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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2002, 2006, 2008, 그리고 2017. 장애인은 휠체어리프트에서 떨어져 죽었다
신길역 휠체어리프트 구간에 뿌려진 국화
“장애인은 왜 리프트를 타다가 떨어져 죽어야 합니까?”
등록일 [ 2018년06월01일 12시45분 ]

6월 1일, 신길역 1박 2일 농성에서 아침 선전전에 나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고 황덕경씨의 영정 앞에 올려져 있던 국화꽃을 모은 뒤, 고인이 이용하려 했던 휠체어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며 층계마다 꽃을 뿌렸다. 그리고 리프트가 층계 위에 도착하자 그 위에 탄 채 발언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시민 여러분. 왜 장애인들은 이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리프트를 타다가 떨어져 죽어야 합니까”라고 말했다.

 

“근조(謹弔). 신길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 한경덕 사망” 얼굴 없는 영정 피켓들이 신길역 1·5호선 환승구간 휠체어리프트 라인을 따라 놓였다. 그 옆엔 하얀 국화가 넋처럼 쓰러져있다. 오전 7시 출근 시간, 일상적으로 이 거리를 지나던 사람들은 이 낯선 풍경에 아주 잠깐 시선을 던진다.

 

고 한경덕 씨는 지난해 10월 20일, 바로 이곳에서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려다 계단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98일간 단 한 번도 깨어나지 못한 채 혼수상태로 있다가 올해 1월 25일 사망했다. 유족과 장애인단체는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에게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었지만, 지난 5월 30일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는 답변만 받았을 뿐이다. 이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는 서울교통공사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며, 5월 31일에 사고가 일어난 신길역에서 고인의 추모제를 열고 공식 사과를 촉구하며 1박 2일 노숙농성을 진행했다.

 

이튿날인 6월 1일 오전 7시 선전전에 나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고 한경덕 씨의 영정 앞에 올려져 있던 국화꽃을 모은 뒤, 고인이 이용하려던 휠체어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며 층계마다 꽃을 뿌렸다. 그리고 리프트가 층계 위에 도착하자 그 위에 탄 채로 발언을 이어갔다.

 

“시민 여러분, 왜 장애인들은 이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리프트를 타다가 떨어져 죽어야 합니까? 2001년 오이도역에서 떨어져 죽었고, 2002년도에 발산역에서 떨어져 죽었고, 2006년에 인천 신수역에서 떨어져 죽었고, 2008년도에 화서역에서 떨어져 죽었고, 그리고 작년 2017년 이곳 신길역에서도 장애인이 떨어져 죽었습니다. 그리고 이 리프트를 타다가 17년간 수많은 장애인들이 다쳤습니다. 저희도 시민 여러분처럼 안전하고 편리하게 모두 같이 출근하면서 엘리베이터 타고 지하철 이용하면 안 되겠습니까? 조금만 관심 가져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이 죽음은 ‘사적’으로 치부되는, 그 사람만의 불행이 아닙니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것도 계속 죽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5년 12월에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에서 2022년까지 전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다. 왜 이를 지키지 않았는지 시민 여러분이 박원순 시장에게 물어봐 달라. 더 이상 죽지 않게 해달라. 같이 살면 안 되겠느냐”라고 말하며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박 대표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게 이 문제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묻고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희 노들장애인야학 사무국장은 “지금 시민 여러분들이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이 공간에서 사람이 죽었다. 여러분처럼 일상을 보내려다가 휠체어 리프트를 타지 못한 채 떨어져 죽었다”고 말했다.

 

한명희 노들장애인야학 사무국장은 “지금 시민 여러분들이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이 공간에서 사람이 죽었다. 여러분처럼 일상을 보내려다가 휠체어리프트를 타지 못한 채 떨어져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공간에서 비장애인들이 걸어가고 있는 것과 같이 장애인도 평등하게 다닐 수 있는 것이 ‘이동권’이다”라면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여러분들이 출근하기 위해 이용하는 이 신길역 리프트가 누군가에게는 사고를 당해 죽을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신길역 1박2일 농성을 마친 이들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으로 장소를 옮겨 “휠체어리프트를 철거하고 전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라”고 외치며 휠체어리프트 투쟁을 이어 나갔다. 서울장차연은 이날 오후 2시엔 안국동에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 캠프에 방문해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에 따라 안전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신길역 휠체어 리프트에 설치된 호출 버튼 위에 국화꽃 한 송이가 올려져 있다.

활동가들이 피켓을 들고 박원순 시장과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에게 사과와 그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박경석 대표가 뿌린 국화 꽃 옆에 '살인리프트희생자'라는 영정모양의 팻말이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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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hyemikim@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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