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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시청각장애인 위한 영화관람 편의 제공해야'
제작,배급업자 등이 자막과 화면해설 파일을 제공한 영화에 한해서 가능
장애계 "영화 상영관들은 조속히 판결에 따르기를 바란다"
등록일 [ 2017년12월07일 19시39분 ]

7일, 법원이 CGV 등 영화관에게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영화관람권을 보장하라고 판결한 데 대해 장애인단체가 환영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법원이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영화상영관들이 시·청각장애인의 영화관람을 위한 편의제공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지난 2016년 2월 17일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원고로 나서 소송이 제기된 지 1년 10개월 만에 얻은 결과다. 단, 이 판결은 제작·배급업자 등이 자막과 화면해설 파일을 제공한 영화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법원은 또 영화관 홈페이지에서 이 영화들의 상영관과 상영시간, 그 밖에 장애인을 위한 편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영화 상영관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자료나 큰 활자로 된 문서 그리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국수어 통역, 문자에 의한 정보 등을 제공하고, 청각장애인에게 FM보청기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8부는 시청각장애인 4명과 장애인정보문화누리 등이 영화 상영관을 상대로 청구한 차별구제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에서 쟁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 영화 상영관이 시청각장애인들에게 자막이나 화면해설을 제공할 법적 의무나 있느냐는 것이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21조(정보통신·의사소통 등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의무)와 제24조(문화·예술활동의 차별금지)의 해석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둘째, 피고들이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공하지 못하는 사유가 정당하냐는 점이었다. 영화 상영관들은 개방형(브라운관에 자막을 띄워 모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 비장애인들의 관람권을 침해하며 설치 비용 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주장했다. 반면, 원고는 미국, 프랑스, 영국 등에서 쓰이고 있는 특수안경 등을 사용한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공(폐쇄형)하면 된다고 맞섰다.

 

이에 법원은 지난 10월 13일 실제 영화관에서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화면해설이 제공되는 영화 상영 시연회를 열어 현장검증을 하기도 했다. 결국 법원은 위 두 쟁점에 대해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김재왕 희망을만드는 법 변호사는 이 날 판결에 대해 “그 동안 영화관람에 있어서 시·청각 장애인을 소외시켰던 환경이 계속되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재판부가 내린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하나 바라는 것은 피고들이 항소하지 말고 재판부가 내린 결정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 계획을 세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소송에 원고로 참여했던 박승규(시각장애인) 씨는 “모든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차별 받지 않는 환경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아서 매우 기쁘다. 앞으로는 제작업자나 배급업자가 제공하는 영화만이 아니라 개봉하는 모든 영화에 편의제공이 제대로 이뤄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시각장애인은 좌석에 착석하고 나면 어두운 영화관에서 나와 화장실을 나가는 등의 행동이 불가능하다. 이를 보조해주는 인력지원 등의 편의제공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원고 함효숙(청각장애) 씨는 “원하는 영화를 집 가까운 곳에서 동료와 보고 싶었다. 그렇게 하지 못해서 제 주변의 비장애인들과 유행한 영화를 이야기 할 때 배제된 느낌이었다”면서 “시연회 때 비장애인 친구와도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이제 그런 기분 좋은 날이 계속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는 “영화 상영관들은 장애인 영화관람권 보장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었다”며 “피고들은 더 이상 우리와 다투지 말고 장애인도 고객으로써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데 있어서 우리에게 도움을 청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가진 경험들을 아낌없이 나누면서 계획을 만드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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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hyemikim@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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