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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콜 법정대수 미달 지역이 절반...‘시외 이동’은 병원 갈 때만?
[기획] 장애인콜택시 실태 점검 - 2
음주자는 ‘탑승 거부’, 야간·주말 운행 안하는 곳도 태반
등록일 [ 2017년11월26일 20시08분 ]

[편집자 주] 장애인콜택시(특별교통수단)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장애인콜택시는 기나긴 콜 대기시간, 이용 제한 사유, 운전자의 인권의식 결여 등의 문제로 언제나 이용자들의 불만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에 비마이너는 3회에 걸쳐 장애인콜택시 운영 현황을 짚으면서 문제점과 대안을 심층적으로 모색해 보고자 한다.

 

▶ 장애인콜택시 실태 점검 ① - 민간단체가 잠식한 장애인콜택시 운영권, 이용자는 울고 있다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아래 교통약자법)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는 1,2급 장애인 200명당 1대의 장애인콜택시(특별교통수단)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장애계는 줄곧 “200명이라는 기준선도 너무 높다”고 비판해 왔지만, 실제로 이 기준조차 지키고 있지 않은 곳도 많다. 장애인 콜택시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에게 유일한 교통수단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장애인의 이동권은 심각하게 침해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지역이 장애인콜택시 법정대수를 가장 잘 지키지 못하고 있을까? 이번 기사에서는 각 지역별로 구체적인 장애인콜택시 도입 현황과 함께, 이용자의 불편을 야기하는 지역별 이용 규정 문제에 대해서 짚어본다. 장애인콜택시는 휠체어 탑승장치가 장착된 특장차 만을 기준으로 했으며, 바우처택시 등 각종 임차택시 등은 계산에서 제외했다. 법정대수 계산 결과로 나온 소수점은 모두 올림으로 처리했다.


법정대수 미준수 지역 절반에 육박...시설거주 장애인 수는 법정대수 산정 논의에서 배제되기도


우선, 전국 161개 특별/광역시 및 시군 중 특별교통수단 법정대수를 지키지 않은 지역은 80개로 절반에 가까웠다. 특별/광역시 중 가장 심각한 곳은 부산광역시였다. 부산광역시가 운영하는 특별교통수단은 총 128대로 법정대수에서 54대가 모자랐다. 시각, 신장, 지적, 자폐성장애 1,2급을 대상으로 운영 하는 바우처 택시가 1,071대 있지만, 이는 교통약자법에서 정하고 있는 특별교통수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구 또한 법정대수에서 한 대가 부족한 128대다. 광주는 97대, 서울은 437대로 각각 법정대수에서 20대, 9대를 넘겼다. 대전, 세종, 울산, 인천의 경우 법정대수와 약 1-2대 차이로, 기준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장애인콜택시를 공공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36개의 지역 중 법정대수를 지키지 않은 곳은 6곳이었다. 경북은 18곳 중 3곳이 공공기관에 위탁 중이었으나 모두 법정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심지어 구미시설공단에 운영을 위탁한 구미시의 경우 법정대수인 17대보다 11대가 부족한 6대만 운영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이어 포항은 9대가 부족했고 안동은 4대가 미달했다. 경기도 광주도시관리공사는 2대, 경기도 오산시설관리공단은 2대가 법정대수보다 모자랐다.


민간단체가 위탁 운영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군소 도시 및 군 단위로 갈수록 사정은 악화됐다. 전남, 경북, 충남, 충북은 소속 시군 중 절반이 넘는 곳이 법정대수를 채우지 않았는데, 특히 전남의 경우 22곳 중 19곳이 법정대수를 지키지 않았다. 경북은 23곳 중 18곳, 충남은 15곳 중 11곳, 충북은 11곳 중 7곳이 법정대수를 어겼다.

 


한편, 2017년 말에야 장애인 콜택시를 도입해 운영에 들어간 기초자치단체가 두 곳 있었다. 경북 울릉군이 11월 1일부터 법정대수인 1대를 시범운영에 들어갔고, 경기도 가평군은 법정대수에 한 대 모자란 7대를 도입해 12월부터 운영 예정이다. 그런데 이들 지역의 경우 지금까지 콜택시를 도입하지 않았던 이유가 다소 황당하다. 울릉군 관계자는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섬 지역인) 군 내에서만 운영하기 때문에 수요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지금에서야 도입했다고 밝혔다.


가평군은 지난해 9월 5일 군의회에서 콜택시 도입 논의 당시 A 의원이 특별교통수단 도입 대수 계산에 장애인생활시설 거주 인원을 빼고 계산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가평군 건설교통과장은 가평군 내 1,2급 장애인 수는 1600명(특별교통수단 법정대수 8대)이나 꽃동네 및 요셉의집 거주인 350명을 제외하면 6대만 도입하면 된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물론 최종 도입된 대수는 7대로 다소 늘기는 했지만, 가평군 내에서 이런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은 시설 거주 장애인의 이동권을 애초에 배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A 의원은 “급한 대로 뭐 119안전센터나 이런 것이 우리 가평군에 잘 돼 있기 때문에(…)”라고 말하며, 장애인은 대중교통보다는 구급차를 이용하도록 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병원 갈 때 말고는 장콜 타고 시외로 나갈 수 없다?...'음주자 탑승 불가' 지역도 10곳


장애인 콜택시는 현저히 부족하지만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는 넓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서 규정한 장애인 콜택시의 이용자 범위가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즉, 교통약자법에서는 1,2급 장애인을 콜택시 이용자로 보지만 많은 지역이 조례에 3급 이상의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을 포함시킨다. 이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부족한 장애인 콜택시로 많은 이용자들을 태우기 위해 이용거리와 이용사유, 운행시간에 갖가지 제한을 두고 있다.


이용거리의 경우, 대다수의 지역이 인접시군까지 운행했으나 조금 더 확대해 해당 지역이 속한 도까지 운행하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해당 지역 밖으로 나갈 때, 목적지가 병원인 경우만 탑승 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아플 때만 시외 이동권이 확보된다는 거다. 강원 양양군, 정선군, 태백시, 삼척시, 경기 과천시, 광주시, 남양주시, 경남 거창군, 경북 김천시, 문경시, 칠곡군, 전북 진안군, 전남 담양군, 충남 공주시, 금산군, 예산군, 태안군, 울산광역시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특히 거창군의 경우, 치료목적 외에 사적인 용무로 경상남도를 벗어나면 2개월 동안 콜택시 이용이 제한된다.

 

청주시 장애인콜택시 이용제한 조항 관련 안내문.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는 이용자의 예약 취소, 승차시간이 지연되는 경우 등이었다. 상당수 지역에서 당일 예약을 취소하면 그 날 사용에 제한이 걸리고 예약시간으로부터 1시간 이내 예약 취소가 3회 이상이면 1개월 이용 정지인 식의 규정을 가지고 있었다. 차량 도착 후 짧게는 10분~1시간 이내에 미승차 하는 경우 콜택시 예약이 취소되거나 3회 이상이면 10일 혹은 1개월 정지 등의 규정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음주자는 탑승을 거부당하는 지역도 적지 않았다. 강원 삼척시, 경기 동두천시, 경북 성주시, 포항시, 전북 완주군, 충남 천안시, 대전, 부산, 대구, 세종이 이에 해당한다.


충남 홍성군은 “상황에 따라 시각, 청각, 언어, 정신장애는 탈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고, 충남 천안시, 대전, 충북 제천, 세종 등은 정신, 지적 장애인은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는 경우 이용에 제한이 걸렸다. 그 외, 경북 성주군과 충북 천안시는 이용객이 인화성 물질을 소지한 경우 탑승할 수 없다. 장애인 보조견을 제외한 반려견이 탑승할 수 없는 곳도 있다. 경북 성주군, 충남 천안시, 충북 제천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병원 이용 외

시외 이동 불가

음주자

탑승 불가

반려견

탑승 불가

경기 과천, 광주, 남양주 동두천  
강원 양양, 정선, 태백, 삼척 삼척  
경북 김천, 문경, 칠곡 성주, 포항 성주
경남 거창    
충북     제천
충남 공주, 금산, 예산, 태안 천안 천안
전북 진안 완주  
전남 담양    
제주      
특별/광역시 울산 대전, 부산, 대구, 세종  

 

운행시간은 특별시를 제외하고 지방은 천차만별이었다. 특별/광역시는 모두 연중무휴로 운행 했으나 광주는 심야에만 예약제이고 세종은 매일 오전 6시에서 밤 12시까지 운행했다. 하지만 지방 군소도시의 경우, 평일 야간 운행 및 주말 운행을 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않았다. 정보공개청구에 정확한 답변을 준 지역을 기준으로만 살펴봐도, 오후 7시 이후 야간 운행을 하지 않는 지역은 39개, 주말 운행을 하지 않는 지역(토·일 중 하루라도 하지 않거나 사전예약시에만 운영하는 곳 포함)은 68개였다.


국토교통부가 작년 12월 발표한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2017~2021)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특별교통수단 보급률은 103.3%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이, 시/군으로 갈수록 법정대수를 지키지 않는 곳이 많고, 시외로 이동하기는 더 어려우며 심지어는 몇몇 지역은 시외 병원에 갈 때만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게다가 특별/광역시를 제외하고는 각 도내에서도 이용 시간이 천차만별이며 예약 취소, 미승차 시간, 장애 종류, 음주 등을 이유로 승차를 거부할 수 있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장애인콜택시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기 힘든 수준이다. 국토교통부가 단지 전국 통계만 가지고 ‘법정대수 초과 달성’을 자랑하기 전에,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보며 이동권 보장에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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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hyemikim@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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