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01월19일sat
기사최종편집일  최종뉴스편집일
비마이너로고
news
뉴스상세검색 버튼
기사등록 기사제보
전체메뉴 펼침
HOME 뉴스홈 > 뉴스 > 탈시설ㆍ자립생활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사다리 목에 걸고 국회 정문 막은 장애인들 “더이상 국가의 사기에 속지 않겠다”
한자협, 예결특위 하루 앞두고 증액된 예산안 통과 요구하며 당대표 면담 촉구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시작으로 더민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면담 진행
등록일 [ 2018년11월14일 19시49분 ]

14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장애인들이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고 국회 정문을 막아섰다. 이들은 내년도 장애등급제 폐지를 앞두고 국회에 장애인 복지 예산 확대를 촉구하며 원내교섭단체 3당 대표 면담을 요구했다. 사진 박승원 기자.
14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장애인들이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고 국회 정문을 막아섰다. 이들은 내년도 장애등급제 폐지를 앞두고 국회에 장애인 복지 예산 확대를 촉구하며 원내교섭단체 3당 대표 면담을 요구했다. 사진 박승원 기자.


“우리가 언제까지 국가의 사기행각에 속아야 합니까. 예산 보장 없는 장애등급제 폐지는 사기행각입니다. 당대표님들 만나기 전에 저희는 국회 앞을 절대 떠날 수 없습니다.”

 

14일 오후, 국회 앞에 거대한 바리케이드가 들어섰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 18명이 국회 정문을 막아서고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었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늘 앉아있어 허리가 비장애인에 비해 더 약하다. 사다리를 목에 걸고 그 무게를 상체가 지탱하게 하는 행위는 목과 허리에 심각한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은 누구보다 당사자들이 더욱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언제까지라도 사다리를 걸고 국회 앞을 지키겠다”고 결연하게 자리를 지켰다.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고 국회 정문을 막아선 장애인 활동가들. 사진 박승원 기자.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고 국회 정문을 막아선 장애인 활동가들. 사진 박승원 기자.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위한 예산 확대다. 31년 만의 장애등급제 폐지를 앞두고, 예산안 삭감의 칼자루를 쥔 국회의원들에게 지금 국회를 통과하는 내년도 예산안이 장애인의 삶을 좌우한다는 것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굳은 의지였다.

 

바리케이드를 치고 원내교섭단체 3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대표 면담을 요구한 이들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 회원들이다. 이들은 예산안 확대를 촉구하며 지난 10월 26일부터 국회 맞은편 이룸센터 앞에서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당도 당대표와의 만남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아래 예결특위) 회의가 다음 날인 15일로 다가오자 다급해진 한자협 회원들이 국회를 찾은 것이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14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장애인연금 대상 중증(1~3급)으로 확대,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보장 등을 위한 예산을 촉구했다. 사진 박승원 기자.
 

한자협은 14일 오후 2시부터 집회를 열고 △장애인연금 대상 중증(1~3급)으로 확대 △개인유형별 맞춤형 다양한 서비스 확대 및 예산 보장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예산 확대 △장애인 거주시설 신규입소금지 및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제정을 위한 예산을 촉구했다.

 

한자협은 "정부는 2019년 7월부터 장애등급제를 폐지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등급제 폐지는 사회로부터 장애인을 격리하고 배제했던 지난 31년간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등급이라는 숫자만 없애고 마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통합과 참여를 가능케 하는 예산 반영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자협은 정부에 장애인활동지원 1조 4799억 원, 장애인연금 9746억 원, 탈시설 지원센터 5개소 설립 17억 원, 대구시립희망원 사건 해결을 위한 시범사업 예산 29억 원,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 예산 64억 원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는 이러한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탈시설 지원센터 설립 예산이나 대구시립희망원 시범사업 예산은 아예 책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에 한자협은 농성 11일 차인 지난 11월 5일엔 국회의원회관 앞에서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고 당대표 면담을 요구하는 기습시위를 3시간여 동안 했다. 그리고 이날, 국회 예결특위 소속인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면담에서 정부 예산안 문제점과 증액 요구안을 전달했다. (관련 기사: 국회 안에서 쇠사슬 목에 건 장애인들 “예산 확대로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하라”)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고 국회 정문을 막아선 장애인 활동가들. 사진 박승원 기자.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하라”고 적힌 피켓과 현수막. 사진 박승원 기자
 

이러한 장애계 요구에 따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아래 복지위)에선 활동지원급여 1조1505억 원(1820억 원 증액), 장애인연금 8397억 원(1295억 원 증액),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 64억 원(21억 원 증액)을 편성하는 등 증액 예산안을 수용했다. 또한, 정부 예산안엔 없던 탈시설 지원 17억 원, 대구시립희망원 시범사업 4억8천만 원을 신규 편성하는 것 역시 합의했다. 14일로 회의를 마무리한 복지위는 장애계 예산은 합의가 되었으나, 다른 복지 예산에 대해 끝내 합의하지 못해 복지위 간사들에게 합의가 위임된 상태다.

 

복지위 상임위에서 증액된 예산은 예결특위의 승인을 받은 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어야 비로소 확정된다. 즉, 복지위에서 예산이 대폭 증가했지만, 예결특위에서 삭감되면 결국 2019년 예산은 제자리걸음이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자협은 예결특위 회의 전날인 14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을 각각 만나 예산특위에서 예산이 승인될 수 있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집회가 시작되는 14일 오후 2시까지 한자협의 면담 요구에 응하지 않은 상태였다. 예결특위에서 증액된 예산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한자협 회원들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강력히 촉구하며 사다리를 목에 걸고 국회 앞을 막아섰다. 이형숙 3대적폐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앞에서 사다리투쟁 했을 때 자유한국당 직원이 나와 우리의 정책요구안과 김성태 원내대표 면담 요구안을 받아갔다"라며 "김 원내대표는 얼마 전, 우리가 걸어놓은 예산 반영 촉구 현수막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 내게 보내오기도 했다. 우리의 요구를 모르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김 원내대표와 만나지 못했다. 원내교섭단체 3당 중 자유한국당 의원만 아직 못 만난 상태"라고 분노했다.

 

그는 "우리는 등급제 폐지를 외치며 5년간 광화문역 지하에서, 청와대 앞에서, 그리고 국회 앞에서 싸워왔다"라며 "등급제 폐지는 장애인도 사람답게, 안전하게, 지역사회에서 살게 해 달라는 울부짖음의 결실"이라고 외쳤다.

 

이형숙 3대적폐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박승원 기자.
 

이 위원장은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등급제 폐지를 한다며 '사기'를 치고 있다"면서 "이거 어떻게든 막아야 하지 않겠나. 이런 기만적인 행위를 눈 뜨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기에 절박한 마음으로 각 당 원내대표를 만나려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정문 앞을 지킨 지 약 2시간여 후, 김성태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의원인 이명수 복지위 간사, 장제원 예결특위 간사와 함께였다. 김 원내대표는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위해 예산 반영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자유한국당 대표단과 한자협 대표단은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대표단은 예산 반영 필요성에 동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활동가들이 사다리를 목에 걸고 국회 정문 앞을 지킨 지 약 2시간여 후에야 김성태 원내대표가 나타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 박승원 기자.
 

이어 한자협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각각 만나 추가 면담을 진행했다.

 

3당 원내대표와 모두 면담을 마친 한자협 대표단은 오후 6시 40분께 국회 밖으로 나왔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각 당 원내대표들을 만났으나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산 반영을) 노력하겠다'고만 했다"라며 "재차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지만 결국 듣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3당 원내대표와의 면담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 박승원 기자.

 

박 대표는 "특히 여당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일정이 있어 바쁘다'며 우리와 고작 5분의 면담을 했을 따름"이라며 "광화문역에서 장애등급제 폐지를 촉구하며 싸워온 5년의 시간이 겨우 5분 면담으로 돌아왔다"고 분노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정부는 아직도 말로만 '장애인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겠다'고 하고, 의원들은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하는 현실을 확인했다"라며 "더이상 이런 사기행각에 놀아나지 않겠다. 우리는 오늘 책임 있는 의원들을 만나 우리의 요구를 분명히 제시했다. 투쟁은 오늘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지켜보고 투쟁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해가 저문 늦은 저녁까지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고 국회 정문을 막아선 장애인 활동가들. 사진 박승원 기자.
해가 저문 늦은 저녁까지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고 국회 정문을 막아선 장애인 활동가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3당 원내대표와의 면담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 박승원 기자.

올려 2 내려 0
글 최한별 기자/사진 박승원 기자 beminor@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텔레그램 비마이너 구독하기 비마이너 paypal로 일시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세계인권선언의 날 70주년, 장애인권 요구 목소리는 길 위에 내팽개쳐졌다
‘장애인복지예산 통과 촉구’하며 국회 담 넘은 발달장애부모 등 4명 연행
발달장애 부모들 국회 본청 진입 시도, 장애인들은 국회 앞 8차선 도로 막아
종합조사표 두고 갑론을박 “예산 늘려야 유형별 욕구 반영할 수 있어”
국회 안에서 쇠사슬 목에 건 장애인들 “예산 확대로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하라”
[속보] 장애인 활동가들,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쇠사슬 목에 걸고 ‘기습 시위’
종합조사도구, 기존 활동지원 이용자에게 직접 적용해보니 ‘3.4시간’ 삭감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 가로막는 사회에 맞서기 위해, 국회 앞에 '바리케이드' 치다
장애계,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위한 예산 확대 요구하며 국회 앞 농성 돌입
장애등급제 폐지 후 도입될 종합조사도구, 장애인에게 직접 적용해보니
등급제 폐지 이후 도입되는 ‘종합조사표’ 시각장애인에겐 불리… 이유는?
장애계, 서울역 농성 돌입… “생존권 예산 삭감한 기획재정부 장관 현상 수배”
[장애등급제 폐지] ‘파이 쟁탈전’은 누구의 삶도 배불리지 못한다
베일 벗은 ‘종합조사도구’, 장애계 “등급제와 다른 게 없다” 비판 봇물
내년도 복지부 예산안 공개… 장애인연금·활동지원 예산 소폭 올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우리가 강제퇴소 당했다고?’ 분노한 프리웰 탈시설 당사자들 “MBN은 사과하라” (2018-11-15 14:28:12)
프리웰 “횡령 빚 갚으려고 시설 폐쇄? 허위보도한 MBN에 책임 물을 것” 비판 (2018-11-13 16:3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