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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이용 못 하는 ‘공영장례’가 무슨 쓸모? ‘서울시 공영장례조례안, 개선하라’
정작 최빈곤층인 기초생활수급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
구체적 지원 내용 없이 지원 금액은 40만 원 수준에 그쳐… “허울뿐인 조례” 비판
등록일 [ 2017년12월07일 14시34분 ]

무연고자와 저소득층의 장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11월 9일 발의된 ‘서울특별시 공영장례조례안’에 대해 2017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이 7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개선을 촉구하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연고자와 저소득층의 장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11월 9일 발의된 ‘서울특별시 공영장례조례안’에 대해 빈곤·시민단체가 허울뿐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2017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아래 추모기획단)은 7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례안은 최빈곤층인 기초수급자 일부만을 대상으로 하며, 지원 내용도 40만 원 수준”이라면서 “현재 조례안은 사각지대가 넓고 최소한의 장례의식에 필요한 절차와 항목조차 담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11월 9일 박양숙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서울특별시 공영장례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영장례란 공영장례 지원 대상자가 사망하는 경우 유가족 또는 시에서 위탁받은 민간기관 등이 빈소를 마련해 장례식 등을 포함한 장례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공공에서 행정적·재정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는 제도다. 지원 대상자는 ①무연고자 ②연고자가 미성년자, 장애인 또는 75세 이상 어르신으로 장례처리 능력이 없는 경우 ③그 밖에 시장이 공영장례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이며, 지원 방법은 현물 지원을 원칙으로 한다. 이 조례안은 오는 18일 상임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추모기획단은 기초생활수급자 유가족들의 경우, 재정적 어려움으로 빈소 마련도 못 하고 직장(直葬, 장례식 없이 화장 또는 매장)으로 장례를 진행한다며 “지원 대상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초생활수급자 사망 시, 유족에겐 장제급여 75만 원이 지급된다. 하지만 이는 선(先)지급이 아니라, 장례 후 근거 서류를 제출해야 받을 수 있는 후(後)지원이다. 유족이 당장 현금이 없어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게다가 이 금액은 서울시가 권장하는 ‘착한장례비용’ 600여만 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기초생활수급자 유족들은 결국 돈이 없어 시신조차 포기하고 마는데, 그러한 경우 사망자는 무연고자로 처리된다.

 

추모기획단은 ‘기초생활수급자가 포함되면 과도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주장에 대해 “현재 조례안은 빈소 마련 등 현물 지원을 원칙으로 하는데, 이는 이미 비영리민간단체 등에서 다양하게 지원하는 장례서비스와 같은 공유경제 방식을 이용해 무료 사용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지원 대상뿐만 아니라 지원 내용도 턱없이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조례안 제8조 지원 내용에선 “장례 절차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인력, 물품, 장소 및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고만 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추모기획단은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장례 지원은 빈소와 운구 차량”이라면서 “무료 빈소(24시간 기준 제공)와 무료 장의 차량 지원을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제8조 3항 “장례지원을 노인 돌봄 대상자인 독거노인의 장례서비스 집행기준 범위 내에서 정할 수 있다”도 삭제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2017 노인돌봄서비스 사업 안내에 있는 ‘독거노인의 장례서비스 집행기준 범위’에 따르면 장례는 최소 40만 원 이내에서 치르도록 제한하고 있다. 40만 원은 최소 3시간 이상의 빈소 대여료(10만 원), 영정사진 등(5만 원), 꽃바구니 2개(10만 원), 물품구매 및 대여(5만 원), 교통비(5만 원)를 포함한 금액이다.

 

추모기획단은 “어떻게 유족에게 가족과 이별할 시간을 단 3시간만 주는가”라면서 기초생활수급자 유가족의 경우 가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장례가 진행되도록 이 기준을 삭제하거나 이 조항은 무연고 사망자로 한정해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물지원을 원칙으로 하나 현물 지원이 곤란할 경우엔 최소한 장제급여 200% 범위(150만 원)에서 현금 지원할 것을 조례에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추모기획단은 “현재는 무연고사망자로 화장될 경우, 사망자 지인들은 언제 어디서 화장되는지조차 알지 못하며, 기초생활수급자 포함 여부에 따라 무연고 사망자 통계 수치도 구청마다 다르다”면서 무연고 사망자 현황 관리가 서울시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2017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이 7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서울특별시 공영장례조례안’개선을 촉구하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함부로 처리되는 죽음, 살아서도 존중받지 못한 삶 닮아있어”

 

동자동 쪽방에 사는 이태헌 사랑방마을공제협동조합 고문은 “무연고자 장례는 비인간적일 뿐만 아니라 기계적으로 처리된다”면서 “무연고사망자 처리 위탁업체는 시신을 봉고차에 실을 때 관 뚜껑도 제대로 닫지 않는다. 시신에선 물이 줄줄 흐른다. 돈이 없으니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하는 거 아닌가”라고 참담한 심경을 토했다.

 

이 고문은 “그래서 동자동사랑방에선 어떻게든 직접 장례를 치르려고 하나 이웃이나 마을이 시신을 받아 장례 치르는 건 법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죽어서도 함부로 ‘처리’되는 죽음은 살아서도 존중받지 못한 삶을 그대로 닮아 있다. 죽어서라도 존중받을 수 있도록 조례안을 개선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조례안이 ‘돈 때문에 장례 치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면 첫 번째는 그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지원해야 하고 두 번째는 장례 치를 수 있는 만큼을 보조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조례안은 지원이 가장 절실한 대상은 빠져있고 지원도 충분하지 않기에 시행된다고 해도 사람들은 이를 선택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은 “조례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은 장례도 공짜로 치를 수 있데’ 하면서 속 모르는 소리만 할 것이고, 예산은 매해 아주 찔끔찔끔 늘어나다가 어느 날 실효성 없다고 폐기될 것이다”면서 “서울시는 생색만 내지 말고 당사자들과 함께 직접 논의하여 조례안을 새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또한 “파주 용미리 무연고 추모의집엔 3000분의 무연고 유골이 모셔져 있다. 10년 보관했다가 연고가 나오지 않으면 집단 매장한다”면서 “심한 말로 ‘그냥 갖다 버리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 현재 한국의 가난한 사람들의 장례다. 마지막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게 서울시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그것이 국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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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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