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04월21일sat
기사최종편집일  최종뉴스편집일
비마이너로고
news
뉴스상세검색 버튼
기사등록 기사제보
전체메뉴 펼침
HOME 뉴스홈 > 뉴스 > 복지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증평 모녀 사건에 시민사회단체 “턱없이 낮은 복지 선정 기준, 현실에 맞게 바꿔야”
우편함에 쌓인 각종 체납 고지서, “살기 어렵다” 유서 남기고 자살
시민사회단체 “낮은 선정 기준으로 복지 사각지대 발생… 정부는 ‘도덕적 해이’만 강조” 비판
등록일 [ 2018년04월09일 17시23분 ]

지난 6일, 충남 증평군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 A 씨와 네 살짜리 딸이 숨진 지 수개월 만에 발견된 사실이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연합뉴스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A 씨가 4개월째 관리비를 내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겨 A 씨의 집을 찾아갔다. 관리사무소 측은 과거 몇 차례의 연락에도 답이 없고 이날도 문이 열리지 않자 결국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A 씨의 남편은 사업 실패로 작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같은 달 A 씨의 어머니도 사망했다. 그러면서 A 씨의 사회적 관계망은 단절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파트 우편함엔 수 개월간 미납된 카드 연체료와 가스비, 수도비, 건강보험료, 전기료 체납 고지서 등이 쌓여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의 수도 사용량도 지난해 12월부터 ‘0’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A 씨는 보증금 1억 2500만 원에 월세 13만 원인 32평대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며, 차량 3대(트럭 2대, SUV 1대)를 보유하고 있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대상이 될 수 없었다. 딸에게 지급되는 가정양육수당 월 10만 원이 전부였다. 남편 사망 후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이 없자, A 씨는 트럭 1대와 SUV를 중고차 매매상에게 팔고자 했다. 하지만 과거 남편의 사업 실패로 임대 아파트, SUV 차량 등이 압류되어 매매 과정에서 처분이 어려워지자 이미 돈을 지불한 중고차 매매상이 A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뿐만 아니라 A 씨는 수천만 원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대부업체로부터도 고소당한 상태였다.

 

이미 남편의 사업 실패로 발생한 1억 5000만 원가량의 부채를 떠안고 살아가던 A 씨는 결국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견딜 수 없어 딸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A 씨가 남긴 유서엔 “남편이 숨진 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혼자 살기 너무 어렵다. 딸을 데려간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23일 열린 송파 세 모녀 4주기 추모제

증평 모녀 사건이 알려지자 빈곤사회연대는 8일 성명을 내고선 2014년 박근혜 정부가 ‘송파 세 모녀 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대대적으로 개정했으나, 사실상 실효성이 없었다며 이 사건 또한 그러한 연장선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빈곤사회연대는 “(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선정기준과 보장수준이 개정 이전과 대동소이해 구조적으로 신규 수급자가 증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개정 후 기초생활수급자가 20만 명 이상 증가했다고 하나 교육급여 상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교육급여만 받는’ 수급자가 늘어난 것”이었다면서 “생계, 의료급여 등 실제 빈곤 상황 해결에 도움 되는 급여를 받는 수급자 수는 인구의 3% 내외를 반복한 기존 수급 규모와 대동소이하다”고 지적했다.

 

빈곤사회연대는 낮은 선정 기준으로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관리 엄정화, 부정수급, 도덕적 해이라는 빈곤층에게 차별적이고 낙인적인 프레임만을 여전히 강력”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기초생활보장 적정급여 TF’를 구성해 도덕적 해이에 대한 선제적 대책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더불어 복지 수급 대상자의 정보 수집을 위해, 작년 복지부와 국회가 수급 대상자의 신용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아래 사회보장급여법) 개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개정안은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고 판단한 사람의 연체정보(대출금, 신용카드대금)를 복지부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통해 처리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빈곤사회연대는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조치라며 통과된 사회보장급여법에도 불구하고 증평 모녀의 죽음은 이제야 알려졌다. 채무고지서와 공과금 미납에 피폐했을 삶은 발견조차 되지 않았다. 문제는 사각지대 ‘발굴’이 아니라 실제 지원이 가능한 수준으로 선정기준을 바꾸고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복지 예산 확대를 촉구했다.

올려 0 내려 0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텔레그램 비마이너 구독하기 비마이너 paypal로 일시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또다시 반복된 사회적 죽음..."복지 시스템 땜질 말고 근원적 수리 필요"
"죽음보다 가난이 두려운 사회 멈춰야"...송파 세 모녀 4주기 추모제 열려
‘송파 세 모녀 3주기’ 맞아 ‘부양의무제 폐지’ 담은 기초법 개정안 발의
‘송파 세 모녀’ 3년 지났지만… 빈곤 문제는 악화됐다
5개월간 밀린 월세 못 내 자살… ‘송파 세모녀법’의 실패 보여줘
‘송파 세 모녀’ 사건 예방 못 할 2017년 복지 예산
‘송파 세모녀법’ 시행 1년, 상황은 더 ‘처참’해졌다
‘송파 세모녀법’이 가난한 사람을 죽이고 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후 2년...정부 복지 정책 더 '잔혹'해졌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또다시 반복된 사회적 죽음..."복지 시스템 땜질 말고 근원적 수리 필요" (2018-04-13 19:19:51)
장애등급제폐지TF, 7차 회의에서 활동지원 급여 결정 과정 논의 (2018-04-03 15:44:25)
비마이너의 아름다운 유혹, 독자 인터뷰 비마이너의 아름다운 유혹, 독자 인터뷰 더보기
기고 칼럼 기자칼럼

기고 작은이미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편지] 대통령님, 4월 20일 ...
장애인들이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rsqu...

노동자에서 장애인이 된 이들은 어디로 ...
[기고] 남이 아닌 내가 되어봐야 ‘웹 접...
언제, 어디로 가든 이용할 수 있는 장애...
Beminor SNS 비마이너 페이스북비마이너 트위터비마이너 텔레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