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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이 용어 바뀐 법률만으로 등급제 폐지 주장하는 복지부
‘등급’을 ‘정도’로 바꾼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1일 국회 통과
복지부는 “등급제 폐지 시작”…장애계 “기만적” 비판
등록일 [ 2017년12월07일 22시21분 ]

지난 8월 25일 박능후 복지부 장관(사진 맨 오른쪽)이 광화문 지하농성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장애인수용시설 폐지를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지난 12월 1일 통과된 장애인복지법 등 법률 개정 과정에 대해 장애계가 유감을 표명했다. '장애등급제폐지 민관협의체'에서의 논의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보건복지부가 독단적으로 개정안 통과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장애 '등급'이라는 용어를 '정도'로 변경하는 내용의 장애인복지법, 장애인 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장애인연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복지부는 이번 개정안 통과로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종합판정체계를 도입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복지부는 개정 법률안에 따라 2019년부터 장애등급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애계는 개정안 통과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7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은 입장문을 통해 개정안에 대한 복지부의 평가가 "독단적인 평가"라고 밝혔다. 

 

지난 9월 5일, 공동행동이 2012년부터 1842일간 이어온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농성 마무리를 앞두고,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농성장을 직접 찾아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탈시설 정책 마련을 위한 위원회 구성을 약속했다.

 

이렇게 구성된 장애등급제폐지민관협의체는(아래 협의체) 10월 20일 첫 회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2차 회의가 진행된 다음날인 11월 15일, 복지부는 장애인활동지원법, 장애인연금법 등 개정을 위해 협의체에 소속된 장애인단체(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장애인단체들은 등급제 폐지를 위한 로드맵과 예산 확대 방안, 그리고 장애인연금 지급 대상을 기존 1, 2, 중복3급에서 3급까지로 확대하고 장애등급 재심사 중단 등의 논의가 먼저라며 법안 개정 유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국회 일정과 장애인의 이익을 위한다'라며 개정안 통과를 강행했다. 개정안이 통과된 12월 1일은 협의체 3차 회의가 예정된 날이었다. 이날 협의체 위원들은 복지부에 유보입장을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개정안 통과를 강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민간협의체 논의과정에서 신뢰를 깨지 않을 수 있도록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이러한 논의 과정을 밝히며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과 예산 반영 규모, 장애인종합판정도구 도입에 따른 적절성의 판단, 장애인 개인의 욕구와 환경을 고려한 서비스의 양 결정 권한문제 등 세부적인 기준이 합의될 때 복지부가 자평한 의미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관협의체의 공동위원장인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현재 복지부는 아무런 로드맵 없이 용어만 바뀐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켜놓고 '장애등급제 폐지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라고 자평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등급제 폐지를 요구한 근본적 조건을 갖추기 위한 구상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복지부를 비판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복지부의 향후 로드맵과 예산 확보 계획 등에 관한 설명도 전혀 없고, 민관협의체와 합의도 되지 않은 채 '국회일정에 따라야 한다'라는 이유만으로 성급하게 법을 통과시킨 것은 민관협의체 구성원들이 복지부에 신뢰감을 갖기 어렵게 만든다"라고 덧붙였다.

 

공동행동은 "협의체를 통해 신뢰를 가지고 논의하고 합의하는 길을 함께 가기를 원한다"라며 "신뢰의 약속으로 박능후 장관과의 공식적인 면담을 공개적으로 다시 한 번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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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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