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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홈리스 주거대책 실패해… 최저주거기준 도입해야”
홈리스 150명 대상으로 실태조사, 월세가 소득의 32% 차지
평균 1.7평에 거주, 희망면적은 5.2평… 거리홈리스들은 “주거 가장 필요”
등록일 [ 2018년12월19일 21시24분 ]

2018 홈리스추모제 공동기획단은 19일 오전 11시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비주택 최저기준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서울시 홈리스 주거대책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수만 동자동 쪽방 주민이 발언하는 모습.
 

2018 홈리스추모제 공동기획단(아래 추모제 기획단)이 서울지역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최저주거기준을 도입하고 주거대책을 개선해야 한다며 촉구하고 나섰다.

 

추모제 기획단은 19일 오전 11시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주택 최저기준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서울시 홈리스 주거대책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김선미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겸 서울주거복지센터장,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왼쪽부터)

 

- 홈리스 150명 대상으로 실태조사, 월세가 소득의 32% 차지

 

김선미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겸 성북주거복지센터장은 “홈리스 밀집지역 안에서 당사자 목소리를 통해 현 거처 상태의 열악함을 알리고, 희망 거처의 기준을 마련하고자 했다”라며 쪽방, 고시원, 여인숙 등 비주택 거주자, 거리노숙인이용시설자 등 150명을 대상으로 11월 29일부터 12월 13일까지 2주 동안 진행한 ‘2018 서울지역 비주택 최저주거기준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가 지내는 거처는 쪽방 및 고시원이 78%, 거리홈리스가 21%인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150명 가운데 남성은 85%, 여성은 15%인 것으로 나타나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평균 연령은 56세로 50대 이상이 70%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선미 센터장은 “홈리스, 고시원, 쪽방 등에서 지내는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해 평균연령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또 “사실상 이런 거처에는 남녀 구분이 되어있지 않아 여성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응답자 월평균 소득은 74.2만 원 정도로 50% 이상이 수급가구이며, 응답자 평균 임대료는 23.4만 원으로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이 32%에 달해 월세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살고 있는 공간의 평균 면적은 1.7평이었다.

 

응답자의 현재 거처 상태를 보면 부엌이 없는 경우는 54%, 샤워실이나 세탁실이 없는 경우는 36%, 화장실이 없는 경우는 5%로 조사됐다. 따라서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당 공간을 사용해야 했는데, 평균적으로 부엌은 22명이, 샤워실과 세탁실은 15명이, 화장실은 10여 명이 한 개의 공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냉방시설이 없는 경우도 72%에 달해 한여름 무더위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김 센터장은 “조사를 통해 11월 발생한 종로 국일 고시원 화재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배경도 조사결과 드러났다”라며 “난방시설이 없는 경우는 84%이며, 난방시설이 있더라도 임대인이 틀지 않아 전기장판과 난로를 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안전시설의 경우, 소화기는 4가구 중 3가구만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마저도 스프링클러, 피난 기구, 비상구 등이 없는 경우는 80%에 달한다”고 밝혔다.

 

2018 홈리스추모제 공동기획단은 19일 오전 11시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비주택 최저기준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서울시 홈리스 주거대책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평균 1.7평에 거주, 희망면적은 5.2평… 거리홈리스들은 “주거 가장 필요”

 

응답자들이 답한 ‘희망 거처 기준’에 관해서도 소개됐다. 현재는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이 32%(23~25만 원) 정도인데, 조사 결과 응답자들이 희망하는 임대료는 19.7만 원 정도였으며, 희망면적은 평균 5.2평이었다. 만약 화장실이나 세탁실, 샤워실, 주방 등을 공용으로 사용할 경우 개인방 면적은 3평이, 개별실에 모두 구비되어 있다면 6평 정도가 적합하다고 응답한 것이다.

 

또한 이들은 부엌(76%), 화장실(73.6%), 샤워실(71.8%), 세탁실(56.1%) 등의 전용시설이 필요하며, 엘리베이터(87.3%), 경사로(69.5%), 수평문턱(74.6%), 안전바(78%), 휠체어 이용공간(66.1%) 등 무장애 설비가 필요하다고도 답했다.

 

거리홈리스의 현재 상태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거리홈리스 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주거를 가장 필요로 했으며 주거 유지를 위한 일자리 연계, 주거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주거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알고 있는지’에 대해 83%가 ‘모른다’고 응답했으며,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임시주거비 지원’ 또한 ‘이용 경험이 없다’고 답한 이들도 66.7%에 달했다. 김 센터장은 “거리홈리스를 지원하는 기관에서 제도를 알리고, 임시주거비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들이 지역사회로 정착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란색 페인트로 칠한 '돌다릿골 빨래터'와 노란색 페인트로 칠한 '해 뜨는 집' 건물이 나란히 있다.
 

- 서울시 홈리스 주거대책 실패, 쪽방 주민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공공쪽방’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내 등 뒤에 보이는 1층 파란색 페인트를 칠한 ‘돌다릿골 빨래터’와 노란색 페인트로 칠한 ‘해뜨는 집’이라는 건물은 서울시에서 야심 차게 정책을 발의한 곳”이라면서 “인적이 드문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서울시 홈리스 정책이 실패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폭염이 한창이던 8월 7일 동자동 9-19번지 쪽방 건물 1층에 ‘2018년 여름철 노숙인·쪽방주민 특별보호대책’ 일환으로 ‘돌다릿골 빨래터(아래 빨래터)’를 설치했다. 이곳은 쪽방 주민의 침구류 등의 세탁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다. 그러나 큰 관심을 받으며 설치한 빨래터 세탁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멈췄다. 낡은 쪽방 건물 1층에 대형 세탁기를 설치하니 세탁기를 작동할 때마다 건물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동현 활동가는 “정작 사람들이 사는 쪽방은 그대로 둔 채 1층 빨래터만 리모델링하는 땜질 행정이 빚어낸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돌다릿골 빨래터 옆에 있는 ‘해 뜨는 집’은 시가 2013년 7월부터 쪽방 주민의 주거비용을 낮추고 지역 월세 상승을 억제하겠다고 시작한 ‘저렴한 쪽방 임대지원 사업(아래 저렴쪽방)’으로 작년에 끝이 났다. 이 활동가는 빨래터와 저렴쪽방을 가리키며 “이렇게 얕은수의 정책들로 홈리스쪽방 주민의 열악한 주거 현실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활동가는 쪽방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공공쪽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가 스스로 세입자가 되어 저렴쪽방사업을 해봐야 주인이 5년 후 임대하지 않겠다고 나오면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건물주가 조합을 만들어 쪽방지역을 재개발하겠다고 하면 무슨 수로 막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수만 동자동 쪽방 주민은 “나는 동자동 쪽방촌에 온 지 8년 됐는데,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벌써 4번이나 이사해 없던 병도 생겼다”라며 “이렇게 살다 죽는 날만 기다릴 수 없으니 정부나 서울시가 나서서 최소한의 주거 대책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수 임대주택 입주자는 SH 공사 임대주택에 들어가 살아본 경험에 대해 “방이 다섯 평 정도 되는데 화장실, 보일러실, 싱크대 자리 빼면 실제로 3평도 되지 않아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고 했다. 또 “책상과 가구 몇 개 더 놓으면 실제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아주 적으므로 서울시에서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공간을 확보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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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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