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07월18일thu
기사최종편집일  최종뉴스편집일
비마이너로고
news
뉴스상세검색 버튼
기사등록 기사제보
전체메뉴 펼침
HOME 뉴스홈 > 뉴스 > 사회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인권위, 고 우동민 열사 사망 사건에 드디어 ‘공식 사과’
인권위 “점거 농성이 고인 건강에 미친 부정적 영향, 부인 못해” 잘못 인정
우동민 열사 8주기 추모제 참여해 유족에 공식 사과 결정
등록일 [ 2018년12월12일 01시05분 ]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2010년 겨울 인권위 점거 농성 당시 발생한 장애인권활동가 인권침해와 고 우동민 활동가 사망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8년 만이다. 인권위는 내년 1월에 있을 고인의 8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공식 사과하며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와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11월~12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권활동가들은 ‘장애인활동지원법의 올바른 제정과 현병철 당시 인권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인권위 건물(당시 금세기빌딩 11층)을 점거했다. 장애계는 인권위가 농성장에 난방과 전기 공급을 끊고 활동지원사 출입 및 식사 반입을 제한하는 등 농성 참여자들의 인권을 침해한 게 원인이 되어 이듬해인 2011년 1월 2일 우동민 활동가가 사망했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 인권위는 이에 대해 지속해서 부인해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출범한 인권위 혁신위원회는 지난 2017년 12월 27일 이 사건과 관련해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인권위의 공식적 사과 및 우동민 활동가 명예 회복 노력 △진상조사팀 구성 및 인권침해행위와 은폐에 조직적으로 관여한 고위 간부 책임 부과 △인권옹호자 선언 채택·공포 △‘농성 대책 매뉴얼’ 폐기 및 인권옹호자 권리에 대한 교육 실시(인권위원, 직원) △장애인권의식 향상을 위한 특별교육 실시(인권위원, 직원)를 인권위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혁신위 권고안을 수용해 지난 7월부터 11월 초까지 약 4개월 동안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자체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객관성 확보를 위해 인권활동가·변호사·교수로 구성된 진상조사 자문위원회로부터 조사 방향, 계획 수립, 조사 입회 등 조사 전반에 대해 자문을 받았다.

 

인권위는 11일 오후 2시 인권위 10층 브리핑실에서 우동민 활동가 사망사건과 함께 이명박 시절 청와대의 인권위 블랙리스트 건에 대한 인권위 혁신위 권고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고 우동민 활동가의 죽음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 최영애 인권위원장, 고 우동민 활동가 사망에 “사죄드립니다” 고개 숙여
 
이 자리에서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두 사건 모두 사건이 발생한지 8년 내지 10년이 넘었지만 인권위는 이제라도 진상을 밝히고 필요한 조치를 함으로써 국가인권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지난 10년간의 퇴보를 만회하고 인권파수꾼의 역할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서 “국가인권옹호기구인 인권위 존재 이유는 오직 ‘인권’만을 판단의 나침반으로 삼아 부당한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인권과 존엄성을 지키는 것에 있다”고 밝혔다.

 

우 활동가 사망사건 당시 발생한 인권 침해에 대해 최 인권위원장은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차별을 시정하는 장애인차별시정기구로서, 당시의 점거 농성이 가지는 인권옹호활동으로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 대응 과정에서 농성 참여 장애인인권활동가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침해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했어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유족과 여러분들께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은 상처와 고통을 드린 점에 대해 인권위를 대표하여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최 인권위원장은 “이 두 사건을 국가인권기구가 그 활동의 기초가 되는 독립성을 잃거나 국가인권기구에게 맡겨진 인권옹호자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 인권위 역시 언제든 인권침해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는 뼈아픈 계기로 삼도록 하겠다”면서 인권위가 독립적 인권보장기구로 역할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법, 제도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대통령에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2010년 당시 발생한 장애인권활동가 인권침해와 고 우동민 활동가 사망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인권위 직원들. ⓒ국가인권위원회
 

- 인권위 “점거 농성이 고인 건강에 미친 부정적 영향, 부인 못해” 잘못 인정 

 

2010년 당시 인권위 농성에 참여한 장애인권활동가들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 판단과 관련해 인권위는 진상조사 결과, 과거 인권위가 경찰에 의한 출입 통제, 엘리베이터 통제 등으로 활동지원사 출입을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난방 등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우동민 활동가를 비롯한 장애인권활동가들이 활동지원사의 조력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장시간 추위에 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인권위가 농성자 교대를 제한하면서 2010년 12월 3일 금요일 밤부터 주말이 지나는 월요일까지 2~3일간 활동지원사 조력을 매우 제한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농성장엔 활동지원이 필요한 농성 참여자가 최소 7명(남4, 여3) 이상이었는데 인권위는 남녀 각 1명의 활동지원사만을 허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중증장애인의 식사, 배변 활동은 심각하게 제한받았고 자세 변경도 가능하지 않아 사실상 장애인들은 거의 방치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또한, “24시간 경찰 통제, 엘리베이터 통제로 농성자 교대가 불가능했다면 비록 당시 점거 농성이 불법적 성격이더라도 농성자의 체온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난방을 제공했어야 하나 인권위는 이를 제공하지 않았고, 여기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단전 상황이 겹쳐 농성자들은 추위를 막을 대체 수단 사용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인권위의 대응은 기본권 제한 시 예상되는 침해의 정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기준에서 볼 때 충분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바, 인권위는 2010년 12월 3일~10일까지 배움터에서 농성한 장애인인권활동가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였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동민 활동가는 인권위 점거 농성 중인 2010년 12월 6일 오전 119구급대에 의해 A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시 고열 및 요통으로 응급 이송되었다고 알려졌으나 구급활동일지엔 요통만이 있고 당시 체온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으며, A대병원 응급실 진료기록에도 관련 기록은 없어 고열 증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 활동가는 건강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12월 8일 장애인활동지원법 한나라당 단독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국회 기자회견, 국회 앞 도로 점거 투쟁에 참여하였고 계속되는 기침 등으로 진료를 받았다. 그러던 중 12월 23일 기침, 열, 호흡 곤란 등으로 B대병원 응급실을 통해 중환자실에 입원하였고 이듬해인 2011년 1월 2일 폐렴으로 인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는 A대병원 응급실 진료기록이 없고, A대병원에서 B대병원 응급실 입원 시점 사이의 시간적 간극 등 우 활동가의 건강 악화에 영향을 준 여타의 요인이 존재하여 “인권위 점거농성 참여가 우 활동가의 사망에 미친 영향에 대해선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 점거 농성 기간의 추위와 활동지원사 제한 등이 우 활동가의 건강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부인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과거 인권위는 이에 대한 확인을 요청받았을 때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장애계 주장이 사실이 아니거나, 설사 사실이더라도 인권위 책임이 없다고 대응해왔다. 2013년 12월 유엔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이 이에 대한 우려를 포함한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듬해 2014년 2월에 인권위는 공식답변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서도 책임을 부인하는 입장을 재차 밝혔던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 이러한 인권위 부인 입장을 지시하고 최종 결재권을 행사한 것은 현병철 당시 인권위원장이었음이 확인됐다.

 

인권위는 “현병철 위원장 시기(2015년 8월까지)에 진상조사는커녕 사실을 부인하여 농성에 참여한 장애인권활동가들의 인권옹호자로서의 사명과 자부심 등 명예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특히 우 활동가 사망에 대한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유족에게 가족을 잃은 슬픔에 더해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고 밝혔다.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 인권위원장, 우동민 열사 8주기 추모제 참여해 유족에 공식 사과 결정

 

따라서 향후 인권위는 고 우동민 활동가와 장애인권활동가 명예 회복을 위한 노력의 방편으로 2019년 1월 2일 우 활동가 8주기 추모제에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직원이 참여하여 유족에 사과 입장을 전달하고, 인권위 내부에 해당 사건을 기록한 상징물을 설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인권위 혁신위 발표 이후 올해 1월에 열린 우동민 활동가 7주기 추모제에서도 이성호 당시 인권위원장이 참여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

 

인권 침해 행위에 관계된 지도부 등에 대한 책임 부과와 관련해선 관련자들의 퇴직, 시효 만료 등으로 어려울 것으로 판단, 당시 인권위원장·사무총장 등 지도부 과실에 대해 조사결과보고서 등에 명확히 기록하여 공표하고, 재직 중인 관계자를 포함한 전 직원에 대해 인권옹호자 권리 및 장애인권에 관한 특별인권교육을 받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인권위는 내년도에 인권위 차원의 인권옹호자 선언을 채택하고, 인권위원들과 사무처 직원들의 인권의식 함양을 위한 교육을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나아가 ‘농성자 인권보호를 위한 대응체계 및 조치방법’을 포함하는 점거농성 대응매뉴얼, 농성자 인권상황 체크리스트 등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내부 직원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올려 0 내려 0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텔레그램 비마이너 구독하기 비마이너 paypal로 일시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우동민 열사 묘역 찾은 최영애 인권위원장, 유족에게 ‘공식 사과’
최영애 인권위원장 후보자, "우동민 활동가 사망 후속조치 취할 것"
옆을 보면 항상 있는 사람, 우동민‘들’
"죄송합니다" 故 우동민 활동가에게 고개 숙인 인권위… 7년 만에 사과
인권위 혁신위, 故우동민 활동가 인권침해 관련 사과 등 권고
"우동민, 그의 이름은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영상] 우동민 열사 3주기 추모 영상
[영상] "우동민 장애해방열사가 바랐던 세상을…"
故 우동민 활동가, 모란공원에 잠들다.
[기고] 언제나 웃음으로 힘을 주던 우동민 활동가를 보내며
[부고] 우동민 활동가 폐렴으로 사망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인권위 “선감학원은 국가 폭력… 해결 위한 특별법 제정 필요” (2018-12-14 14:40:04)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통해 차별에 관한 사회담론 쌓아야 (2018-12-08 18:3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