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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인간다운 삶 가로막는 사회에 맞서기 위해, 국회 앞에 '바리케이드' 치다
한자협,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위한 장애인 생존권 예산 반영 촉구 천막 농성 시작
"자립생활 예산은 장애인의 목숨...국회의원들 잊지 말라고 계속해서 이야기할 것"
등록일 [ 2018년10월27일 13시07분 ]

천막 농성 선포 기자회견 후 결의를 다지고 있는 한자협 회원들. 사진제공=한자협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 등 장애인단체들이 예산이 보장된 장애등급제 폐지를 촉구하며 천막 농성을 시작한다.

 

27일 오전, 국회 앞에서 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한 한자협 등은 "예산 보장 없는 장애등급제 폐지는 '사기'"라며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예산안을 비판하고,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 확대를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한자협 등은 "장애등급제 폐지는 장애인도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권리를 주장해온 10년의 외침이었다"며 "그러나 여전히 장애등급제 폐지 요구의 본질을 반영하는,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정책과 예산은 '시혜와 동정'의 부스러기 수준으로 국회에 상정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장애인연금 대상 중증(3급) 확대 △개인∙유형별 맞춤형 다양한 서비스 확대 및 예산보장 △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예산 확대 △장애인거주시설 신규입소 금지 및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제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자협 등은 "'2019년 7월부터 시행되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의 변화에 따른 '장애인의 지역사회 완전한 통합과 참여'의 기초를 쌓는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26일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위한 1박 2일 전국집중결의대회'를 치렀고, 오늘(27일)부터 국회 근처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할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천막 농성은 세계장애인의 날인 12월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장애인들이 천막농성을 결의한 데에는 '분노'가 가장 큰 동력이었다. 이형숙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분명한 약속이었다"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2년째인 지금도 약속은 예산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소장은 "지금 국회에 올라간 예산안은 바로 장애인들의 목숨"이라며 "국회 의원들이 이 점을 잊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리는 국회 앞 천막을 지키며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자"고 말했다.

 

농성을 결의하는 마음은 전국에서 모였다. 고숙희 함세상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1박 2일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에서 왔다. 고 활동가는 특히 탈시설 정책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날 세워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그렇게 장애인 수용시설 폐지를 외쳐왔는데, 올해 장애인의 날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장애인 시설에 가서 '체험'을 했다"라며 "정부의 기만은 그뿐만이 아니다. 탈시설 예산 56억 원을 요구했는데 절반인 28억 원으로 깎고, 대구시립희망원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 활동가는 "우리의 '시설 밖에서 인간답게 살 권리'라는 요구를 왜 자꾸만 깎아내리는가. 장애인은 시설에서 살아도 된다는 차별을 왜 자꾸 사회에 남겨놓는가"라며 "정부가 저버린 우리의 권리, 장애인이 더이상 수용시설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실현되도록 국회가 꼭 우리의 요구를 귀담아듣길 바란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오늘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담장 밖에 줄지어있는 여러분이 꼭 '바리케이드' 같아 보인다"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박 대표는 "영화 '레미제라블'을 봤더니 힘없는 사람들이 거대한 공격에 맞서기 전, 자신들이 가진 것들을 쌓아 올려 바리케이드를 치더라"라며 "우리도 우리가 가진 것, 우리의 몸으로 바리케이드를 쳐서 장애인은 시설에서 살아도 된다고, 그곳이 바로 복지고 보호고 사랑이라고 말하는 사회에 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장애인들이 10년간 투쟁한 끝에 장애등급제가 31년 만에 폐지되는데, 국가는 이 거대한 변화에도 겨우 시혜와 동정 수준의 예산만 반영하고 있다"라며 "지치고 힘들지만, 바리케이드를 잘 치고 투쟁해 오랫동안 우리를 공격해왔던 사회의 무관심, 무책임함에 대항해 권리를 꼭 되찾자. 장애인의 완전한 통합과 참여의 기반을 꼭 만들어내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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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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