장기관 담당 공무원들이 '보장했어야 했는데 안 한' 경우에는 문책받는 경우가 없는데, '보장 안 했어야 했는데 한' 경우에는 문책이나 감사를 받게 되다 보니 보장을 않는 방향으로 집행되고 있는 실태"를 설명하며 "규정의 명확성을 우려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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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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