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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위험을 이유로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탑승 막는 것은 ‘장애인 차별’”
“비장애인과 비교했을 때 더 큰 위험 있다고 보기 어려워”
장애계 “위험과 안전을 이유로 장애인 배제하는 것은 차별” 환영 입장 밝혀
등록일 [ 2018년10월11일 23시28분 ]

11일, 재판부는 시각장애를 이유로 ‘위험한’ 놀이기구를 타지 못하게 막은 에버랜드의 행위가 장애인차별이라고 판결했다.
 

시각장애인의 놀이기구 탑승을 막은 에버랜드의 행위는 ‘장애인 차별’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이들을 타지 못하게 하는 에버랜드의 '어트렉션 가이드북'에 쓰인 조항 역시 삭제하라는 적극적 조치도 명령했다.

 

시각장애인들의 놀이기구 이용을 거부한 에버랜드를 상대로 한 소송이 시각장애인들의 승소로 3년 4개월 만에 마무리되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7부(재판장 김춘호)는 “객관적 근거 없이 막연한 추측만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안전사고 일어날 위험이 높다며 이들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어 “차별에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아래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라면서 “차별의 정당성 여부를 따져야 하는데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비교했을 때 장애가 안전상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에버랜드의 차별행위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6명의 원고 중 시각장애인 3명의 손을 들어주며 삼성물산은 이들에게 각 200만 원씩 총 6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들과 동행한 비장애인 원고 3명의 정신적 피해는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들이 느꼈을 수도 있는 불쾌함이 당사자들이 겪은 차별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15년 5월 15일 시각장애인 3명과 비장애인 3명은 에버랜드에 놀러 갔다. 하지만 당시 시각장애인들은 티익스프레스(T-EXPRESS), 롤링 엑스트레인, 더블락 스핀 등을 탑승할 수 없다며 제지당했다. 에버랜드 ‘어트랙션 안전 가이드북’에 따르면 보호자와 동승 시 탑승이 가능하거나 탑승을 아예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결정을 할 수 없다면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자기결정권 및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2015년 6월 19일 에버랜드를 소유한 삼성물산 측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하며 에버랜드의 ‘어트랙션 안전 가이드북’에 쓰인 시각장애인 탑승 관련 내부규정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해당 규정은 장애인의 자기결정권 침해가 아니라 이들의 안전을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맞섰다.

 

소송은 3년 4개월간 지속됐다. 2015년 10월 20일 첫 변론기일이 열렸고 2016년 4월 25일 현장검증이 이뤄졌다. 현장검증에선 놀이기구가 멈췄을 때를 가정해, 시각장애인들이 탈출을 직접 시연했는데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그해 9월 12일 삼성물산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놀이기구를 이용할 때 받는 충격의 정도를 계산해 달라’는 감정신청서를 제출하며 소송을 지연시켰다. 놀이기구에 탑승하면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었다. 마침내 2018년 1월 29일, ‘장애에 따라 위험 정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7월 24일이 변론이 최종 종결됐다.

 

김재왕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이번 소송이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판결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소송을 지원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는 선고 직후 재판부의 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장추련은 “비장애인에겐 제한되지 않는 ‘위험을 선택할 권리’를 장애를 이유로 제한하는 것이 명백한 차별행위이며, 위험을 선택할 권리 역시 자기결정권임을 입증한 첫 번째 판례일 것”이라면서 “그동안 위험과 안전을 이유로 장애인을 제한, 배제, 분리, 거부하는 차별행위에 대하여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송의 변호를 맡은 김재왕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놀이기구 이용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장애를 이유로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는 우리의 주장을 재판부가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면서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는 막연한 추측으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례들이 많았는데 그에 대해 이번 판결은 ‘차별’임을 선언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박김영희 장추련 상임대표는 에버랜드가 조속히 판결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버랜드는 항소가 아니라 법원에서 판결한 것들을 충실히 이행하여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다른 놀이동산들도 근거 없이 장애인의 놀이기구 탑승을 막고 있는데 이번 판결은 그러한 운영 행태를 개선하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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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hyemikim@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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