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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서울시 장애인 정책 계획, ‘말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서울시, 장애인 인권, 자립생활, 탈시설, 이동권 등 다양한 계획있으나
장애인 인권 보장 및 계획 실효성 담보 위한 ‘예산 확보’ 필요
등록일 [ 2018년10월04일 19시03분 ]

서울시는 지난 6월 '제2차 탈시설 시행계획'을 발표했고, 오는 11일에는 '2차 장애인 인권증진 기본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 차원의 다양한 장애인 인권 및 자립생활 지원 계획이 세워지고는 있지만 계획은 얼마나 유의미하며, 또한 그 계획들이 실행될 수 있는 예산은 함께 마련되고 있는 걸까.

 

4일 오후 2시, 남은자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의 주최로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2018년 서울시 장애인 인권 및 자립생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장애인단체 관계자 및 당사자들은 서울시의 다양한 계획 수립 과정에서 진행된 협의 및 예산 반영 등을 확인하며 향후 서울시에 제안할 과제를 점검했다.

 

4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18년 서울시 장애인 인권 및 자립생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약속과 계획뿐인 서울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정책

 

장애등급제가 2019년 7월부터 폐지되고 나면, 현행 1~2급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는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이용대상자가 중증(1~3급) 장애인으로 확대된다. 박경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 공동대표는 "이렇게 되면 이용대상자가 2배로 늘어나 현재도 대기시간이 엄청난 특별교통수단에 말 그대로 '대란'이 예상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비휠체어 이용자를 수송할 수 있도록 바우처 택시를 2022년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박 대표가 공개한 서울시 장애인자립지원과 내부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각장애인과 신장장애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바우처 택시'를 2019년에는 ‘4000명이 40회 이용’에서 2022년에는 ‘5000명이 50회 이용’ 가능한 규모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019년 32억 원에서 2022년엔 50억 원까지 '바우처 택시' 예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계획이 잘 반영되고 지켜질 수 있을지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신길역 리프트 추락 참사'와 관련해 서울장차연 등 장애계는 공식 사과 및 지하철 전역에 1동선(지상부터 승강장까지 한 번에 이동) 엘리베이터 설치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타기 그린라이트' 등 다양한 투쟁을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라며 서울시에 공을 넘겼다. 그러나 서울시는 3차 계획에서 "구조적 문제로 설치가 어려운 16개 역에 대해서는 대안 마련을 위해 용역을 추진한다"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문애린 서울장차연 사무국장은 "서울시는 이미 2015년에 발표한 '장애인이동권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에서 엘리베이터 설치 불가 역사에 대해 2017년 1월까지 대안 마련을 하겠다고 밝혔다"라며 "하지만 이때 지켜지지 않았던 약속을 또다시 3차 계획에 담아 미루기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경석 대표가 '누구도 배제되지않는 서울시 장애인인권 및 자립생활정책'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는 모습.


실적 부풀리기와 대상자 축소로 '누더기' 되어가는 탈시설 정책

 

서울시가 발표한 ‘제2차 장애인거주시설 탈시설화 추진계획(2018~2022, 아래 2차 탈시설 계획)'은 1차보다 후퇴한 계획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탈시설 지원 목표 인원이 1차 계획에서는 600명이었으나 2차에서는 300명으로 반 토막 난 데다, 여전히 시설 중심의 시각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경석 대표는 "서울시가 2018년부터 22년까지 5년간 300명의 탈시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수치적으로만 따진다면 서울 시내 45개 시설에 거주하는 2657명이 모두 탈시설하는 데 44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라며 "서울장차연 등은 10년 내 전원 탈시설을 목표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위해서는 1년에 266명씩 탈시설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대표는 서울시가 1차 탈시설 목표 600명을 '초과달성'했다고 발표한 점도 비판했다. 실질적으로 '탈시설'이라고 보기 어려운 '거주시설 체험홈'과 '공동생활가정'으로 입주한 경우도 탈시설로 집계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면 2013년부터 2017년 서울시에서 실질적으로 탈시설한 인원은 255명으로 탈시설 목표치(600명)의 42%에 불과하다.

 

이에 서울장차연은 2차 계획에서는 거주시설 체험홈을 탈시설 거주형태에서 제외하고, 공동생활가정은 주택을 당사자가 계약하고, 1주택 2실 이내인 경우에만 탈시설로 포함하는 내용에 서울시와 합의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서울시가 2018년 장애인거주시설에 책정한 예산은 약 976억 원가량이었으나 장애인 자립생활주택 예산은 35억 원 정도에 불과한 점을 들며 "거주시설 기능보강과 운영비로 사용된 예산을 거주인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674만 원인데, 이를 자립생활주택 서비스 예산으로 전환할 것 역시 요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울장차연의 요구를 서울시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자립생활 예산과 노동권도 축소, 또 축소

 

서울장차연 등 장애계는 서울시에 2019년까지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로 200명을 고용하고,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 100명, 그리고 중증장애인의 노동을 지원하는 서울형 근로지원인 100명, 총 400명의 고용을 요구했다.(관련 기사:장애인들, 서울시에 ‘장애인 예산 확대’ 촉구… “예산 확대로 탈시설 의지 보여야”)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 9월 27일 서울장차연과의 면담에서 “2019년에 사서보조, 따릉이(서울시 공공 자전거) 세척 일자리,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 발달장애인 150명만 고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에 대해서도 서울시가 선두적으로 나서고 있긴 하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해선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기존에 ‘활동지원 24시간’ 지원 대상자 100명에서 올해 10월부터 100명을 더 추가해 총 200명에 대해 24시간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김필순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서울시 추가 지원이 온전한 24시간 지원에는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현재 서울시가 제공하는 활동지원 추가급여는 350시간으로, 복지부가 최대로 제공하는 391시간과 합하면 741시간"이라며 "그러나 야간, 주말 급여를 포함해 24시간으로 나누면 26.5일로, 실제로는 한 달 중 3~4일은 24시간 활동지원을 받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 때문에 부족한 시간은 구 추가급여로 채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마저도 완전한 24시간 활동지원이 보장되는 수준의 구는 강동구가 유일"하다고 지적하며 서울시 차원의 '실질적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을 위한 예산 확대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날 박경석 대표는 "서울시가 오는 11일 ‘2차 인권증진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앞으로 5년간 서울시 장애인 시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계획인 만큼 잘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지금은 서울시 부처별 예산안이 서울시 예산과로 올라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라면서 "서울시 2차 기본계획에 우리의 요구안을 반영하고, 예산으로 그 계획 시행을 담보 받아야 하는 아주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어떤 것을 요구했고, 어떤 것을 추가로 요구해야 할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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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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