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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김포시-김포경찰의 개인정보공유, 타당하다" 결정
'활동지원 부정수급 색출' 명목으로 활동지원사-장애인 600명 개인정보 공유
장추련 등 "정보인권과 알 권리 침해한 '나쁜 결정'" 규탄
등록일 [ 2018년09월19일 16시53분 ]

지난 2016년, 김포시와 김포경찰의 대규모 개인정보 요청 및 제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된 모습.
 

'활동지원 서비스 부정 수급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김포경찰이 요청한 활동지원사 및 장애인 600여 명의 개인정보를 김포시가 당사자 동의 없이 경찰에 전달한 것이 위법하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아래 헌재)의 판단이 나왔다. 그러나 장애인단체 등은 이러한 헌재의 결정이 개인의 정보인권과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지난 2015년 7월, 김포경찰서는 김포시에 '활동지원급여 부정 수급 사건 수사를 위해 필요하다'는 사유로 김포시에 활동지원사와 수급자들의 인적사항, 휴대전화번호 등의 자료를 요청했다. 그리고 김포시는 당사자 동의 없이 이러한 정보들을 김포경찰에 제공했다.

 

김포경찰서가 활동지원사 57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후에야 개인정보가 동의 없이 오갔다는 사실을 파악한 이들은 김포시와 김포경찰의 행위가 개인정보에 대한 기본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관련 기사: 김포경찰서, 활동보조 이용자·노동자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 당사자 4인은 김포시장과 김포경찰서장이 개인정보 제공을 요청한 것과 정보를 제공한 행위 등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며 2016년 6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항목은 △김포경찰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 행위 △김포시의 정보 제공 행위 △개인정보 사실조회조항 및 정보제공조항의 위헌성이었다.

 

현재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은 수사기관이 공공기관에 "수사에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8조 제1항은 경찰이 '직무 수행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관련된 사실을 조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이러한 조항에서 정보제공요청의 근거는 무엇인지,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등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음에도,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에 따라 공공기관이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조항은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정보 주체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이러한 조항들 및 조항에 근거한 김포시와 김포경찰의 행위가 정보 주체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개인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 등 기본권을 제한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리고 청구 2년만인 지난 8월 30일, 헌재의 결정이 드디어 나왔다.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김포시의 정보제공행위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고, 사실조회 행위, 사실조회조항, 그리고 정보제공조항에 대한 청구는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기각은 위법성 여부를 판단해 보았으나 청구 취지에 이유가 없을 때 내리는 결정이고, 각하는 소송을 제기할 요건 자체가 불충분할 때 내리는 결정이다. 

 

헌재는 사실조회조항과 사실조회 행위만으로는 청구인들의 법률관계 내지 법적 지위가 불리하게 변화되지 않으며, 김포시장과 김포경찰서장 사이에 상하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므로 헌법소원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정보제공조항 역시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없는 이상, 조항만으로는 기본권이 직접 침해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 위헌성 자체를 판단하지 않았다.

 

헌재는 김포시의 정보제공행위는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에 해당하므로, 이는 헌법에 따른 영장주의 및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김포경찰의 사실조회 행위가 강제력이 없는 임의수사에 해당하므로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활동지원사와 장애인 당사자들은 활동지원급여 비용 청구가 적정한지 여부에 관해 조사를 받아야 하는 지위에 있으며, 부정수급 관련 수사가 기여하는 공익이 매우 중대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정보제공행위가 정보 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도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 등 헌법소원을 청구한 단체들은 이러한 헌재의 판단을 "수사기관이 광범위한 정보수집과 공공기관의 제한 없는 정보제공에 면죄부를 준 나쁜 결정"이라며 규탄했다.

 

장추련 등은 "수사기관이 요청한 정보가 방대하고 포괄적인 경우에는 그 정보들이 정말로 수사에 쓰이는지 분명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공기관은 제공요청을 받은 정보가 수사에 필요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데다,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이 없다고 신뢰하여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라며 "이 때문에 수사기관이 방대하고 포괄적인 정보제공을 요청할 때에는 법관의 영장과 같은 통제 수단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추련 등은 "헌재는 이번 사건의 정보 주체들이 '활동지원급여 비용 청구가 적정한지 조사받아야 하는 지위에 있다'고 했으나, 이는 김포시와 같은 공공기관이 개인정보를 당사자도 모르게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사회복지급여를 받는 사람이나 사회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공공기관에 정보를 제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알 권리가 있다"라며 "김포시는 정보 주체들에게 사전 동의를 구하거나 사후에라도 정보제공 사실을 통지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추련 등은 "공공기관이 보유한 모든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수사기관에 제공하도록 한정하는 요건과 절차가 필요하며, 특히 수사기관이 대량의 정보를 제공받을 때에는 법원의 영장에 의한 통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이것이 디지털 시대에 갈수록 막강해지는 수사기관의 권력과 국가 감시로부터 정보인권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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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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