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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 요구한 활동지원사 해고·징계한 중개기관이 ‘우수기관’?
활동지원사·이용자와 갈등 계속되는 의정부복지재단·진주해인사자비원센터
2017 활동지원기관 평가에서 ‘우수기관’ 선정...활보노조, “철회하라”
등록일 [ 2018년02월26일 17시23분 ]

국민연금공단이 매해 진행하는 활동지원기관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기관 중 활동지원사 및 이용자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기관이 포함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아래 활보노조)은 26일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이 된 기관들에 대한 ‘우수기관’ 선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2017년 12월 공고한 ‘활동지원기관 평가 결과’ 중 ‘우수기관’에 선정된 기관에는 의정부복지재단과 진주해인사자비원센터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활보노조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활동지원사에게 여러 방법을 동원해 각종 수당 등 체불임금 포기를 강요해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이다.

 

활보노조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공단에 활동지원사 체불임금을 놓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중개기관에 대한 '우수기관' 선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의정부복지재단은 2016년 8월부터 매달 장애인 활동보조인들에게 임금체불 포기를 내용으로 하는 확인서(부제소합의서)를 받았다. 부족한 수가 등으로 인해 인건비 이외에 주휴수당, 연차수당 등 법정제수당 부족분에 대해 기관을 상대로 진정 및 민형사적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기관 소속 일부 활동지원사들이 서명을 거부하자, 재단 측은 해당 활동지원사들의 노동시간을 깎고 단말기를 차단하는 등 업무를 방해해 왔다는 것이 활보노조 측의 설명.


활보노조는 또 재단이 활동지원사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보수교육 시간에 노무사를 불러다가 수당 미지급 등 불법사항을 합리화하는 데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정부복지재단이 “비영리 기관이면서 수익을 위해 노동자를 탄압하고, 활동지원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에 힘쓰기보다 기관장의 제왕적 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더 힘을 쏟는 기관”이라고 비판했다.


의정부복지재단의 부제소합의서 문제는 지난 7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도 거론된 바 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이런 합의서를 받는 것이 노동법 위반이 아니냐고 질의하자,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위반이 맞다고 확인했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시인했다.


노조활동 등을 이유로 의정부복지재단에서 두 달 간 정직처분을 당했다는 유호상 활동지원사는 “대체 무슨 잣대를 가지고 우수기관을 정했나? 너무 어이가 없다”면서 “이 확인서라는 게 우리가 받을 임금을 받지 않고 고발하지 않겠다는 것을 매달 사인을 받는 것인데, 그게 부당하다고 고용노동부 장관도 분명히 말하지 않았나? 이런 일들에 대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해 줄 것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진주해인사자비원센터의 경우 정부 지침대로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활동지원사들을 해고했음에도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활보노조는 센터가 교육비를 지급하지 않기 위해 활동지원사 보수교육을 집체교육에서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하기도 했으며, 노동부에 체불임금 진정을 한 노동자들을 집단해고하고 이들의 이용자들을 찾아다니며 활동지원사를 바꾸라고 괴롭히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2009년부터 이 센터에서 근무했다는 강영주(가명) 활동지원사는 “지난해 2월 27일 노사협의회가 만들어져 근로자 대표간사로 참여해 비영리법인답게 투명하게 운영할 것과 복지부 지침에 따라 수익금을 근로자 처우개선에 사용해 줄 것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이후 센터 측이 완전 돌변하여 9명이 지난 12월 말 부당해고 당해 현재 창원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강 활동지원사는 “이러한 센터가 우수기관으로 지정됐다는 점에 부끄러움을 금치 못한다”면서 “센터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다시 태어나 비영리법인답게 투명하게 운영되어 지역사회의 모범 기관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활보노조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공단에 활동지원사 체불임금을 놓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중개기관에 대한 '우수기관' 선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건복 공공운수노조 재가요양지부장은 연대발언을 통해 “돌봄노동이 항상 최저임금만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황에서 법정수당 조차 지켜지지 않고 체불임금을 용인한다면 이것은 지자체가 기관 관리·감독의 책무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활보노조는 기자회견 후 국민연금공단에 항의서를 제출하며, △의정부복지재단과 진주해인사자비원센터에 대한 우수기관 선정 철회 △기관평가 결과만이 아니라 세부 항목별 평가점수 공개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평가 방식의 기준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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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철 기자 rollingston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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