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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 지원 계획’ 제안한 민간재단에 대구시는 ‘알아서 하라’며 나 몰라라
전국 최초로 '탈시설, 법인 공공화' 선언한 청암재단
탈시설-자립지원 정책 제안했으나 대구시는 '수용불가'입장
등록일 [ 2018년09월07일 14시27분 ]

7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청암재단 탈시설 지원 및 전환조치 대책안 대구시 '수용불가입장'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청암재단
 

전국 최초로 사회복지법인 공공화 및 장애인 거주시설 폐지를 선언한 사회복지법인 청암재단이 대구시에 탈시설 지원 및 전환조치 대책을 제안했으나, 대구시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청암재단은 대구시의 입장을 규탄하며 탈시설 정책의 주체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암재단은 7일 오전 11시에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탈시설-자립지원 정책은 민간 법인의 자발성만을 기대하여 추진할 수 없다"라며 "그러나 대구시는 예산과 행정절차만을 앞세워 정책제안에 모두 '수용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청암재단은 장애인 거주시설인 청구재활원(128명 거주)과 천혜요양원(30명 거주)을 운영하는 대구 사회복지법인이다. 지난 2015년, 청암재단은 '법인 공공화와 거주시설 폐지'를 선언하고, 2016년부터 2년간 총 20여 명의 탈시설을 지원했다.

 

그러나 청암재단은 탈시설 자립지원 사업이 확대될수록 종사자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대구시 차원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탈시설-자립지원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 때문에 청암재단은 지난 4월 17일,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에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후 청암재단은 공동실행위원회를 구성해 대구시와 협의를 진행했으나, 대구시는 청암재단 탈시설-시설폐지-기능전환사업 로드맵에 대해 '모두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청암재단은 "이로 인해 지난 2년간 시설이용인, 노조, 이사회, 지역사회가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여 마련된 탈시설-자립지원 방안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라며 "대구시는 모든 사업을 '재단의 결정이니 재단이 알아서 하라'는 태도만 취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청암재단의 제안은 세 가지다. 우선, 청암재단 산하 시설 거주인에 대한 탈시설 지원과 시설 폐쇄 과정을 '대구시 거주시설 변환 시범사업'으로 추진해 탈시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암재단은 '탈시설-시설폐지-기능전환사업'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시범사업 선정 및 협의체 구성 제안을 모두 불수용했다.


청암재단의 두 번째 제안은 현재 운영 중인 천혜요양원과 청구재활원을 모두 폐쇄하고, 시설 내 거주인에 대한 탈시설 및 지역 내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것이다. 거주 인원이 30명인 천혜요양원은 2019년까지 폐쇄하고, 128명이 거주하는 청구재활원은 대구시가 2019년 상반기 출범할 예정인 '(가칭)사회서비스진흥원'이 이어받아 운영하다 2025년까지 폐쇄한다는 계획이다. 청암재단은 시설 폐쇄에 따라 탈시설하는 거주인에 대한 지원 방안을 별도로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제2차 탈시설 자립추진계획 범위 내 주거시설(체험홈, 자립생활가정)이나 자립생활정착금 등을 활용하면 된다'라며 추가적 지원이 불가함을 밝혔고, 민간법인이 운영하는 청구재활원을 사회서비스진흥원이 이전받는 것은 사업 대상에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청암재단의 세 번째 제안은 탈시설 거주인을 대상으로 '(가칭)장애인 주거서비스 지원센터'와 '중·장년 발달장애인 특화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는 것이다. 청암재단 재산 15억 원을 주거서비스 지원센터와 주간보호센터 공간 마련에 사용하면, 대구시가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안이다. 재단은 산하 거주시설 종사자 고용이전 계획과 연동하여 진행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이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가칭)장애인 주거서비스 지원센터는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복지부와 협의가 필요하며, 시비가 지원되는 특화 주간보호시설은 운영기관 공모를 통해 지정되므로, 그때 공모해서 진행하라고 답변했다.

 

강성봉 청암재단 법인 사무국장은 "대구시는 2015년부터 탈시설 정책을 시작했고, 청암재단 공공화와 시설폐쇄도 2015년에 선언한 내용"이라며 "그런데도 대구시는 청암재단 공공화와 시설폐쇄에 대해 '우리가 지원하지 않아도 법인 차원에서 어차피 할 것 아닌가'라는 안이한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강 사무국장은 "재단 입장에서는 인권적인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해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이 결단이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종사자 고용승계와 거주인 탈시설-자립지원 정책 예산이 필수적인데, 탈시설 정책을 선도적으로 끌어간다는 대구시가 이렇게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정책 의지가 있는 건지 되묻게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 사무국장은 "대구시가 예산, 행정문제 등을 내세우는 소극적 자세를 넘어 적극적인 자세로 청암재단에서 제시한 로드맵을 '거주시설 변환 시범사업'으로 선정하고, 탈시설 중장기 정책과제를 협의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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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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