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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AIDS 감염 당사자들 “박능후 복지부 장관님, ‘세계 에이즈의 날’에 면담 좀 합시다”
“감염인 당사자들과 직접 만나 문제의 실타래를 풀자” 제안
“감염인들의 건강권, 인권 보장돼야 에이즈 예방이라는 국가목표도 이룰 수 있어”
등록일 [ 2017년11월23일 14시32분 ]

HIV/AIDS에 대한 낙인 철폐를 촉구하는 피켓
오는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 30주년을 맞아 HIV/AIDS 인권활동가들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공개 면담을 요청했다.

 

HIV/AIDS 인권활동가 네트워크(아래 네트워크)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HIV/AIDS 인권 침해 사건들을 지적하며 “지금은 에이즈 정책국면에 있어 매우 비상한 때”라면서 “감염인 당사자들과 직접 만나 문제의 실타래를 풀자”고 박 장관에게 제안했다.
 
지난 10월 용인과 부산에서 발생한 HIV 감염 여성 성매매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네트워크는 “당시 질병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조장하는 언론보도로 에이즈에 대한 국민들의 편견은 더욱 강화되었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은 HIV 감염인들을 세금도둑으로 묘사하며 치료비 지원이 마치 국가 재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처럼 질타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제사회는 치료가 곧 예방이라고 말하나 한국은 거꾸로 에이즈 예방을 걱정하면서 치료에 쓰이는 비용을 낭비라고 말한다”면서 “질병관리본부가 말하는 것처럼 에이즈는 만성질환이고 관리 가능한 질병이기에 두려움을 없애고, 감염인이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만든다면 치료는 낭비가 아니라 인권과 예방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월 6일엔 시각장애와 편마비가 있는 HIV감염인이 국립재활원에서 재활치료를 거부당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네트워크에 따르면 인권위엔 이미 진료거부 사건이 3건이나 계류 중이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감염인(HIV/AIDS) 의료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76.2%가 ‘다른 질병으로 병원 방문 시 HIV 감염인임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으며, 40.5%가 ‘치료·수술·입원 시 감염 예방을 이유로 별도의 기구나 공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26.4%는 ‘HIV 감염 사실 확인 후 약속된 수술을 기피하거나 거부했다’고 응답했다.

 

네트워크는 “정부가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요양병원협회에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에이즈 환자 입원을 거부하고 있어 중증 에이즈 환자가 입원할 요양병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신규 감염인 수는 줄어드는데 한국은 10~20대 감염인이 늘어나고 있다. 누적 감염인이 1만 명이 넘고, 매년 천 명 이상의 신규 감염인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중 36% 이상이 젊은 세대”라면서 “에이즈에 대한 이해와 예방법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에이즈 혐오만 강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이즈에 대한 지식, 태도, 신념 및 행태조사 결과(2015,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한국 사회는 에이즈 낙인지수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응답자 70%가 감염인과 물잔을 같이 쓰기 두렵다고 말했으며, 47%가 감염인이 격리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네트워크는 “유엔 에이즈(UNAIDS)는 일찍이 ‘에이즈로 인한 낙인과 차별을 방지하지 못하는 사회적, 법적 환경이 곧 에이즈 치료와 예방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가로막는다’고 했다”면서 “인권의 사각지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HIV 감염인들의 건강권, 인권이 보장되어야 에이즈 예방이라는 국가목표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며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을 호소했다.

 

지난 10월 9일엔 유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규약 위원회(UN 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는 최종 권고문에서 “위원회는 HIV 감염인에게 의료행위를 거부하는 의료인력들에 대한 보고에 우려한다. 위원회는 HIV 감염인이 의료에 차별 없이 접근하고 치료를 받음으로써 건강권을 향유하도록 보장할 것을 당사국에 촉구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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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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