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08월16일thu
기사최종편집일  최종뉴스편집일
비마이너로고
news
뉴스상세검색 버튼
기사등록 기사제보
전체메뉴 펼침
HOME 뉴스홈 > 뉴스 > 장애일반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지방선거 다가왔지만 이대로라면 장애인은 투표할 수 없다
수어통역 없는 선거방송, 휠체어 접근 불가능한 투표소…
“선거 전 과정에서 장애 유형에 맞춘 편의제공 보장되어야”
등록일 [ 2018년02월13일 14시04분 ]

청각장애인 당사자 함효숙 씨가 수어로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선 수화통역사 한 명이 다섯 명의 발언을 통역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게 누구 말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이번 지방선거에선 후보자 인원에 맞춰 수화통역사를 배치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또, 요즘은 길거리에서 후보 유세를 많이 하는데 몸으로 진동만 느껴질 뿐, 수화통역이 없으니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렇게 청각장애인은 늘 참정권에서 배제된 채 살아왔습니다. 청각장애인도 투표만 하는 게 아니라 후보자로 등록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어떤 것도 불가능하죠.”

 

청각장애인 당사자 함효숙 씨가 수화언어(아래 수어)로 발언했다. 함 씨의 발언을 수어통역사가 음성언어로 통역했다. 그의 발언이 끝나자 발달장애인 자조단체인 서울피플센터 김대범 활동가가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우리 사회는 발달장애인의 정치 참여를 전혀 고민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발달장애인은 어차피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고 여기는 거 같습니다. 그러나 전 정치에 관심이 많고 한 정당의 당원이기도 합니다. 선거가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지 않은 채 발달장애인에게 기표 방법만을 연습시키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해 지역별 설명회를 열고, 쉽게 쓰인 공보물과 그림투표용지를 제공해주세요.”

 

오는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열린다. 지난 2017년 5월 대선 이후 13개월 만에 열리는 선거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청각장애인들은 또다시 수어통역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선거방송을 봐야 하고, 발달장애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글자로 가득한 선거공보물을 받아봐야 하며, 휠체어 탄 장애인들은 휠체어 접근이 어려운 투표장으로 인해 ‘참정권 포기를 강요당해야만’ 한다. 20대 국회에서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목표로 한 10여 개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나 아직까지 의결된 법안은 없다. 이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 등은 제7회 동시지방선거 전 과정에서 장애 유형에 맞춘 편의를 제공하라며 13일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참정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은 오는 6월 열리는 동시지방선거 전 과정에서 장애 유형에 맞춘 편의를 제공하라며 13일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참정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대선 때 전국 3516개 사전투표소 중 장애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투표소는 644개(18.3%)에 달했다. 장추련은 “본 투표소에서도 600여 개의 투표소가 장애인이 전혀 접근할 수 없었고, 청각장애인은 투표소에서 수어통역사를 찾을 수 없었으며 시각장애인은 불편한 장애인용 투표 보조용구 때문에 고민해야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은 △모든 투표소의 장애인 접근성 확보 △선거 전 과정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장애 유형에 맞게 제공 △투표 과정에서 정당한 편의 제공 △선거사무원 등 관련자들의 장애인 지원에 관한 교육 강화 등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요구했다.

 

이들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장애 유형에 맞춘’ 편의 제공이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선거방송에서 후보자 수에 따라 1인 이상의 수어통역사 배치 △투표소 내 수어통역사 배치 현황 선관위 홈페이지에 안내 △청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쉬운 말, 수어 제공 등)의 선거공보물 제공 △투표 현장에 수어통역사 배치 시 수어통역사임을 확인할 수 있는 명찰 제공 등을 요구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모든 발달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인 선거공보물 제공 △지역 설명회 개최 △비밀투표 권리 보장 △공적 조력인 배치 △정당 로고, 후보자 사진 등이 들어간 그림 투표용지 제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선거 전 과정에서 비시각장애인과 동일한 정보 제공 △출입구와 투표소 내부에 점자유도블록 설치 △점자투표보조용구 등 시각장애인 보조용구 등에 대한 검토와 개선 방향 제시 △시각장애인 투표보조인 방식에 대한 원칙 준수를 요구했다.

 

뇌병변(지체)장애의 경우엔 △모든 투표소는 휠체어 탄 장애인의 이동과 접근을 우선 고려해 설치 △투표 과정에서 보완대체의사소통(AAC) 기기 등 장애인 보장구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촉구했다. 또한 “투표지원을 위한 보조인 선택은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라면서 “기표 지원을 위한 활동지원인의 투표소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이에 관한 헌법 소원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장애인거주시설, 정신병원, 요양시설 등에서도 거소투표가 아닌 지역사회 투표소에서 할 수 있도록 차량과 인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추련 등은 “거소투표는 반드시 거동이 매우 불편한 당사자 중 본인 선택에 의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시설 거주 장애인의 경우, 직원 등 다른 사람들에 의해 참정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더불어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상충되는 차별조항을 담고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 △법 개정 시, 장애인 참정권 침해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조항 명시 △비밀투표·직접투표 원칙에 위배되는 임시투표소 제도 폐지 등을 통해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현실적 대책 수립도 요구했다.

 

발달장애인 자조단체 한국피플퍼스트가 그림투표용지 제공, 공적조력인 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김영희 장추련 상임대표는 “선관위는 투표소에 있는 자원봉사자들 교육을 많이 시켰다며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제공될 거라고 하나, 실제 자원봉사자들은 시각장애, 청각장애, 발달장애 등 장애 유형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들이 무엇이 필요한지도 모른다”면서 “지역에 가면 지역선관위와 중앙선관위의 안내도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김 대표는 “선거 때마다 이곳에 와서 기자회견을 하며 우리는 똑같은 요구를 반복했다”면서 “특별한 걸 요구한 게 아니라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장애인이 투표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 장추련 등은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세부 요구안을 선관위 측에 전달했다. 이들은 오는 3월 19일 국회에서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올려 0 내려 0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텔레그램 비마이너 구독하기 비마이너 paypal로 일시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장애인 참정권] 시설 거주인의 표는 허술하게 관리해도 되나요?
지방선거 사전투표소 접근성, 지난 대선보다 고작 0.8% 나아졌다
“대통령이 하는 사전투표, 왜 발달장애인은 못하나요?”
[장애인 참정권] 쉬운 글·그림으로 투표 설명만하면 ‘발달장애인용’인가요?
“엄마가 찍으라는 사람 말고, 나한테 잘하는 정치인 뽑고 싶어요”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85일 농성 짐 그대로 싸서 서울역에 2박 3일 농성하러 왔죠’ (2018-02-13 21:54:40)
시설 내 학대 알린 ‘내부고발자’ 징계 위험에 처해… 인권위 ‘긴급구제’ (2018-02-13 09:5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