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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학과 장애학, 그 ‘말과 사물’ ③] 의학이 그려낸 장애 정의와 그 한계
푸코와 함께 장애 읽기-3
등록일 [ 2018년04월26일 11시42분 ]

의학의 인간학적 면모


‘손상은 손상일 뿐 그것 자체가 장애는 아니다.’는 장애학 1세대의 사회학적 인식은 분명 장애(인)에 대한 의료적 인식을 비판하는 시발점으로서 훌륭하게 기능했다. 그러나 의학적 인식을 사회학적 인식으로 교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의학의 인식 틀 자체에 대한 내재적 비판을 방기하기 때문이다. 의학적 인식은 과학에 근거한 것이고 장애는 사회학적 인식 대상이라고 분리해 버리면, 의학적(과학적) 시선 자체의 유한성, 그것의 역사성과 사회성을 간과하기 싶다.


푸코는 18세기부터 의료는 그 자체로 사회적 활동이었다고 한다.1) 의학이 중세의 부진함을 떨치고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부터이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개별 환자의 질병 치료와는 다른 영역, 공기, 물, 건설, 토양, 하수 등 공중보건 영역에 개입함으로써 사회적 권위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전까지 빈민 구제 시설에 불과했던 병원(hospital)을 집단적 의료 장소로 탈바꿈해 질병과 치료 데이터를 기록, 수집, 통계적 비교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공중보건에서의 사회적 권위와 병원의 정보력 덕분에 임상의학의 지식은 힘을 얻을 수 있었고 그에 힘입어 해부병리학, 진단기술, 세균학도 출현할 수 있었다. 


의료의 사회성 이전에 의학에 대한 고고학적 분석이 필요하다. ‘의학적 시선의 고고학’이란 부제가 붙은 『임상의학의 탄생』(1963)에서 푸코는 고전주의적 표상의 질서에 갇혀 있던 의학적 시선이 어떤 인식론적 단절을 겪으면서 환자의 몸속으로 뚫고 들어가게 되었는지 탐사한다. 그 병리 해부학의 시선 속에서 질병을 죽음의 궤적 속에서 기관의 손상으로 정의하는 근대 임상의학이 탄생했다. 이 과정은 『말과 사물』에서 자연사의 에피스테메가 붕괴되면서 생물학이 출현한 과정과 일치한다. 왜냐하면 근대 의학은 생물학이 탐사한 생명의 법칙을 인간의 몸에 실용적으로 적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법칙이 인간에게 적용되는 양상을 ‘실용적’ 관점에서 파악한다는 점에서 근대 의학은 칸트가 정의한 인간학에 부합한다.


자연사가의 시선이 기관들의 모양, 크기, 위치, 수를 훑는 것과 달리 생물학자의 시선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기능들(호흡, 순환, 소화, 운동)의 관계를 포착하려 한다. 환경의 요구에 적응하고, 변하고, 순응하는 가운데 유기체의 기능들은 일정한 ‘정상성’(normality)을 갖는 것으로 파악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기능은 항상 정상적이거나 정상에서 벗어난다. 생물학의 인간학적 적용인 근대 의학도 마찬가지다.

 

 
18세기까지 의학은 ‘정상’의 문제보다 ‘건강’의 문제에 더 많은 초점을 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이 병에 걸려 신체의 균형을 잃을 경우 다시 회복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 18세기까지 의학은, 신체의기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원기왕성하고 유연하며 병에 대응하는 자기 조정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는가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서는 의학은 건강보다는 ‘정상’의 문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게 된다. 여기에서 의학이 개입하는 자리는 신체 기능의 상태나 조직의 구조 따위다.(…) 이제 한 집단이나 한 사회, 혹은 한 종족의 삶을 말할 때 의학은 신체기능에 이상이 없다는 개인적인 차원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 ‘정상’과 병리학적 상태까지 고려해야만 한다.2)


근대 의학이 인간학적 면모를 갖는 것은 단지 생명의 일반법칙을 인간의 신체에 적용해서만이 아니다. 그것은 ‘기능’과 ‘정상성’이라는 생물학의 구성 모델을 인간의 행위, 사회적 기능, 실존 자체로까지 확대하여 인간의 삶을 정상성과 병리성의 구도 속에서 보기 때문이다. 


인간학sciences de l’homme이 인간의 삶을 다루는 영역에 등장했다고 하면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생물학적 성격을 띤다는 이유뿐만 아니라 의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분명 인간학은 생물학에서 시작된 개념이나 메타포를 빌려 썼을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새롭게 등장한 분석 대상들(인간, 행동, 개인을 포함하는 사회적 차원에서 인간의 자기실현)이 드러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정상’과 병리학적 상태를 규정한 기본 원칙들이 있었음에 틀림없다.3)


의료적 인간학과 장애 분류


의학이 장애를 정의하고, 유형과 정도(등급)를 판별하는 것은 근대 의학의 이런 인간학적 면모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장애인 분류’는 의료적 인간학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장애는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이 분류표는 『말과 사물』 서문에 나온 ‘중국인 백과사전’만큼은 아니지만 만만치 않은 기준의 불일치와 범주 혼란을 내포하고 있다. 크게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로 나눈 것은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 이래 고전주의 에피스테메의 기본구도이다. 이 구분은 근대 임상의학의 ‘외과’ ‘내과’ 구분과도 다르고, ‘기질성’ 질환과 ‘기능성’ 질환의 구분과도 다르다. 이 장애 분류표는 기능들의 순환 관계를 꿰뚫는 근대 임상의학의 시선이 아니라, 고전주의적 표상의 논리에 따라 가시적 ‘기관’의 손상으로 장애를 정의하고 분류한다.


단적인 예로, 신체기능 장애 안에 안면장애가 포함되어 있다. ‘안면’을 신체기능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굳이 들뢰즈를 거론하지 않아도 ‘안면’은 ‘머리’라는 신체기관이 아니라 그 표면에 형성된 사회적 ‘의미’ 기관이다. 안면의 기능은 신체적 기능이 아니라, 심미적, 기호적, 소통적 기능이다. 안면의 기능장애는 성형외과, 피부과가 아니라 문화 기호학의 판단영역이다. 그것의 장애 정도, 즉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서 타인의 시선에 의한 활동의 제약 정도는 노출된 안면부의 몇 퍼센트가 변형되었는지, 그 중에서 코 형태의 몇 분의 몇이 없어졌는지의 기준으로 측정될 수 없다. 참고로, 중중도로 분류될 안면장애 3급의 기준은 “노출된 안면부의 50% 이상의 변형이 있고 코 형태의 2/3 이상이 없어진 사람”이다.


언어 장애를 신체기능 장애로 분류한 것도 황당하다. 언어장애는 청각장애, 뇌병변장애, 발달장애의 부대 현상이기도 하다. 그걸 제외하더라도, 발성기관이나 조음기관 이상으로 인한 발성, 조음장애보다 말더듬처럼 명확한 기질적(organic) 병변을 찾을 수 없는 기능적(functional) 장애가 더 많다. 언어는 인간의 사회생활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지만, 언어장애를 신체기능장애로 보는 의료적 인간학 속에서 언어장애는 3급부터 책정된다.


과거 ‘난쟁이’로 불리며 프릭쇼(freak show)에 자주 등장했던 ‘저신장장애’는 지체장애 중 변형장애에 속한다. 과거에는 꽤 두드러진 장애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장애등급 중 최하위인 6급4호 또는 6호로 분류된다. 난쟁이에 대한 전통적인 ‘시선’과 비장애인 기준의 ‘높이’로 인한 저신장 장애의 문턱들, 신체 비율의 이상으로 인해 쉽게 피로해지고 뼈의 변형으로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며, 오래 걸으면 쉽게 통증을 느끼고 무거운 것을 들기 힘든 것과 같은 신체적 핸디캡이 과소평가되고 있다.


지체장애는 팔과 다리의 운동기능 손상으로 인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로, 판정과 계측의 객관성, 장애의 전형성이 인정받아 의료적 장애학의 중추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절단’이나 ‘척수’ 손상, ‘척추’ 손상 같은 기질적 병변(기관 손상)에 집착하다 보니, 뚜렷한 신경손상이 없이 반사성 교감신경이 위축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에 의한 기능성 사지마비는 잘 인정되지 않는다. 시각장애 판정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 기질적 이상 없이 기능성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은 장애 판정이 보류되고, 반대로 스크린 리더도 사용하지 않고 PC의 화면과 종이 문서를 보면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데 수술을 여러 번 해서 눈의 모양이 매우 험악해진 사람은 단번에 1급을 받았다는 사례 보고도 있다.


뇌병변 장애는 뇌의 기질적 손상에 의한 복합적 신체기능 장애를 통괄한 범주이다. 뇌성마비, 외상성 뇌손상, 뇌졸중과 기타 뇌의 기질적 병변으로 인해 손과 발의 관절이 마비되거나 경직되기 때문에 지체장애도 있고, 안면 근육 마비로 인해 사회적 안면장애와 언어장애도 있다. 그러니까 지체장애, 안면장애, 언어장애와 나란히 뇌병변장애를 분류하는 것은 마치 ‘중국인 백과사전’에서 ‘(e)인어’ 옆에 ‘(f)전설상의 동물’을, ‘(g)주인 없는 개’ 옆에 ‘(h)이 분류에 포함된 동물’을 나열하는 것과 같은 범주 혼동이다. 지체장애 등급은 병변이 있는 기관의 기능손상 정도, 가령, 관절의 운동범위나 근력정도에 따라 등급을 매기지만 뇌병변 장애등급은 그와 전혀 다른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 뇌병변장애의 등급 판정 도구는 ‘수정바델지수’4)라는, 병원에 입원한 만성질환자의 일상 수행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다.

 


시력, 청력, 근력을 측정하는 기준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분명 다르다. 그러나 전자를 의학적 손상(impairment) 평가로, 후자를 사회적 장애(disability) 평가로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다. 어쩌면 의사들은 이 둘의 차이를 질적인 차이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근력, 언어수행능력의 연장선상에 보행능력을 비롯한 일상적 동작능력이 있다고 보지 않을까? 그럼에도 경직, 마비, 근력의 평가 점수와 일상적 동작능력의 평가점수는 다른 기준에 의해 매겨지기 때문에 그로 인해 많은 불합리가 발생한다. 현행 수정바델지수 기준에 의하면 식사와 용변처리가 가능하기만 하면 언어장애나 마비의 경중과는 관계없이 1급을 받기 힘들다. 또 지체장애 중 상하지 기능장애 1급이 거의 동일한 지체장애가 있는 뇌병변장애에서는 2~3급에 해당 하여 유형별 형평성도 저해한다.

 
수정바델 지수는 사회적 장애(disability)의 표지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수정바델지수가 전제로 하는 삶의 범위는 병원에 입원한 만성질환자의 일상에 제한되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시민사회, 노동 및 공무 사회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장애 판정 도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그런 사회적 장애 판정 도구에 가장 가까운 것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시간을 책정하는 인정조사표이다. 하지만 이것도 옷 입기, 목욕하기, 식사하기 등 일상생활 동작영역의 평가비중이 절대적으로 크고, 장애 유형, 특히 시각장애나 발달장애의 특성 평가와 사회적 환경에 대한 평가비중이 너무 적다.


신체적 장애 중 내부기관의 장애는 만성질환의 장애화라는 측면에서 의료적 인간학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 2000년부터 신장, 심장, 간, 호흡기, 장루, 요루 등 내부 장기의 손상으로 장기간 사회활동에 심각한 제약이 발생한 환자들을 장애인으로 등록하게 하여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 손상을 준거로 삼음으로써 장기 손상과 상관없는 만성질환은 포괄하지 못한다. 가령, ‘에이즈’ 환자의 경우 미국과 일본 같은 곳에서는 장애인으로 등록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2014년 한국 HIV·AIDS감염인연합회와 HIV·AIDS 인권연대 단체들이 에이즈 환자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상 장애인에 속하며, 질병관리본부가 에이즈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요양병원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조는 장애인을 ‘신체적, 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이 장기간에 걸쳐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신체적, 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에 대해 ‘신경계, 근골격계, 특수 감각기관, 발음기관을 포함한 호흡기계, 심혈관계, 생식기계, 소화기계, 비뇨기계, 혈액·림프계, 피부, 내분비계 등 신체 계통의 하나 이상에 영향을 주는 어떤 생리적 부조화나 이상, 외관상의 상처, 해부학적인 유실’과 ‘지적장애, 기질적 뇌증후군, 정서적·정신적 질병, 특정 학습장애와 같은 어떤 정신적 또는 심리적 부조화’로 정의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이 기관손상 중심으로 장애를 정의한다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근대 임상의학의 기능손상으로 장애를 광범위하게 정의한다.  


내부기관 장애에 뇌전증 장애가 포함된 것도 불합리하다. ‘간질’이라는 질환명이 주는 낙인효과 때문에 명칭을 바꾼 건데, 내용은 같다. 만성적인 뇌전증으로 월 8회 이상의 중증발작이 연 6회 이상 있고, 발작을 할 때에 유발된 호흡장애, 흡인성 폐렴, 심한 탈진, 두통, 구역, 인지기능의 장애 등으로 심각한 요양관리가 필요하며,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에 항상 타인의 지속적인 보호와 관리가 필요한 경우 장애등급 2급 판정받는다. 이 규정을 보면 곧바로 다른 장애, 가령 공황장애가 떠오를 거다. 공황장애(panic disorder)란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공황발작(panic attack)이란 아무런 외부의 위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두근두근하거나 어지러움과 같은 다양한 신체 증상과 동반하여 심한 불안과 두려움이 발생하는 것으로서 대개는 짧은 시간 지속된다. 하지만 공황 발작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수일 또는 수개월 뒤에 다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장애로 등록될 필요가 있다. 공황장애는 예전에 ‘불안 히스테리’, 혹은 ‘불안 신경증’으로 불렸다. 기질적 병변을 알 수 없어 기능성 신경증에 들어가는 질환 중 강박장애, 혹은 강박 신경증도 장애 등록을 고려해 봄직하다.


만성질환을 장애 범주에 넣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료적 인간학의 영토가 확장되는 것을 어떻게 볼지 확정할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해 장애에 부여된 ‘천형’ 혹은 ‘비정상’이라는 낙인이 희석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만성질환의 장애화는 장애가 ‘비정상인’의 천형 같은 게 아니라 질병처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심신상의 기능장애이며, 질병은 개인적 비극이 아니라 사회적인 돌봄의 대상이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장애의 일반화는 노화로 인한 장애에서 한층 넓어진다. 인간은 모두 늙는다. 노화 과정에서 신체기능은 날로 저하되다가 마침내는 상실된다. 정신기능도 저하되어 판단이 흐려지고,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노인들이 주로 두려워하는 질병들인 치매, 뇌혈관 질환, 퇴행성 질환, 중풍 질환, 요실금, 골다공증, 우울증, 당뇨, 고혈압, 만성 심부전증은 그저 아파서가 아니라, 그로 인한 활동능력의 제한, 그로 인한 고립과 추방 때문에, 살아 있을 뿐 인간적 삶의 형식들과 존엄은 없는 수용시설의 생명체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두렵다.


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 


의료적 인간학은 장애를 잘 모른다. 물론 근대 임상의학은 인간의 신체에 대해 그 기능의 정상작동과 병리적 작동에 대한 지식과 그것이 인간의 생물학적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인간학적 지식을 쌓아왔다. 그러나 장애는 생물학적 현상이기만 한 것도 아니고 생물학에서 비롯된 ‘기능’과 ‘정상성’의 구성 모델로 파악될 성질의 것도 아니다. 푸코의 도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장애는 언어학에서 비롯된 ‘의미화’(signification)’와 ‘체계’(system)의 구성 모델(constituent model) 속에서 파악될 수 있다.5)  장애는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을 ‘장애’로 의미화 하는 방식의 ‘체계’에 대한 문화론적 연구 대상이다. 또한 장애는 경제학에서 비롯된 ‘갈등’과 ‘규칙’의 구성 모델로 파악될 수 있다. 장애를 가진 집단이 사회 안에서 다른 집단과 갈등(주로, 배제와 차별)하는 방식과 그것을 제어하는 규칙은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재편되어야 하는가? 이런 사회학적 연구가 장애학의 근간을 이룬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 외에 장애와 젠더, 장애와 소수자, 장애와 동물, 장애와 사이보그의 관계에 대한 인간학적 연구도 모색되었고 앞으로 더욱 진전될 전망이다. 근대 인간학이 ‘인간’의 본질을 구성하기 위해 배제한 이 존재들 간의 관계 속에서 장애학은 또 다시, 그러나 다르게,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고 물을 것이다. 그 물음과 함께 인간의 본질은, 인간의 윤곽은 “바닷가 모래사장에 그려 놓은 얼굴처럼 사라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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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미셀 푸코, 이보경 역, 「의료의 위기인가, 반의료의 위기인가」, <문학과 사회> 제 75호, 2006년 가을호, 278쪽.
2) 미셀 푸코, 홍성민 역, 『임상의학의 탄생』, 이매진, 2006, 76~77쪽.
3) 미셀 푸코, 『임상의학의 탄생』, 77쪽.
4) 수정바델지수는 만성질환자의 보행 및 일상생활동작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1965년 Mahoney F. Barthel 박사에 의해 마련된 바델지수를 근원으로 하며, 1989년 Granger박사에 의해 총점과 척도가 다소 변용되어 수정바델지수로 불린다.
5) 미셀 푸코, 『말과 사물』, 4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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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 lizom@hanmail.net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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