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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홈리스 대책, 다시 거리로 내모는 ‘회전문’에 불과
「2017 홈리스 인권 실태조사」결과 발표
노숙인의 46.7%는 잠자리로 이용했던 공공장소에서 쫓겨나
등록일 [ 2017년12월21일 16시27분 ]

거리에서 죽어간 홈리스를 추모하는 퍼포먼스.

 

서울시는 노숙인 권리장전, 노숙인복지법 등을 제정해 노숙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시민권을 행사하지 못하거나 공공서비스 접근에서 차별 받지 않을 권리 등을 보장하는 것을 시장의 책무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심한 소음, 악취 등으로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로 7017 조례안’ 등을 통과시켜 홈리스의 행위를 범죄화 했다. 또한, 도시환경정비사업 및 도시개발사업 명목으로 홈리스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남대문, 서울역, 용산역 일대를 '정비'하고 있다.


이에, 2017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은 12월 2일부터 약 보름 동안 「2017 홈리스 인권 실태조사」를 수행했다. 서울 강북권역 내 주요 공공역사 인근에서 생활하는 거리홈리스 100명을 대상으로 약 2년간의 거리노숙 생활을 조사했다.
 

21일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자의 46.7%는 잠자리로 이용했던 공공장소를 더는 이용하지 못하게 된 경험이 최소 한 번 이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는 노숙행위 제재조치 시행(54.9%), 이용시간 제한조치(29.4%) 시행 등 때문이다. 또한 거리노숙 잠자리 상실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50%는 장소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을 때, 아무런 복지서비스 제안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61.1%가 공공장소에서 퇴거를 강요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8.9%는 지난 2년 동안 운영시간 개방시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공공장소 화장실, 보행로, 대합실, 공원 등의 출입을 제지당했다. 33.3%는 지난 2년 동안 공공시설물 벤치, 정수기, 급수대, 에스컬레이터 등의 이용에 제약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장소에서 거리홈리스의 시민권을 제약하는 주된 가해 주체는 민간 용역과 경비원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경찰들도 홈리스에게 위법적이고 차별적인 행동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조사대상자의 74.4%는 지난 2년 동안 공공장소에서 경찰로부터 무단 불심검문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경찰은 홈리스들이 공원에 앉아 쉴 때 집단 불심검문을 진행했고 구제금을 주는 교회와 근처 지구대가 연합해 홈리스를 상대로 무단 불심검문을 진행했다. 또한 G20 당시에는 노숙인종합지원센터로 경찰들이 찾아와 시설입소명단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서울시가 거리 홈리스를 퇴거시키면서 시행한 임시주거지원 및 시설입소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생활시설을 입퇴소 하거나 거리노숙이 반복되는 ‘회전문 현상’이 발생했다는 거다. 대책위는 “주거우선 정책이 아닌 시설 입소 중심 정책으로 인해 만성적 홈리스를 양산해 탈시설 홈리스에 대한 지원체계의 미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5년간 연평균 주거안정지원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은 전체 노숙인 복지 예산의 1%에 불과했다.
 

서울시의 노숙인 일자리 정책도 탈노숙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1년 이하의 단기적 일자리이고 낮은 임금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한 예로 홈리스를 위한 특별자활근로를 들었다. 이 정책은 최저시급, 1일 5시간, 연 최대 6개월 근무를 조건으로 약 58만원을 지급한다. 게다가 이 사업은 주거지 진입을 전제로 해 약 25만원의 월세를 지출해야 한다. 또한 지난 5년간 일자리지원에 집행된 예산은 노숙인 복지예산 중 연평균 12% 뿐이었다. 대책위는 “서울시는 공공일자리를 줄이고 민간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라 탈노숙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홈리스가 머물고 있는 서울시에서는 홈리스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홈리스들이 생존을 위해 취할 수 없는 몇몇 행위들을 범죄화하고 형벌화시키고 있다”면서 “인권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시의 인권적인 홈리스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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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hyemikim@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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