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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내년도 장애인 생존권 예산도 ‘휘청’
복지위 예산소위에서 증액됐지만 복지위 자체가 합의 못 하면서 무산
예결산특위 “상임위에서 논의되지 못한 예산, 논의하기 어려워”
등록일 [ 2017년11월28일 15시47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6개 단체는 28일 오후 2시 국회 정문 앞에서 장애인 생존권을 외면하는 국회를 규탄하고 장애인활동지원 예산 등 장애인 생존권이 달린 예산을 보장하라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장애인 생존권 예산안도 위태롭게 되자 장애계가 긴급히 국회로 달려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6개 단체는 28일 오후 2시 국회 정문 앞에서 장애인 생존권을 외면하는 국회를 규탄하고 장애인활동지원 예산 등 장애인 생존권이 달린 예산을 보장하라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9월 1일 ‘내 삶을 바꾸는 예산안’이라고 홍보하며 복지예산이 대폭 확대된 정부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장애계 입장에선 기대에 못 미친 예산안이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예산은 2017년 대비 7.4% 인상된 2조 2200억 원이 편성됐으나 이는 보건복지부 내 사회복지분야 예산 증가율 12.6%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인 대구시립희망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범사업 예산은 없었으며, 최중증장애인 활동지원 하루 24시간 보장을 위한 예산도 부족했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를 통해 대구시립희망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범사업과 활동지원서비스 등 장애계가 요구한 예산 증액에 대해 논의하고, 보건복지부도 이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전장연 등에 따르면 대구시립희망원 폐쇄 및 탈시설 시범사업 예산으로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소위에선 14억 5천만 원을 증액하기로 하고, 복지부도 수용 의견을 밝혔다.

 

장애인활동지원 급여에 대해서도 복지위 예산소위에선 장애계가 요구한 대로 지원 대상을 7만 5000명으로 확대하고, 시간은 월 109.8시간, 단가는 1만 2270원으로 애초 정부안보다는 증액된 예산을 올렸고 복지부도 이를 수용했다.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 예산의 경우, 정부는 애초 13년째 동결된 1억 5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장애계는 센터 한 곳당 2억 원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복지위 예산소위 또한 증액 의견을 냈고 복지부는 수용했다.

 

이 외에도 뇌병변장애인재활훈련지원센터 설립 예산도 정부안엔 없었으나 복지위 예산소위에선 신규 편성하기로 했고, 장애인차별금지모니터링 및 인식개선 사업 등에 대한 예산도 증액해야 한다는 의견이 예산소위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거대 양당의 정쟁 끝에 지난 14일 예산 논의는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결국 보건복지위원회가 예산 논의를 마무리 짓지 못하자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아래 예결산특위)엔 정부안이 그대로 올라가고 말았다.

 

이에 전장연 등은 “예결산특위는 상임위에서 논의되지 않은 예산은 논의하기 어렵다며 현재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면서 “이번 주 예결산특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도 증액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장애인 생존권 예산은 이대로 표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최재민 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 활동가는 “대구시립희망원에선 2010~2016년까지 309명이 사망했으며 징벌로 거주인이 감금방에 갇히고, 직원이 쏘는 공기총에 맞기도 했으며 직원들은 수억 원의 예산을 횡령했다. 이쯤 되면 지옥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라면서 “거주인들이 죽어서야 시설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나와 살 수 있도록 국가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활동가는 “대구시립희망원 탈시설 예산이 통과되지 않는다는 것은 국가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는 희망원 거주자들이 2018년에도 그곳에 수용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면서 자립생활주택 운영비와 자립정착을 위한 최소한의 예산으로 14억 5천만 원을 요구했다.

 

대구에서 희망원 폐쇄 및 거주인 탈시설을 위한 지역 투쟁을 하고 있는 박명애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대표는 “국회의원들 재산만도 못한 그 조그만 예산이 안 된다고 하니 정말 한탄스럽다.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를 어떻게 저울질할 수 있나”라면서 “시설에 있는 사람들은 이름 없이 죽어도 되는가. 장애인이라면 언제나 그런 대접 받아도 된단 말인가”라고 규탄했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권한대행은 “우리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 면담 요청을 하여 장애인 생존권 예산 증액을 요구한다”면서 “우리의 요구가 반영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들은 예결산특위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간사 의원, 김도읍 자유한국당 간사 의원, 황주홍 국민의당 간사 의원에게 장애인 생존권 예산요구안이 담긴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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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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