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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균이의 동료들은 여전히 하청 노동자로”
28년 만에 개정된 산안법…원청 처벌 강화됐지만 ‘위험의 외주화’는 그대로
등록일 [ 2018년12월28일 15시50분 ]

27일 여야의 딜 속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이른바 김용균법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31일 국회 운영위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출석을 지시해 야당이 반대하던 산안법 개정안 논의에 물꼬를 트게 했다.

 

28년 만에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은 유해한 작업의 도급금지 및 원청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시 처벌을 강화했다. 그러나 애초 정부 제출안보다 원청 처벌 수위를 감경하는 등의 후퇴가 있었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주장했던 노동계 및 시민사회에서 요구에 비해 한참 미달한다.

 

국회를 통과한 산안법 개정안에 따르면 도급 금지 대상에 도금작업과 수은, 납, 카드뮴의 제련·주입·가공·가열 작업, 허가대상 물질의 제조·사용 작업은 포함됐으나, 고 김용균 씨와 같은 발전소 하청 노동자들이 요구했던 발전정비 업무는 제외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여전히 김용균의 동료들은 위험의 외주화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 것이다.

 

27일 민주노총은 “산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기업처벌 강화는 가중처벌은 도입됐으나, 하한형은 도입되지 않아 실질 실효성 확보는 제한적”이라며 “노동자가 위험상황에서 작업 중지하고 대피할 경우 사업주가 불이익 처우하면 형사 처벌키로 한 조항이 빠진 점은 강력히 비판받아야 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28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산안법 개정에 대한 시민대책위 입장을 밝혔다.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이번 산안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해 “용균이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많은 분들이 힘을 합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하면서도 부족한 개정안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씨는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발전소에서, 그것도 태안화력에서만 10년 동안 12명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하청구조를 없애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일 것인데 용균이 친구들은 여전히 하청노동자로 일해야 한다. 많이 부족한 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아들 용균이의 죽음을 밝히고, 우리 아들 동료들이 위험에서 벗어나고, 우리 아들 딸들이 정규직화 되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며 “24살 밖에 안 된 우리 아들 용균이가 이 사회에 남기고 간 숙제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대책위는 “상시·지속 업무, 생명·안전 업무 가릴 것 없이 다단계 하청으로 쪼개고 떠넘긴 고용 구조가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라며 “정부가 직접 나서 고인의 유서가 된 메시지인 ‘직접 고용 정규직으로 전환’을 이뤄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시민대책위는 또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 악순환의 사슬을 끊고 세계 최고 수준의 산재·직업병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법개정 이외에도 정부와 법원의 엄정한 법적용 의지가 필수적”이라며 “고용노동부가 기존에 해왔던 대로 ‘봐주기 위주의 솜방망이’ 처벌이나 ‘눈가림식 안전점검’ 관행을 전면 혁신하지 않는다면 이 비극은 또다시 반복될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29일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선 ‘고 김용균 2차 범국민 추모제’가 열린다. (기사 제휴=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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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솔 워커스 기자 beminor@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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