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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배치 후 지원'하는 발달장애인 직업훈련, 경기도에서 첫 삽
경기도 4개 권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현장 중심 직업훈련'
2018년부터 경기도 본사업으로...충분한 예산과 전문성 갖춘 주체 구축이 과제
등록일 [ 2018년01월09일 15시45분 ]

2017년 하반기 경기도에서 진행된 발달장애인 현장중심 직업훈련생 대표 3명이 수료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선 배치 후 훈련'을 기반으로 하는 발달장애인 현장 중심 직업훈련이 경기도에서도 첫 삽을 떴다. 2017년 하반기 시범사업으로 진행되었다가 2018년부터는 경기도 본사업이 되었다. 사업의 실효적 수행을 위한 충분한 예산 확보와 전문성 및 책임성을 갖춘 사업 주체 구축이 과제로 남았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인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아래 새누리부모연대)가 '2017년 발달장애인 현장중심 직업훈련 및 고용연계 사업 보고대회'를 9일 오전 10시,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누림'에서 개최했다. 새누리부모연대는 2017년 8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5개월간 발달장애인 현장 중심 직업훈련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훈련생 100명이 참여했고, 2018년 1월 현재 총 42명이 취직해 일하고 있다. 모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직원'이며, 최저임금 이상을 받고있다. 

 

새누리부모연대가 진행한 사업은 서울에서 시행 중인 '커리어플러스센터'의 고용 연계 사업(관련 기사: 중증장애인은 최저임금 받으면 안 된다고?)과 같은 사업이다. 새누리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도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경기도에서도 발달장애인 현장 중심 직업훈련 기반을 마련하고자 시범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서울을 둘러싸고 넓게 퍼져있어 훈련은 4개 권역 9개 지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 훈련생 3~4명과 직무지도사 1명이 한 조가 되어 사업체에 파견되었다. 훈련생들은 사업체 현장에서 직무지도사의 지도를 받으며 일을 배웠다.

 

김수연 새누리부모연대 회장은 "시범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하다 보니, 부모연대 차원에서 사업체 발굴부터 시작해야 했는데 이게 굉장히 어려웠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체를 찾아가 훈련의 내용을 설명하고 업무협약을 요청하면, 거의 모든 곳이 발달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회장은 "상해 보험료를 사업체가 아닌 부모연대에서 부담하고, 발달장애인 훈련생들이 업무에 지장을 주게 되면 즉각 철수하겠다는 조건으로 설득하고서야 겨우 협약을 맺을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훈련생들이 '즉각 철수'하는 일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훈련에 참여했던 한 사업체 관계자는 "처음에는 당사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의문이 있었지만, 일을 시작하면서는 누구보다 성실히, 그리고 꼼꼼히 일하는 모습에 놀랐다"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12월 말까지 훈련생 100명 중 30명 취업을 목표로 했는데, 최종적으로는 42명이 취업을 했고, 근로계약이 해지된 사례도 1건도 없다"라며 "사업체 현장에 익숙해지고, 직무지도사를 통해 의사소통과 반복된 업무 훈련이 이뤄지면 발달장애인도 당당한 직업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

 

훈련 사업의 결실은 발달장애인의 취업에 국한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발달장애인의 노동이 가치 있는 것이며, 그들 역시 최저임금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의 자존감이 높아지는 부차적 효과가 생겨났다.

 

광명지부에서 훈련을 받았던 이진구 씨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진구가 선생님들과 다른 훈련생들에게 피해를 끼칠까봐 노심초사했지만, 진구가 훈련에 참여했던 5개월이 우리 가족에게는 가장 보람되고 행복함을 느낀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진구가 '나는 소중한 사람이지?'라는 말을 하는 등 자신감과 자존감이 생겨났고, 저녁마다 그날 배운 것과 부족한 점을 집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연습하며 즐겁게 보냈다. 앞으로 진구의 미래를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인으로서의 모습을 잘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으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발달장애인 현장중심 직업훈련에 참여한 훈련생들이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새누리부모연대 제공.
 

경기도는 시범사업을 통해 발달장애인 현장 중심 직업훈련 사업의 필요성을 인지해 2018년부터는 본사업으로 책정했다. 새누리부모연대는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예산이 너무 낮게 책정되어 사업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 사업을 북부와 남부 두 지역으로 나눠 민간에 위탁할 예정이다. 2018년 예산은 2억 원. 즉, 북부에서 사업을 수행할 단체와 남부에서 사업을 수행할 단체가 각각 1억 원씩 사업비를 받게 된다.

 

시범사업을 총괄했던 김수연 회장은 "시범사업은 5개월 동안 2억 원으로 진행했는데도 예산이 부족해 직무지도사를 하루에 5시간씩 '아르바이트' 수준으로밖에 고용할 수 없었다. 좋은 일자리는 아니었다"라며 "이 때문에 직무지도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려워 결국 부모연대 회원들이 직무지도사를 담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조금 더 사업을 내실 있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더욱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아직 민간에 이 훈련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전문가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민간위탁을 진행하기보다는 서울처럼 도 차원에서 사업을 끌어가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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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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