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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허용’ 둘러싸고 장애계 또다시 갑론을박
한국장애인부모회, 3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가족의 활동지원 허용’ 촉구
오제세 의원,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안 발의 예정
등록일 [ 2018년05월03일 17시51분 ]

한국장애인부모회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허용을 촉구했다. (사진 :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장애인 부모단체인 한국장애인부모회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의 장애인 활동지원을 허용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자회견에 함께 나선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들의 요구를 받아 조만간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애인활동지원법 제30조3항은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 중증장애인에게 본인의 가족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여기서의 '가족'은 △배우자, 직계 혈족 및 형제·자매 △직계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 혈족 및 형제·자매를 포함한다. 단, 활동지원기관이 매우 부족한 섬과 같은 외딴곳이나 이에 준하는 지역, 천재지변이나 이에 준하는 사유 또는 수급자가 감염병환자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가족의 활동지원이 허용된다. 이 경우 활동지원급여 월 한도액의 50%를 감산 적용한다.


하지만 활동지원사를 구하기 힘든 최중증장애인·발달장애인을 중심으로 가족의 활동지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기차게 제기되어 왔다. 애초 복지부는 “장애인 가족의 소득이 꼭 활동보조인 급여비용으로 보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가족이 아닌 활동보조인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가족 부담경감으로 가족이 근로소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2011년 국민신문고 답변 중)라며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관련 민원이 늘자 점차 허용하는 쪽으로 입장이 기울었다. 이에 복지부는 2015년 6월 ‘장애인활동지원 제도개선자문단회의’에서 행동장애가 심한 장애인과 와상상태 장애인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자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으나, 이 제도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장애계 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제 추진하지는 못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기영 한국장애인부모회 중앙회장은 "중증장애인의 어머니는 모든 사회활동을 중단하고 24시간 동안 자녀와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가계소득이 줄어들어 빚이 늘어나고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해 가정파괴로 이어지기도 한다"면서 "가정의 파괴, 가족해체를 방지하고 부모들에게 최소한의 사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또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17 국정감사 정책자료'에도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같이 장애인 특성을 가장 잘 아는 가족이 활동지원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해당 부처가 이를 아직까지 반영하지 않아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보건복지부 (활동지원) 제도개선자문단 회의에서 장애인 자립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이 많았다고 하는데, 제도개선자문단이 중증장애인의 실정을 얼마나 알기에 반대 운운하는가"라고 장애계 단체에 비판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박태성 수석부회장도 "장애계에서는 활동지원 24시간 지원을 주장하는데, 24시간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우리는 활동보조인을 구할 수 없다. 그래서 가족이 24시간 동안 그 일을 대신하는 것", "복지부 장관과 주무부처, 그리고 24시간 활동지원을 요구하는 장애계에 요청한다. 우리 아이들을 직접 케어해보고 이걸 배제해도 되는지 결정해 달라"라고 주장했다.


오제세 의원도 "가족이 중증장애인을 돌봐야 할 1차적 위치에 있는데, 가족이 하고 있는 이 활동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면서 "나라에 따라서 입법례가 다르지만 우리는 가족에게 이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활동지원 24시간 보장과 공공성 강화 등을 주장해 온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협의회)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가족의 활동지원 허용은 제도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이라며 한국장애인부모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협의회는 장애인 부모와 가족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가족이 돈 얼마 받고 그 부담을 전적으로 지는 방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중증장애인 가족에 대한 지원과 필요한 소득의 문제는 장애인연금 등 다른 제도 영역에서 요구하고 투쟁해야 할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다.

 

협의회는 또 "활동보조서비스는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지, 가족의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면서 "성인이 되어 언젠가는 가족과 헤어져 홀로 살아가야 할 독립적인 삶을 생각하면 가족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국가가 제대로 책임질 수 있도록 제도를 든든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활동지원서비스와 유사한 제도인 노인장기요양서비스의 경우 월 20일 범위 내에서 1일 최대 1시간(수가 2만790원)씩에 한해 가족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복지부는 지난 3월 4일 발표된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2018~2022)에 "활동보조인 연계에 애로를 호소하는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 허용 방안 검토"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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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철 기자 rollingston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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