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06월17일mon
기사최종편집일  최종뉴스편집일
비마이너로고
news
뉴스상세검색 버튼
기사등록 기사제보
전체메뉴 펼침
HOME 뉴스홈 > 뉴스 > 사회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우리가 간다, 차별금지법이 온다!’ 광화문에서 국회까지 대규모 행진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하며 평등행진
전국에서 모인 성소수자, 난민, 장애인 등 “평등을 발의하라”
등록일 [ 2018년10월20일 21시02분 ]

20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천여 명의 사람들이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행진’을 20일 진행했다. 행진단은 오후 2시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출발해 오후 5시 45분경 국회 앞 여의도 이룸센터에 도착했다.
평등행진단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로 향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하고 평등한 세상 앞당기자!"

 

평등한 세상을 향한 행진,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행진(아래 평등행진)’이 20일 진행되었다. 

 

평등행진단은 오후 2시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출발해 오후 5시 45분경 여의도 국회 앞 이룸센터에 도착했다. 평등행진을 주최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존엄한 사회를 꿈꾸며 들어 올렸던 촛불을 기억하며, 아직도 혐오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못하는 국회까지 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평등행진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천여 명의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4시간여에 걸친 대규모 행진은 장애인, 성소수자, 난민, 그리고 여성 등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 평등한 세상을 외치며 서로 연대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평등행진단에 참여한 한 참가자의 얼굴에 무지개깃발이 그려져 있다.

 

'차별금지법=동성애법'? 차별금지법 공백 속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판치는 한국 사회
"혐오 발언하는 그들 자신이 바로 차별금지법 필요성을 외치는 중"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인종, 출신국가, 출신민족, 피부색, 성적지향 등을 사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인 것처럼 조명되곤 한다. 이는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차별금지법에서 성적지향을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평등행진 진행 중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이들이 약 한 시간여가량 행진 대오를 따라오며 “동성애는 인권이 아니다”, “동성애자는 하나님께 회개하라” 등의 발언을 했다. 

 

평등행진 중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이들이 나타나 십자가와 ‘동성애의 죄악!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피켓을 들고는 행진을 방해하고 있다.
‘동성애는 죄악’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이들을 향해 평등행진단이 “혐오를 하나님께 회개하라”고 외치고 있다.
 

성소수자 당사자인 우리엘 씨는 "저런 혐오세력이 바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우리엘 씨는 "서울, 인천, 부산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했는데, 그때마다 혐오 발언을 들었다. 웃으며 대응하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내가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저런 말을 들어야 하나' 싶고 많이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별금지법이 없기 때문에 성소수자에 대한 공공연한 혐오 발언을 제재할 방법이 없고, 이는 성소수자들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계속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라며 "차별금지법은 우리의 존재와 맞닿아 있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평등행진에 참석한 김성혁 씨와 어머니

 

그 역시 성소수자 당사자인 김성혁 씨는 이날 어머니와 함께 평등행진에 참여했다. 김 씨는 5년 전, 어머니에게 커밍아웃했다. 커밍아웃 이후 김 씨의 어머니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아들의 정체성이 아니라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사회였다. 

 

"나는 아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사는 것을 지지하지만, 사회가 얘를 힘들게 할 텐데…. 나에겐 누구보다 소중한 아들이 온갖 혐오와 차별 속에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가장 괴로웠어요. 아까도 그런 말(혐오 발언) 하는 사람들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어요." 

 

김 씨의 어머니는 "평등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부여에서 새벽같이 출발했다"며 웃었다. 그는 "내가 아들에게, 그리고 성정체성으로 고민하고 힘들어할 다른 청소년과 아이들에게 남은 시간 동안 돌려줄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했을 때 바로 이 사회를 바꾸는 데 힘을 보태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회를 바꾸기 위해 제일 처음 필요한 게 바로 차별금지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저의 정체성을 받아들여 주실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정체성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오늘 같은 날에도 동참해주시는 어머니께 무척 감사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이런 활동에 별로 생각이 없었어요.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나는 나 알아서 잘 지내면 되지’ 했어요.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어요. 퀴어퍼레이드를 갔는데, 그때 수많은 깃발을 보니 정말 감동적이고 울컥하기도 하더라고요. 아, 이렇게 많은 단체가 나의 존재를 지지하고 함께해주고 있구나. 그래서 저도 이렇게 저를 드러내고 당당하게 활동하려고 해요. 이 행진 대오 바깥에 있는 다른 누군가가 여기에 모인 우리를 보면서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고, 또 이 대오 안에 있는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을 테니까요."

 

평등행진단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로 향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 희망하는 다양한 사람들 "우리도 외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평등행진에는 장애인, 난민, 여성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함께했다. 특히 평등행진 사전대회로 ‘난민환영(Refugees Welcome) 문화제’가 진행되어 최근 한국사회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난민 혐오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날 평등행진에 동참한 이집트 출신 난민 낸시 씨는 정치적 난민이다. 그는 이집트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정치적인 기사를 쓰고, 정치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았다. 그는 두 딸을 데리고 급히 출국해 여러 나라를 거쳐 한국에 오게 되었다. 낸시 씨는 "우리는 이미 가족과 고국,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라며 "우리가 원해서 난민의 지위를 선택한 것이 아님에도 차별받는 것이 마음 아프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 평등한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길 바란다"라며 "오늘 여기에 모인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애여성공감 활동가들이 ‘평등을 발의하라’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경찰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손피켓을 들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이들 중에는 장애인도 있다. 이날 평등행진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여성공감, 노들장애인야학 등 다양한 장애인 단체가 참여했다. 추경진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 활동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있지만 차별의 대상이 되는 많은 정체성을 모두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 활동가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후,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거주시설에 들어가 자유롭지 않은 삶을 살아야 했다"라며 "이런 경험을 통해 존재의 특징으로 인해 부당한 차별을 받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잘 알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행진 대오 바깥에서 “동성애를 하나님께 회개하라”고 외치는 이들이 있었다면, 대오 안에서는 “혐오를 하나님께 회개하라”고 외치는 개신교인들도 있었다. 섬돌향린교회 교인인 한 평등행진 참가자는 "성경에서도 예수님은 사람을 평등하게 사랑하셨는데, 자신들이 만든 기준으로 가르고, 차별하고, 혐오하는 것은 기독교 정신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라며 "혐오를 꼭 회개하시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후 5시 45분경 국회 맞은편에 위치한 이룸센터에 도착한 평등행진단은 마무리집회를 진행했다. 평등행진 참가자들은 "차별당해봤다고 세상 모든 차별을 이해하게 되지 않기에 우리도 서로에게는 낯선 존재"라며 "그러나 우리는 '낯섦'이 차별의 핑계가 될 수 없음을 알기에 타인의 삶에서 나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평등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배워가며 기꺼이 평등을 꿈꾸고 있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아무도 국회에 우리의 삶을 나중으로 유예시킬 권한을 주지 않았다. 평등은 우리의 권리"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국회에 촉구했다.

 

평등행진단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로 향하고 있다.
국회 앞에 모인 평등행진단이 국회를 향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국회 맞은편 이룸센터 앞에서 마무리집회를 하는 평등행진단
국회 맞은편 이룸센터 앞에서 마무리집회를 하는 평등행진단

올려 0 내려 0
글 최한별 기자/사진 박승원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텔레그램 비마이너 구독하기 비마이너 paypal로 일시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지역으로 확산된 퀴어문화축제, 혐오로 얼룩졌지만 ‘우리는 여기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통해 차별에 관한 사회담론 쌓아야
‘혐오와 가짜뉴스 앞에 마이크 대준 KBS 심야토론’ 비판 쏟아져
“평등을 발의하라”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대규모 행진 예고
최초 여성 비법조 출신의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할 것”
시민사회계, 혐오를 뚫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위해 다시 시동 걸다
유엔사회권위원회 '차별금지법 제정', '부양의무제 폐지' 권고...우리의 과제는?
“나중은 없다, 차별금지법 ‘지금 당장’ 제정하라” 제정 촉구 서명운동 시작
인권위, ‘차기 정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차별금지법 제정해야’
'나중으로 미룰 수 있는 인권은 없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재결성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혐오와 가짜뉴스 앞에 마이크 대준 KBS 심야토론’ 비판 쏟아져 (2018-10-30 12:20:34)
“우리는 난민을 환대한다”...난민환영문화제 활활 (2018-10-20 17:5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