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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활동지원’ 공약 방치, 3800여명의 ‘또 다른 권오진’ 위협
‘사회보장 정비방안’ 희생자 권오진 씨 추모결의대회 열려
“야간순회서비스는 도움 안 돼...박근혜 정부 때 적폐 시급히 없애야”
등록일 [ 2018년06월21일 21시57분 ]

21일, 청와대 앞에서 '故권오진 삼우제 추모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박근혜 정부 당시 최대의 복지 적폐 ‘사회보장 정비방안’에 의해 희생된 故권오진 씨 삼우제를 맞아 추모결의대회가 21일 청와대 앞에서 열렸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주최한 이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대통령 공약사항이었던 ‘24시간 활동지원’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데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지난 17일 세상을 떠난 故권오진 씨(만 46세)는 1996년 뺑소니 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되었다. 2002년 가평 꽃동네에 입소해 생활하다 2011년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운영하는 체험홈에 입주해 자립을 시작했다. 목 아래로는 손만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중증장애인이었던 권 씨는 2014년 11월부터 인천시가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자가 되면서 안정적인 자립생활에 대한 기대를 키워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인천시는 1년 만에 이 사업의 중단을 선언했다. 정부가 ‘사회보장 정비방안’을 추진하면서 인천시의 ‘24시간 활동지원’을 중앙정부 사업과 유사·중복이라 지적해 다른 사업으로 대체하라고 한 것이다. 권 씨는 1인 시위를 하며 이에 저항했지만, 인천시는 예정대로 2월부터 지원을 중단했다. 그리고 ‘24시간 활동지원’은 야간순회서비스로 대체됐다.


줄어든 활동지원 시간을 대체한 야간순회서비스에 따라 '야간돌보미'가 매일 새벽 2시 30분, 4시 30분, 6시 30분 세 번 그를 방문했다. 하지만 이는 항상 욕창을 관리해야 하는 그에게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고, 오히려 안정적인 수면을 방해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로 인해 갈수록 건강이 악화된 권 씨는 결국 올해 5월 5일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고, 한달여 만에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박근혜 정부가 '사회보장 정비방안'을 시행하면서 9997억원 규모의 지자체 복지서비스 삭감을 시도했다. 인천시도 이를 피해가지 못하고 130억 정도의 사업이 유사·중복이라는 이유로 삭감대상이 됐다. 이 중 68억이 장애인 복지 관련 예산이었다"고 설명했다. 장 사무국장은 "인천에서 장애인들이 열심히 싸워 막으려 했지만은 결국 24시간 활동지원 폐지는 막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장 사무국장은 “지난해 우리가 촛불을 들었던 것은 단지 박근혜라는 사람 하나를 탄핵시키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그가 만든 불평등과 차별을 없애고자 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 촛불의 염원을 받고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그러나, 공약했던 24시간 활동지원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또 한 사람이 이렇게 죽고 말았다”라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따르면, 현재 17개 광역 시·도 중 24시간 활동지원을 시행하고 있는 곳은 서울, 충북, 광주, 전남뿐이고, 대상자도 131명에 그친다. 그마저도 서울에만 100명이 몰려 있는 상황이다. 반면,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중증장애인이면서 1인가구 또는 부양 능력있는 가족이 없는 취약가구 대상자는 3,986명에 달한다. 나머지 3,856명은 사실상 故권오진 씨와 다를 바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故권오진 씨 추모결의대회에 참석한 유명자 씨가 고인의 영정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고인과 같은 가평 꽃동네에서 탈시설해 인천시의 ‘24시간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았던 유명자 씨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유 씨는 “손과 발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나는 급한 일이 생겨도 전화도 걸 수 없어 무슨 일이 생기면 당할 수 밖에 없으니 그저 두려울 뿐”이라며 “야간순회서비스는 순회방문하는 사람이 몇 번 씩 왔다갔다 하니까 신경이 쓰여 잠을 잘 수 없다”고 토로했다.


유 씨는 또 “올해 3월에는 침대와 연결된 콘센트에서 스파크가 일어났는데 다행히 활동지원사가 퇴근하기 전이어서 살 수 있었다”며 “저와 활동지원사는 ‘퇴근하기 전이라 정말 다행"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슴이 벌렁거린다. 활동지원 24시간은 우리의 생명인데 왜 인천시는 지원하던 것마저 중단해 장애인을 죽음으로 내모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이 사건을 “보건복지부와 인천시가 협력하여 활동지원 24시간을 중단하였고, 그것이 결국 권오진 동지를 죽인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또 복지부가 지난해 말 「2018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 운영지침」개정 시행을 통해 지자체 복지 사업에 대해 중앙정부와 협의·조정하기보다는 지자체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음에도, 여전히 폐지된 24시간 활동지원이 되돌려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대통령 공약사항인 24시간 활동지원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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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철 기자 rollingston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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