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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청와대 향한 외침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하라!‘
부모와 당사자들 집단 삭발하며 국가책임제 요구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
이번에는 ‘만인소’...집단 상소문 낭독에 이어 청와대까지 삼보일배
등록일 [ 2018년04월30일 18시48분 ]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하라'고 외치는 부모들과 장애인 당사자들.
 

장애인 자녀를 둔 전국의 부모들이 청와대 앞에 다시 모였다. 이들은 지난 2일 집단 삭발을 감행하여 정부에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며, 정부의 조속한 답변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와 매니페스토협약을 통해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2018년 복지부 예산안에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은 85억 원에 불과했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발달장애인법)의 실효적 이행을 위해서는 매년 최소한 427억이 필요한 것으로 부모연대는 추계하고 있다.

 

이에 부모연대는 30일 광화문광장에서 조선 시대 유생들이 조정의 잘못된 정책에 항의하는 집단상소를 올렸던 '만인소' 형식을 빌려 발달장애인의 삶을 가족에게만 맡긴 채 책임을 다하지 않는 국가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날 만인소에는 전국에서 약 300여 명의 부모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 제도화 △중증장애인 직업 재활 지원 사업 확대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주거 지원 대책 마련 △발달장애인 소득보장 대책 마련 △중증중복 발달장애인지원 강화 △장애인 가족지원 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자조 단체 운영 활성화 △발달장애인 법적 능력 보장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집단 상소문을 발표한 후에는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하라’는 내용의 붓글씨를 쓰는 대형 상소문 퍼포먼스를 펼쳤다.

 

손피켓을 든 참가자들이 정부에게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요구하고 있다.
 

배선이 부모연대 창원지회장은 발달장애인의 낮 활동을 보장하라고 말했다. 그는 “내 아들은 스물세 살 중증발달장애인이다. 또래 아이들은 대학도 다니고 취미 생활도 하지만 내 아들은 낮에 갈 곳이 없다. 복지관은 대기자들이 즐비하고, 보호작업장은 경증장애인만 받는다”라며 낮시간을 집에서 가족과 보낼 수밖에 없는 발달장애인의 현실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모든 발달장애인이 낮 만이라도 가족의 보호를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 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법에 근거한 주간 활동 서비스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박혜영 부모연대 원주지회장은 발달장애인의 노동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장애인은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않는 대상이라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 이것이 장애인 취업 장려를 위한 제도라고 하지만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으로는 생활유지가 어렵다.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도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도 않고 공공기관들도 다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지회장은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거나 아예 일 자체를 구하지 못한 채 집과 시설에서만 사는 것이 장애인의 운명은 아니”라며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하라'는 내용의 대형 붓글씨를 쓰고 있다.
 

최명진 부모연대 대전지부장은 장애 자녀를 둔 가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학교 가기, 이동하기, 음식점 가기 등 남들은 일상적으로 하는 일을 발달장애인 아이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나 혼자 알아가고 터득해야만 했다”고 토로하며 “이것은 우리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만난 다른 장애 가족들도 비슷하다. 장애인 가족에게 필요한 정보 등을 제공하는 장애인 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한다면 장애 자녀를 위해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많은 가족의 삶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애 부모연대 부회장은 발달장애인의 법적 능력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은 제대로 된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들은 금융상품거래, 행정서비스 이용 등을 거부당한다"라며 "그래서 내 자녀는 은행에 가서 계좌를 개설할 수도, 적금을 넣을 수도 없고 찾을 수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하지만 여기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발달장애인 의사결정 지원 제도 마련을 정부에 요구했다.

 

만인소 개최 이후에는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외치며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발달장애인 의미있는 낮활동 지원대책 마련하라!',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주거대책 마련하라!'라는 내용이 담긴 무대
 


 

이번 만인소에 함께 참가한 장애인 자녀와 부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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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hyemikim@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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