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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 31년 만에 ‘형제복지원 사건 공식 사과’ 했지만…
피해생존자 모임과 대책위, “진상규명 있어야 진정한 사과”
진상규명 위한 조례 제정, 자료 수집 및 조사, 피해생존자 신고 창구 마련 등 요구
등록일 [ 2018년09월17일 16시11분 ]

16일, 부산시청 프레스룸에서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사건 부산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는 오거돈 부산시장. YTN 뉴스 영상 갈무리.
 

오거돈 부산시장이 형제복지원 폐쇄 31년 만에 피해생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피해생존자 등 관계자들은 '실질적인 행동 없는 사과는 무의미하다'며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부산시의 적극적 조치를 촉구했다.

 

지난 16일, 오거돈 부산시장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자행됐던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감금과 폭행, 협박, 강제노역 등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참혹한 인권유린"이었다며 "당시 부산시는 복지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함으로써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부산시를 대표하는 시장으로서, 너무나 늦었지만, 시민 여러분과 누구보다 피해자와 그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라며 "피해 사실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위로하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 시장은 실질적인 피해보상의 필요성 역시 강조했다.

 

이어 오 시장은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의 핵심은 특별법 제정"이라며 "부산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형제복지원 특별법(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법률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국회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국회에 촉구했다. 이를 위해 부산지역 국회의원, 특별법 소관인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그리고 특별법 제정을 공동 발의한 모든 의원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오 시장은 밝혔다.

 

아울러 오 시장은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족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특히 오 시장은 지난 13일 검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형제복지원 사건 비상상고가 조속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 위에 권력은 있을 수 없다'는 말대로, 부산시는 오직 시민만을 위해 형제복지원과 같은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형제복지원 사건 희생자의 넋을 추모하며, 피해자와 가족들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오 시장의 공식 사과에 대해 여준민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사건의 핵심 당사자 중 하나인 부산시장 사과를 표명하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 발표라고 보긴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여 사무국장은 "무엇보다 진상규명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부산시가 조례를 제정해 진상규명을 힘있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례에 △시장 직속 조사기구 구성 △부산시와 부산 경찰에 남아있는 관련 자료 발굴 및 분석 △피해생존자, 유가족, 실종자 가족들의 상담 및 접수 창구 마련 등에 대한 근거가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실종자, 유가족)모임 대표는 "일방적인 사과는 강요이자 또 다른 폭력"이라며 "피해생존자들은 부산시를 용서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이번 사과가 진정성 있는 사과가 되기 위해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부산시와 오 시장의 행동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생존자모임은 △진상규명 전까지 추모사업이나 위령제 연기 △박인근 원장 일가족으로부터 형제복지원 토지 매매에 따른 이득 환수 △형제복지원 자료 수집 △부산 내 피해생존자 실태조사 △피해생존자를 위한 각종 상담 및 자료 열람 공간과 접수 창구 마련 △시장 직속 추진위원회 구성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 차원의 노력 등을 부산시에 촉구했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갑자기 추모사업이나 위령제를 진행하는 것은 기만적이라고 본다"라며 "진정한 추모를 위해서는 진상규명이 그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박인근 전 형제복지원 원장이 부산시로부터 형제복지원 부지를 1461만 원에 구매한 후, 2001년에는 223억 원에 팔았다"라며 "이는 부산시가 박인근 원장과 결탁해 발생한 부당 이득이었으므로, 지금이라도 환수조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형제복지원 사건은 4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흘러왔다. 이 한 번의 사과에 (피해생존자들의) 기나긴 아픔이 치유되고 (가해자를) 용서할 거란 생각은 말아달라"라며 "오 시장이 피해생존자들과 만나 밝힌 사과의 뜻이 실질적 행동을 통해 입증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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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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