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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장애인 자립생활 예산 동결에 분노한 장애인들, 서울시청으로 집결
장애인자립생활 예산 증액과 센터 평가 방식 전환 요구
“1등부터 꼴등까지 줄세우기 방식의 센터 평가 방식, 폐기해야”
등록일 [ 2018년10월17일 20시07분 ]

서울시가 내년도 장애인 자립생활 예산을 올해와 같이 동결한다는 소식에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예산 증액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서울협의회),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7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 보장을 위한 예산 증액을 촉구하며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서울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인력을 현재 5명에서 7명으로 증원할 수 있는 예산 증액과 현재 3년마다 이뤄지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대한 ‘상대평가’ 방식을 폐기하고 중증장애인 노동력 기준에 맞는 새로운 평가 방식의 도입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서울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장애인 관련 예산은 7500억 원이다. 이 중 장애인거주시설 운영 예산은 약 1200억 원(15.6%)인 반면,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지원 예산은 86억 원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장애계는 지난해 4월 시행된 ‘서울특별시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조례 시행규칙’에 따라 자립생활 예산 증액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그 결과 서울시 장애인자립지원과는 올해 예산에서 28억 원가량 증액된 115억 원을 내년도 예산으로 잡았으나, 최근 예산과가 이를 전액 삭감하여 내년도 예산이 올해와 같이 동결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서울협의회는 “이로 인해 올해 초부터 요구해온 자립생활센터 인력 7명 인건비 확보는 무산되었다”면서 “낮은 인건비로 적은 인력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현 문제에 대해 서울시가 해결 의지가 없음을 예산을 통해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규탄했다.

 

서울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내에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센터는 약 60개소 이상으로 파악되나 이중 서울시 지원(복지부 지원 포함)을 받는 센터는 45개소에 불과하다. 서울협의회는 센터의 역할을 고려하면 최대 12명(소장, 사무국장, 동료상담가 3명, 권익옹호활동가 3명, 사업 담당자 3명, 회계 1명)의 상근인력이 배치되어야 하며 이중 과반수는 반드시 장애인으로 고용할 것을 지침에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즉, 이를 위한 첫 단계로 현재 인건비 지원이 5명에 불과한 것을 7명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상만 가온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내년도 자립지원 예산이 동결된다면 센터 활동가들은 더 낮은 임금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인가”라면서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 든다’고만 말하는가”라고 규탄했다.

 

17일,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예산 증액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하위 10%는 무조건 재공모 대상되는 센터 상대평가 방식, 폐기되어야” 

 

서울협의회는 현재 상대평가 방식으로 센터를 평가하는 ‘서울시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협의회는 “서울시는 여전히 중증장애인의 노동력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평가지표를 통해 평가하고 있으며, 올해 평가받은 42개 센터 중 하위 10%에 해당하는 4개 센터는 재공모 대상으로 지정하는 상대평가 방식을 채택하여 센터 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센터 간의 협력이 아닌 경쟁을 부추기는 서울시의 방식에 동의할 수 없으며 평등한 지원 체계 구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2018년도는 서울시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사업의 3년 평가가 이뤄진 해였다. 그 결과 서울협의회 소속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광진센터)는 총 88.5점이라는 높은 점수에도 불구하고 하위 10%의 센터는 무조건 재공모 대상으로 지정되는 상대평가로 인해 올해 말 다시 공모에 응해야 한다. 향후에도 서울시 지원을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주현 광진센터 소장은 “광진센터는 평가 결과, 회계 91점, 사업 86점을 받았다. 이중 평가위원점수가 10점 만점 중 최하점인 5점인데 이로 인해 결국 재공모 대상으로 추락했다. 다들 왜 광진센터가 떨어졌는지 의아해하는데 우리도 우리가 왜 떨어졌는지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그런 악의적인 평가에도 평균 88.5점이라는 고득점을 받았지만 ‘4개 센터는 반드시 떨어져야 한다’는 상대평가에 의해 우리 센터는 희생되었다. 지금의 평가 방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분노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자립생활센터의 평가 기준과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3년에 한 번 진행하는 평가 때마다 센터들은 사업비 지원 여부나 방식, 규모 등이 달라져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심지어 활동가들은 근로관계 지속 여부, 급여 변화 등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 공공성 보장 차원에서 평가는 필요하나 현재 기준은 자립생활센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서류 중심의 정량 평가에 머무르고 있다. 평가 방식 또한 센터의 사업과 회계를 각각 평가위원 1인이 평가하는 방식이어서 객관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김주현 광진센터 소장)

 

따라서 김 소장은 “합리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해 안정적으로 운영비를 지원하고, 평가는 센터의 예산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센터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평가 방식도 서류 중심의 정량 평가가 아닌 중증장애인에게 적합한 정성적인 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애인 활동가들이 박원순 시장 면담을 촉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선포하자, 이를 막아서려는 경찰과 장애인 활동가들이 대치하고 있다.
 

김민정 새벽지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도 현재의 센터 지원 방식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중증장애인의 노동에 맞춘 평가 방식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요구에 힘을 실었다.

 

김 사무국장은 “우리 센터는 설립된 지 6년 됐는데 처음 3년은 서울시 지원을 받지 못했고, 이후 3년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운영됐다. 시 지원을 받지 못할 땐 최저임금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임금으로 활동가 3명이 일했지만 서울시 지원 후엔 5명을 더 고용하여 현재는 8명이 일한다.”면서 “현재 서울시가 1등부터 꼴등까지 센터들 줄 세워놓고 상대평가하는 방식은 중증장애인들이 활동하는 자립생활센터에 맞지 않는 방식이다”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이후 이들은 장애인 자립생활 예산 확충에 대한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자회견 이후 이뤄진 안찬율 장애인자립지원과 과장과의 면담에서 안 과장이 “자립생활 예산에 대해 책임지고 노력하겠다”면서 평가방식에 대해서도 “평가 기관을 향후 서울시복지재단으로 바꾸고 평가 지표도 바꾸겠다”고 답변하면서 농성 계획은 중단됐다.

 

경찰이 장애인 활동가들의 시청 진입을 막아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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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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