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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이 사회복지사 못 될 이유는 없어” 성토 쏟아져
"정신장애인의 직업권리까지 획일적 법으로 규정한 것은 생존권의 박탈"
"자격 결격사유 유무를 의학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
등록일 [ 2017년12월20일 21시52분 ]

지난 10월 10일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제1회 정신건강의 날 기념식장에서 정신질환을 사회복지사 결격사유로 정한 데 항의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정신질환자를 사회복지사 자격취득의 결격대상자로 규정하는 내용의 사회복지사업법 제11조의2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됐다. 앞으로, 정신장애인 중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원하는 사람은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시험에 응시해도 된다는 내용의 적합판정을 받아야만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정신장애인 관련단체들은 이 조항이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과 낙인에서 비롯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 정신장애 당사자 가족단체협의회 등은 20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사회복지사업법 정신장애인 사회복지사 결격사유 개정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이번 개정의 문제점을 짚었다.


김도희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는 “이번 개정은 사회복지 업무 종사자가 이용인의 인권을 침해할 경우 그 사실을 공표하는 내용이 추가 되는 등의 인권적 성과를 냈다"며 일부 긍정적 의미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신장애인 사회복지사 자격제한에 대해서는 차별적이고 부당한 처사라고 못 박았다. 그는 개정법이 “헌법 제15조에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직접 제한하며 UN 장애인권리협약과도 충돌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 및 정신건강복지법 등의 법률 위반”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개정된 사회복지사업법의 정신장애인 자격제한 조항을 아예 삭제하거나 사전통지 및 이의신청 절차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행법은) 정신질환의 판정절차 및 자격회복 절차와 관련 규정을 마련해놓고 있지 않다. 청문절차 및 불복절차를 규정해 놓아야 부당한 권리 제한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가령 ‘자격이 취소된 자라도 취소의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지거나 개전의 정이 뚜렷하다고 인정되면 자격을 재교부할 수 있다’라거나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해 처분대상자에게 구술 또는 서면에 의한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하 정신장애와인권 파도손 대표는 이번 개정안을 ‘덜 아픈 내가 더 아픈 당사자를 돕고 싶은 꿈과 희망을 앗아간 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정신장애인은 사회복지사가 될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당사자가 고통을 호소했다. 거의 모든 자격과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정신장애인들에게 사회복지사는 거의 최후의 직업군”이라며 “일을 할 수 있고 활동을 할 수 있는 정신장애인의 직업권리까지 획일적 법으로 규정한 것은 생존권의 박탈이면서 생명의 박탈과 다름없다”라고 호소했다.


이해국 카톨릭대학 의대 교수는 자격 결격사유 유무를 의학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사법적 판단을 결과적으로 대신하므로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신질환의 특성상, 한 두 차례 면담으로 정신질환의 진단여부, 증상의 정도, 기능손상의 정도 등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특정한 업무의 수행을 직접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시험의 단계에서 질환유무 및 그에 대한 진단서로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타당성을 갖추기 어려운 절차다”라고 언급했다.


이만우 국회 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장은 외국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외국은 간단한 적성검사나 신체검사 업무적합성을 평가하는 정도로 끝낸다. 정신질환이 업무와 관련돼 곧바로 기능부정으로 가고 사회적 차별이나 법제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한국은 왜 그런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별전문가에게 판단을 위임하는 것은 법리적, 헌법적, 절차적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적기관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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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hyemikim@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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